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방송·연예

[人더컬처] 배우 서지혜의 '매운 맛', 시청자들 '중독'됐다!

문영남 작가 '빨간풍선'서 20년 지기 친구의 남편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
"내 안의 껍질 벗겨진 느낌,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도전해 뿌듯"

입력 2023-03-09 21:56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서지혜
TV조선 주말드라마 ‘빨간풍선’의 서지혜. (사진제공=이음해시태그)

 

욕하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가 있다. 가끔보면 ‘막장대모’같지만 인간미 가득한 특유의 대사가 가슴을 훅 후벼파는 문영남 작가의 작품들이 그렇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데뷔 20년차 서지혜에게 ‘불륜녀’의 가면을 씌운것도 그였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조선 주말드라마 ‘빨간풍선’은 3.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친구의 남편이 된 첫사랑과의 조우로 인해 결국 11.6%로 막을 내렸다.

극중 서지혜가 맡은 조은강은 여고 1학년 때 만난 바다(홍수현)에게 평생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사는 인물이다. 흙수저인 자신과 달리 모든걸 갖춘 바다와 순수한 우정을 나누지만 결혼을 앞두고 급격하게 집안이 기운 뒤 전세가 역전된다. ‘빨간풍선’은 그저 그런 평범한 스토리는 아니다. 은강에게도 의리와 사랑은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남자친구를 4년간 뒷바라지했지만 합격 후 버림받고, 한바다의 남편 고차원(이상우)과 다시한번 격정적인 감정에 빠진다.

“해서는 안되는 욕심을 가졌지만 ‘빨간풍선’을 연기하면서 완전한 악도,완벽한 선도 없다는걸 느꼈어요. 누구나 한 번쯤 선을 넘는 경우도 있잖아요. 누구나 욕망에 대한 본능이 있다는걸 절감하며 찍은 작품이랄까요.” 

 

서지혜2
지난달 26일 종영한 ‘빨간풍선’은 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상대적 박탈감, 그 배 아픈 욕망의 목마름, 그 목마름을 달래려 몸부림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사진제공=이음해시태그)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으로 연기를 시작한 서지혜는 SBS ‘질투의 화신’, KBS2 ‘흑기사’ 등에 이어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 극중 조세리(손예진)를 능가하는 ‘북한 재벌녀’ 서단 역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키스 식스 센스’를 비롯해 tvN ‘아다마스’, 그리고 ‘빨간풍선’까지 세 작품에 연달아 출연했을 정도로 서지혜에 대한 러브콜은 세계적인 팬데믹이 기승을 부린 지난 3년간 식지 않았다.

“5개월이란 짧은 시간 안에 20부작 ‘빨간풍선’을 찍어야 해서 쉽진 않았어요. 그 동안에는 거의 12부 아니면 길어야 16부 작 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거의 쉬지 않고 세 작품을 찍었잖아요? 하지만 ‘빨간풍선’은 제 안에 몰랐던 껍질이 한 꺼풀 벗겨진 느낌 벗겨진 느낌이 강해요.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몸은 고되도 변신의 기쁨이 컸습니다.”

극본을 맡은 문영남 작가는 배우로서 큰 영광이자 동시에 큰 숙제였다. 그는 “대사에 인생이 담뎌있었다. 그만큼 어려운 대본이기도 하고.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안 되는, 흘려서 할 수 있는 대본이 아니었다”며 “처음에 작가님과 미팅했을 땐 ‘내 대본만큼 쉬운 거 없다’고 하셨는데 나 뿐만 아니라 배우들 모두 힘들어했다”는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서지혜1
서지혜는 “결혼은 운명이 주어져야 하는것”이라면서 “부모님도 이제 압박하지 않는다. 대신 연애는 하라고 하신다. 진짜 인연이라면 알아서 찾아올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이음해시태그)

 

“(홍)수현이 언니와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인지 반말하라고 먼저 편하게 다가와주셨어요. 극중 불륜사실을 알고 나에게 쏴 붙이는 대사가 무려 10장이 넘었는데 12시간 넘게 혼자 촬영을 소화하더라고요. 보는 제가 넋이 나갈 정도였어요. 또 (이)상우오빠도 리드를 잘 해줘서 애정신도 부담없어서 ‘좋은 배우들하고 작업했구나’를 절감했죠.”

극중 조은강처럼 사랑과 우정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서지혜는 단호했다. “그런 상황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단언할 수 없지만 사랑은 또 찾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얼마전 대학교 동기인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너 만한 친구가 없다’고 하더라. 나 역시 이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것도 그런 주변인들 덕분이다”며 자신의 인생관을 밝혔다.

“배우로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에서 8정도 됩니다. 확실히 워커홀릭이예요. 3개월 정도 쉬면 확실히 지겨워요. 지금까지 이렇게 끊임없이 일 할 수 있다는것도 정말 행운이지 않나요? 저는 그래서 평소에도 제 작품을 꾸준히 봐요.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며 ‘저 때는 내가 저랬구나’,‘다음엔 더 잘해야지’하며 정신을 다 잡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 배우입니다. 20대에는 100%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어요. 지금은 재미나게 하자 주의랄까. 이제 그럴 나이가 되기도 했고요.(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