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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직장인 출퇴근길 꽃길 걷듯 편안하게…발 건강 하나에 제 인생 걸었죠

기희경 ㈜나인투식스 대표

입력 2018-01-17 07:00 | 신문게재 2018-01-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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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희경 (주)나인투식스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나인투식스 아치써포터'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티커형 중간 깔창을 미국 일본 같은 깔창 선진국으로 수출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겁니다. 앞으로 키높이 깔창, 기능성 양말 등으로 제품 구색을 충분히 늘려 발 건강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에요.”  

 

기희경 ㈜나인투식스 대표(25)는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도 기능성 깔창 종류가 많지만 스티커로 탈부착하는 중간 깔창은 자신이 개발한 ‘나인투식스 아치써포터’ 제품이 세계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 대표가 깔창에 꽂히게 된 사연은 드라마틱하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졸업하면 기자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었다. 2016년 교환학생으로 유럽 발트해 3국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 다녀오면서 그의 꿈은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하게된다. 삶의 반경이 제한적인 샐러리맨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업가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이다.

“유럽 전역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얘기해보니 제각기 다양한 꿈을 지니고 있더라고요. 공통점은 다들 활동적이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직업을 갖고싶다는 것이었어요. 그들과 생활하면서 저도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죠. 교환학생 하는동안 유럽 30개국과 러시아, 아프리카까지 틈나는대로 여행을 했는데요, 한번은 사하라사막 투어를 갔는데, 발이 너무 아픈 거예요. 그 순간 깔창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라고요.”

2016년 10월 귀국해 경력 20년의 신발 장인인 아버지에게 깔창 사업 구상을 밝혔다. 부녀는 의기투합, 발 건강을 위한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2017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창업사관학교에 입학했어요. 수도권은 특히 경쟁이 심해 10대1의 입학경쟁률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한반에 열명씩 배치돼 회계, 세무, 무역, 실습, 마케팅, 외국연수 등 과정을 배우고 교수의 코칭에 따라 사업화의 길을 걷도록 하는 과정인데요, 10개월간의 훈련을 마치면 최대 1억원까지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학교였어요. 2016년 10월 깔창 사업 구상을 막연하게 떠올리고 실제 완제품을 선보이기까지 딱 1년의 세월이 흘렀지요. 작년 한햇동안 국내 신발산업의 메카인 부산을 50회 이상 왕복하면서 신발 부품공장 수백군데를 들락거린 것을 생각해보니 사업화의 길은 정말 험난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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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개발과정은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과정이었다. 미국 일본 등 깔창 제품이 다양하고 품질좋은 나라의 시장 상황과 제품 현황을 인터넷으로 뒤져가며 공부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디자인을 했지만 금형 뜨는 과정에서 수십번 시행착오를 겪었다. 난산을 겪고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판로를 뚫어야 하는 더 큰 과제가 놓여있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중간깔창을 만들어냈어요. 열정을 다 바친만큼 제품력은 자신있거든요. 하이힐 신는 여성들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평발은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데, 발 가운데 움푹 패인 족궁 부분에 중간깔창을 받치면 발 앞과 뒤로 체중이 균형있게 나눠지므로 충격을 완화해주고, 발 건강을 망치는 병을 예방하는 겁니다. 작년 10월 시제품이 나온 뒤,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 등록과 공인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U 에코라벨, 독일 더머테스트 등에도 인증 절차를 진행중입니다. 선진국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으면 해외 수출도 탄력을 받을테니까요.”

판매에 나선 것은 고작 2개월 정도지만 벌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스포츠용품 도매몰 300곳에 중간깔창 판매를 타진, 현재 100곳에 매장을 냈다. 대형마트 한 곳과는 조만간 행사매장을 설치, 소비자 반응을 지켜보기로 했다. 2017년 서울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받아 제품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해외시장에는 대만 일본 미국에 제품이 나가고 있다. 대만에는 소셜커머스 회사인 ‘시티소셜’, 일본은 라포레 하라주쿠점, 미국은 롯데플라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온라인판매도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킥스타터’에서는 1만2875달러의 구매가 이뤄졌다. 국내의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에서도 지난달 구매를 시작했다. 일본의 라쿠텐, 미국의 아마존 등 온라인유통의 강자들과 협의를 마치고, 내달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진출 때 시장동향이나 판매정보 같은 것도 코트라의 도움을 받을 때가 많지요. 앞으로는 해외에서 열리는 소비재전시회에 적극 참가해 현지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이죠.”

기 대표의 꿈은 야무지다. 그는 향후 5년안에 연간 매출 150억원대의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위해 발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키높이 깔창, 기능성 양말과 같은 신제품들이 출시되면 깔창과 양말을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해외 판촉활동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홈페이지를 다국어 버전으로 꾸미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굿네이버스 후원활동, 발 건강소식지를 월간으로 펴내는 것도 그가 실현해야할 향후 계획표에 들어있다.

“회사 이름인 나인투식스는 아침 9시에 출근, 저녁 6시에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발과 함께 하는 시간을 뜻하는 것이에요. 예전에는 아무도 몰랐던 족저근막염 단어가 네이버 검색순위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가 될 정도로 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발 건강 하나에 제 인생을 올-인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명처럼 느껴지거든요.”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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