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人플루언서] 영알남 "외국어 공부의 핵심은 '세상을 보는 눈'이죠"

입력 2020-07-20 07:00 | 신문게재 2020-07-20 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 영알남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스튜디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오래전 영어를 공부하던 학생들에게 ‘성문종합영어’는 마치 성경과도 같았던 학습서였다. 원어민 선생님이 흔치 않던 시절, 이 책은 좁게나마 바깥세상과 닿을 수 있는 틈을 마련해 줬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해도 하기 전에 한자어와 영어가 뒤섞인 복잡한 문법의 해석을 몇 번씩 반복하며 암기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확산으로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학원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모바일 앱을 통해 외국인과 직접 대화하며 언어를 배운다. 대학 졸업 전 어학연수는 필수 코스가 됐다. 이처럼 다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통로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 하지만 ‘입시’와 ‘취업’으로 대표되는 외국어 공부의 목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 영알남(본명 양승준)은 자격증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영어 학습법을 지양한다. 유튜브 구독자 약 94만명을 보유한 그가 지금까지 강연 제안을 거절해온 이유다.

“말은 사람끼리 하는 거잖아요. 그 나라의 감정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적인 이해도를 끌어올려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한 뒤에 대화하며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제 방식입니다.” 

 

영어강사가 되려다가 1인 미디어에 투신하게 된 이유에 대해 ‘레드오션을 우회해 재능을 펼쳤으면 한다’라는 조언이 컷다고 그는 말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영알남은 고등학생 시절 취업이 쉽다는 이유로 이공계를 선택했다가 2학년이 되던 해 처음으로 영어 강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국 맨체스터로 건너가 영어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영어강사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카메라 앞에 서본 적이 없었던 그는 포트폴리오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한 번은 친구들과 미국 여행을 하던 중 할렘가의 풍경을 담은 영상을 추억 삼아 올렸는데 조회 수가 100만을 넘어섰다. 이때 가능성을 본 영알남은 10년 가까이 사제의 연을 이어간 김기훈 강사의 조언을 듣고 1인 미디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인 방송을 잘 이용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넷 교육 시장이 한계점에 도달했으니 레드오션을 우회해서 재능을 펼쳐보면 좋겠다는 연사님의 말씀도 크게 와닿았죠. 영어 교육 영상에 개인적인 일상을 공유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영알남은 영미권의 정치적·사회적 이슈와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소식을 다루며 자연스럽게 유용한 단어와 문장을 설명해 준다. 시의적절한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콘텐츠 기획 매니저와 수시로 소통한다.

 

qqq

 

“해외토픽처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지 않은 일을 어떻게 가공해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현지 문화와 영어도 조금씩 주입할지 고민합니다. BBC 뉴스는 하루에 2~3시간씩 챙겨봐요. 신문도 자주 읽죠. 포털 실시간 검색어와 국내 인기 동영상도 매번 확인합니다.”

영알남은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영상을 올린다. 보통 3시간 정도를 매니저와 영상의 콘티를 만드는 데 할애한다. 촬영은 30분, 편집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자막을 넣지 않았는데도 시청자 유입률, 재방문율, 피드백에 변화가 없었어요. 덕분에 편집 시간을 크게 단축했죠. 차라리 좋은 마이크를 쓰거나 워딩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핵심 단어와 문장 정도만 자막에 넣으면 몰입도를 더 높일 수 있죠.”

영알남의 촬영 장비는 예상외로 소박하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액션캠 한 대가 전부다. 유튜버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용 카메라도 가지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달리 야외로 들고 나가면 주변에서 불편한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마이크를 더한 장비로 촬영에 임한다. 편집 프로그램은 어도비의 애프터이펙트를 쓴다.

최근 영알남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여행 영어책과 회화책을 출간했다. 두 번째 회화책이 완성되면 외부 강연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교육 방식을 접목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꿈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광고와 외부 활동을 제외한 영알남의 순수 유튜브 수익은 중견기업 이사급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계화된 전략으로 1인 방송에서 성공을 거둔 그는 예비 크리에이터들에게 ‘착한 사람’이 될 줄 것을 당부했다.

 

영알남은 예비 크리에이터들에게 먼저 ‘착한 사람’이 될 것을 강조했다. 얼굴이 알려지는 일인 만큼, 과거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면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사진=이철준 기자)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지 살펴보고 방송을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개인사가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 다음 6개월 동안 50~60개의 영상을 목표로 꾸준히 올려보세요. 방향이 보일 겁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