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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항상 배고픈 병, ‘로하드 증후군’을 아시나요?

입력 2018-08-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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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살된 서현이의 몸무게는 47kg입니다. 정상 체중으로 태어났지만 두 살 무렵, 무서운 식욕으로 살이 찌기 시작했습니다. 급격한 체중 증가로 찾아간 병원. ‘로하드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로하드 증후군’은 국내 2명, 전 세계적으로 100명이 안 되는 희소병입니다. 어린아이에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살을 빼지 않으면 죽는 병’으로 불립니다.

내분비기관을 조절해주는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며 환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고 싶은 충동을 들게 합니다. 보통 1.5세~11세 사이에 첫 징후가 나타나는데 유아기에 발생하는 증후군이라 식욕 억제가 힘듭니다.

또 다른 특징적인 증상은 호흡부전입니다. 폐포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도 자율신경계가 정상작용을 하지 못해 약 50~60%의 환자들이 심폐 정지로 사망에 이릅니다.

특히 자는 동안 무호흡증이 일어나면 즉시 산소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주변 사람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합니다. 아이도 부모도 고통스러운 병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로하드 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질병 탓에 사람들은 그저 아이가 게을러서, 부모가 많이 먹게 내버려 둬 그런 병에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에겐 상처입니다. 희귀병에 걸린 아이를 보는 시선들이 무섭습니다. 당장 학교를 다닐 나이가 되면, 부모가 더 이상 케어해줄 수 없게 되면, 아이는 어떻게 되나 걱정입니다.

반복되는 불안한 나날 속 치료비 걱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희귀질환 환자들은 치료약이 거의 없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언젠가 개선될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품고 병마에 맞서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엔 약 2000여종이 넘는 희귀질환과 100만 명의 희귀병을 앓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희귀병 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살아가기에는 우리 사회는 불편한 점이 너무도 많습니다.

치료제가 없어 좌절하기도 하고 사회적 편견 때문에 상처 받기도 합니다. 이제, 개인이 짊어지고 있는 부담을 사회가 나눠 갖아야 합니다. 나와 조금 다르다고 비뚤어진 편견을 보기보단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어야 합니다.

희귀병,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게티)
김지은 기자 sooy0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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