현재위치 : > 뉴스 > 생활경제 > 유통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착한 프랜차이즈 고르는 법

입력 2017-10-12 09:28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강창동유통전문대기자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

착한 프랜차이즈를 고르기란 어렵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50대에 생계형 창업에 뛰어든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오랜 관찰자나 전문가에게 착한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직장생활로 벌어놓은 피 같은 돈을 내 가게 오픈에 쏟아붓는 중대한 일인데도 불구, 초보창업자들은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들을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컨설팅비 수십만원을 아끼려고 부부 둘이서 의논해 모든 일을 해결한다. 이런 까닭에 새로 문을 연 음식점의 평균 생존기간은 3년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정도이다. 


업종별 1위 브랜드를 찾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이런 초우량 브랜드일수록 신규 개점이 까다로워 무작정 대기자로 기다려야 한다는 게 문제다. 파리바게뜨(제과·제빵), 교촌치킨(치킨), 이디야커피(커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창업희망자에게 성급함은 금물이다. 적어도 6개월 이상 기간을 두고 프랜차이즈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축적해야 한다. 그 지식의 보고가 바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정보공개서’이다. 정보공개서는 창업할 시점의 특정 브랜드 현황과는 시차가 있어 창업희망자가 정확한 판단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현존하는 가장 믿을만한 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몇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폐점률이다. 폐점률에 관해서는 브릿지경제 10월11일자 창업면에서 상세히 다룬 바와 같이 우량 프랜차이즈 기업의 첫 번째 척도라고 보면 된다.적어도 창립 10년 이상 지속한 프랜차이즈 기업의 폐점률이 1%대라면 초우량기업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1000개 가맹점이 오픈해 그중에 10명만 문을 닫았다면 이는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 아니라 질병, 이민 등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인 추정이다.

둘째, 업력이 매우 짧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2∼3년 단기간에 급성장한 케이스는 요주의 대상이다. 예를 들어 음료 브랜드인 ‘쥬씨’의 정보공개서를 들여다보면 2015년 처음으로 가맹점이 생겨나 그해 연말 186개로 늘어났다. 1년만에 가맹점수가 4.3배 폭증, 801개가 됐다. 한햇동안 신규 가맹점이 639개나 늘어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에따라 본사 연간매출도 2015년 97억원에서 이듬해 433억원으로 급증했다.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은 월 1905만원이고 33㎡짜리 매장을 차리는데 인테리어비 2200만원과 가맹점주 부담금 7193만원이 드는 것으로 등록돼 있다. 점포임대비용을 합치면 1억원 안팎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소자본창업과 저가형 음료라는 매력으로 가맹점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에 가맹계약한 사람들의 계약기간이 끝나려면 3년이 지나야 한다. 계약종료 및 계약해지 된 점포가 나타나기에는 아직 시간이 너무 짧다는 얘기다. 


설빙도 단기간 급성장으로 업계의 주목과 찬사를 받던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하지만 2014년 448개에 달했던 신규 가맹점은 작년 7개로 고꾸라졌다. ‘설빙’ 본사의 매출(2016년 95억원)과 순익(3억원)도 2년전보다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작년 가맹점당 월 평균 매출은 2956만원으로 투자비(점주 부담금 3억876만원+인테리어비 8250만원+점포임대비)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고 가맹점주들은 비난한다. '설빙'의 성장궤도는 ‘카페베네’와 판박이처럼 보인다.

셋째, 가맹점을 늘리는 가장 큰 요인이 광고, 홍보, 마케팅이 아니라 가맹점주의 구전효과란 평가를 받는 가맹본부를 골라야 한다. 이디야커피, 한솥도시락, 원할머니보쌈 등이 여기에 부합하는 브랜드이다. 가맹점주 한명이 여러개 가맹점을 복수로 운영하거나 가맹점주의 친인척, 지인들이 대거 가맹점주로 변신했다면 이는 가맹점주의 확신에 찬 권유가 지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넷째, 건강을 해치기 쉬운 업종은 손대지 않는 게 좋다. 주점이 대표적이다. 주점은 저녁때 오픈, 새벽에 문을 닫는다. 오랜 세월 올빼미형으로 살아온 사람이 아니면 견딜 수 없다. 밤 새워 일하거나, 매일 술을 마셔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특이 체질’도 막상 자기 사업으로 주점을 열면 2년이상 버티기 힘든게 보통이다. 간혹 진상고객이라도 만나게 되면 인생의 쓴맛까지 봐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창업의 바다’에서 정보공개서는 ‘성공의 뱃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등대와도 같은 존재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