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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주년] 반값치킨 오픈런 vs 예술품 플렉스… 극과극 씀씀이 '씁쓸'

[쇠락하는 대한민국, 돌파구를 찾아라] 고물가에 바뀐 쇼핑 풍경①
고물가 속에 대형마트 '반값 치킨' 인기 치솟아
백화점은 명품 유치에 사활…예술품 시장도 커져

입력 2022-09-15 06:00 | 신문게재 2022-09-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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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높은 물가로 인해 ‘초저가’ 상품만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한편,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초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있다.

이에 유통업계의 마케팅 방식도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대형마트는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백화점은 초고가 상품을 앞세워 높은 소비 수준을 유지하는 VIP 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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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 치킨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있는 모습.(연합)


대형마트의 초저가 전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건 ‘반값 치킨’이다. 2010년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을 내놨을 당시만 해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이 불거졌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을 올리면서 치킨 값이 2만원 대로 치솟자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이 대체제로 떠오르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시작은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었다. 한 마리에 6000원대인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지난 6월30일 출시 이후 지난달 21일까지 46만 마리 이상이 판매됐다. 그러자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곧바로 ‘반값 치킨’ 전쟁에 뛰어들며 마리당 6000∼1만원 정도 가격의 치킨을 내놨다.

반값 전쟁은 치킨에서 그치지 않고 피자와 탕수육 등 가공식품 전체로 확대됐다. 롯데마트는 반값 탕수육을 출시하고, 1~7일 동안 한정 판매에 나섰다. 롯데마트의 ‘한통가득 탕수육’ 가격은 7800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KAMIS)에서 발간한 ‘빅데이터를 활용 외식업 경기분석’을 살펴보면 3월 기준 전국 탕수육 판매가격의 평균은 1만5690원이다. 평균가보다 2배 이상 저렴한 것이다.

최저가 마케팅 경쟁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는 경쟁업체보다 비싸면 차액을 보상해주는 ‘최저가격 보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TF’를 가동해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품목 가격을 관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부터 매주 50개 핵심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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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오는 9월 25일까지 더현대서울 알트원에서 패션사진 기획전 '매직샷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매직샷展 작품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백화점의 전략은 대형마트와 정반대다. 백화점 업계는 ‘명품 백화점’이 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가의 명품이 백화점 실적을 좌우하고 있어서다. 백화점 업계는 출점은 하지 않는 대신 수요가 있는 상권을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를 채우는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2019년 대대적인 리뉴얼 계획을 밝힌 뒤 현재까지 재단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업면적의 절반 가량을 명품으로 채우는 게 핵심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 이후 불붙은 유통업계 출점 경쟁에서 광주점 리뉴얼 계획을 밝힌 신세계백화점도 본격적인 리뉴얼 전부터 광주·호남 지역 최초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최근 백화점 업계의 ‘초고가’ 경쟁은 명품 브랜드에서 예술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명품 못지 않게 예술품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백화점 내 예술품 판매 공간을 넓히고 있는데 이어 서울옥션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조직개편 당시 아트 콘텐츠실을 신설하고, 지난 5월 부산에서 ‘아트페어’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도 2020년부터 연 2회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아트뮤지엄’을 진행 중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예술품은 기존 VIP 고객은 물론 재테크의 관심이 많은 3040 전문직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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