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방송·연예

[비바100] 억척+민폐 아줌마 될 뻔한 '일타스캔들' 남행선, 전도연이 해서 다행이야!

[人더컬처] 원조 로코여신 전도연
tvN '일타스캔들'의 전직 국가대표선수 출신 반찬가게 사장役
"처음엔 못하겠다 거절, 내가 할 수 있는 러블리함 더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드라마 오랜만이라 뿌듯"

입력 2023-03-13 18:30 | 신문게재 2023-03-14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전도연6
배우 전도연이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을 만났다.(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50세에도 ‘로맨틱 코미디 퀸’으로 불리는 배우. 그리고 30대에 세계 3대영화제로 불리는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배우. 20대에 일찌감치 데뷔해 지상파 연기대상, 청룡과 대한민국 영화대상과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등의 화려한 국내 수상 커리어 보유한 전도연의 이야기다. 

 

tvN드라마 ‘일타스캔들’로 또다시 시청률을 정조준에 성공한 그는 특유의 코 찡긋 미소로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보는 작품을 해서 기분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023031201010006078_p1
전도연은 ‘별을 쏘다’(2002) ‘프라하의 연인’(2005)에 이어 ‘일타 스캔들’(2023)까지 로맨틱 코미디물 흥행 타율 100%를 증명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일타 스캔들’은 조카를 친딸처럼 키워낸 모성애 강한 남행선을 통해 대한민국의 치열한 입시현실을 저격한다.

 

극 중 ‘1조원의 남자’ 최치열(정경호)은 불안과 섭식장애에 시달리는 유명 스타강사다. 그런 그가 전직 국가대표선수이자 반찬가게로 생계를 유지하는 행선의 음식에는 유난히 거부감이 없다.  

 

능력과 재력 모두를 갖춘 남자와 그 예민함을 덮고 체력으로 생활력을 이어가는 여자의 로맨스는 전국 최고 18%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를 찍을 줄 알았는데 아니였어요.(웃음)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으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다녀오자마자 시청률을 확인 할 정도로 저도 은근 흥행과 시청률에 목마름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럴 때 보면.”

사실 양희승 작가의 대본에서 행선은 좀더 현실적이고 억척스러운 아줌마의 모습이 강했다. 새벽시장에 나가서 재료를 구하고 경미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동생과 함께 유난히 말 많고 예민한 학군에서 엄마들을 상대로 반찬장사를 하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선뜻 수락하기가 쉽지 않았다. 자칫하면 비호감으로 보일까봐 걱정됐다”면서 “솔직히 남행선은 저로 인해 변질된 인물”이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소개했다.

“작가님이 비현실적 로맨스지만 현실적이기도 하니 ‘있을 법한 사람’처럼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누구나 열심히 살면 공감 받고 싶어하니까 행선이도 사람들에게 그런 마음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입으로 표현하긴 그렇지만 ‘전도연표 러블리함’을 살짝 얹었달까요.”

 

tvN 일타 스캔들
‘일타 스캔들’이 사랑을 받았던 건 전도연이 가진 편안한 매력이 가감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사진제공=tvN)

  

최근 그의 행보는 쉼이 없다. JTBC 드라마 ‘인간실격’ 촬영을 끝내자마자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을 했고 바로 ‘일타 스캔들’을 시작했다. 반찬가게가 있는 청주에서는 촬영이 없을 때도 차에서 대본을 달달 외워야 할 정도로 분량도 많았다.

전도연은 “사실 제가 봐도 1·2화에는 얼굴에 ‘나 힘들어’가 써 있다. 다행히 기술이 좋아져 피곤할 때 드러나는 미간의 주름같은 건 지워주셨다”며 제작진에게 공을 돌리기도.  


전도연8
앞으로 공개될 ‘길복순’에 대해서는 “전도연도 이 나이에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이 악물고 찍었다”며 색다른 변신을 귀뜸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극 중 병약미의 상징이지만 든든한 남자주인공으로 의지했던 정경호에게도 남다른 고마움을 전했다. 

 

전도연은 “기본적으로 상냥하고 예의가 갖춰진 사람인데 너무 그러니까 내 캐릭터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초반에는 피해다니기까지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어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친절함에 의지가 되더라. 단순히 선배에 대한 예우가 아닌, 진심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고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작품은 살벌한 사교육 시장이 배경이지만 자신의 조카를 딸처럼 기르는 행선과 남들과 절대 엮이지 않으려는 치열의 로맨스가 힐링과 훈훈함을 선사했다. 

 

중후반부엔 미스터리 스릴러가 중점이 되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두 인물의 로맨스는 끝까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러나 로맨스 연기에 대한 전도연의 중학생 딸 반응은 “못 보겠다”였다. 친구들이 엄마가 배우인 걸 아니까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일에 대해선 늘 철저히 거리를 지키고 교육 시키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최근 딸의 성적이 많이 올랐거든요. 잘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해줬고 믿어줬어요. 그런 면에선 ‘일타스캔들’의 모습과 비슷하죠? 저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듯, 제 딸도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했으면 좋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전도연1
배우 전도연.(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후배들의 롤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평소의 위트 가득한 ‘말 빨’이 이어졌다. “가르쳐주면 할 수 있대요?”라고 되받아친 것. “딸이 배우의 길을 걷겠다면 지지하겠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저처럼 칸에서 상 받을 정도 아니면 하지도 말라고 할 것”이라고 눙쳤던 과거가 코믹하게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제 행보가 다른 여배우들에게 비전으로 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정말 치열하게 일하는 걸 알고 그 이면을 직접 보고 나서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라고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냥 되는 건 없으니까요.”

 

전도연10
데뷔 34년차인 그는 “흥행이 안 됐다고 해서 작품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일타 스캔들’이 엄청난 사랑을 받아도 나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면서 “하지만 이 작품으로 스스로 많은 힐링이 됐다. 특히 동생으로 나온 재우 캐릭터를 보면서”라고 고백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전도연은 31일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청부살인업계 전설적인 킬러의 이중 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변성현 감독이 배우로서 화려한 삶과 집에서 주부로 사는 전도연의 모습을 보고 시나리오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았을 때는 드레스 대신 턱시도를 입고 등장해 남다른 패션센스를 뽐냈다.

“사실 해외 영화제는 칸이 유일해서요. 거기에 비해 캐주얼한 분위기라고 해서 ‘그럼 드레스 말고 다른 걸 입어보자’고 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한국에 오니 ‘행선이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 짜릿하기도 하고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