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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복지 사각지대 놓인 자영업자

입력 2018-01-03 07:00 | 신문게재 2018-01-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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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유통전문대기자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생계형 창업은 한마디로 고난의 길이다. 점포 주인이 되는 순간, 삶의 질은 추락한다. 아침 일찍 문을 열어 저녁 늦게 문을 닫을 때까지 그는 가게 밖으로 나갈 자유를 잃는다. 주말은 더 바쁘다. 어린 자녀들이라도 있다면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게에 매여 자녀들을 방치상태로 둘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선 불가피한 일이다. 따라서 창업에 뛰어들기 전에 소상공인들의 현실이 어떤지 똑바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자영업 시장에는 669만명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영업자 557만명에다 무급 가족 종사자 112만명을 합친 숫자다.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26%나 된다. 경제활동 인구 4명 중 3명은 임금근로자, 1명은 자영업자인 셈이다. 669만명 중 농어민 등 1차산업 종사자가 115만명, 2차산업 종사자가 94만명이다. 나머지 460만명이 3차산업(서비스업) 종사자다. 서비스산업 자영업자 가운데 5060세대가 57%나 된다. 퇴직 후 재취업이 얼마나 힘든지를 말해주는 통계치다. 자영업자의 1인당 소득은 임금근로자의 60% 수준밖에 안된다. 하지만 금융권 부채는 1인당 9812만원으로 임금근로자(7508만원)보다 더 많다. 2015년 한해동안 107만명이 창업했고, 74만명이 폐업했다. 폐업자 가운데 70%는 창업한 지 5년도 안 된 신규 점포다.

소상공인들의 복지수준은 어떨까. 사회보험인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자들을 분석해보면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인 소상공인들의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어 소상공인 가입률이 65% 이상 된다. 하지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다르다. 임의가입이다 보니 종업원이 있는 고용주는 15∼20%대이고, 1인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는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모두 1%대에 그치고 있다. 1인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가 폐업 위기에 몰리면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얘기다. 어린 자녀가 있는 소상공인들은 더욱 힘들다. 야간과 주말에 자녀를 맡길 곳이 없으며, 있더라도 비용부담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삶의 질은 물론이고 2세들까지 방치하는 결과를 낳는다.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와 관련, 유럽국가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의료보장과 가족수당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임금근로자와 동일하게 제공한다. 출산으로 일하지 못하는 자영업 여성은 그 업무를 대체할 인력을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에서 자영업 여성은 출산 전후에 가사 도우미와 자영업 도우미를 제공받는 것은 물론 대체수당까지 지급받는다. 상당수 국가들이 실업부조 제도를 통해 자영업자를 보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의 80%가 1인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로 구성되는 소상공인임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에서 제외되고,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에도 경제적 이유로 보험료 미납자나 납부 예외자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상공인들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을 강화하는 일은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긴요하고 절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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