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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박세리·이효리·제시… TV 점령한 웃기는 센언니

[문화공작소] 브라운관 꿰찬 '걸크러시'

입력 2020-09-08 19:00 | 신문게재 2020-09-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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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이효리
MBC ‘놀면뭐하니-환불원정대’의 이효리 (사진제공=MBC)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화두는 단연 ‘센 언니’다. 박세리, 김연경, 이효리, 제시 등 ‘센 언니’들이 예능 프로그램(이하 예능)의 당당한 주역으로 떠올랐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여성 예능인은 방송의 구색 맞추기로 한두 명 정도만 출연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센 언니’의 원조는 이효리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혼성트리오 ‘싹쓰리’ 활동에 이어 여성그룹 ‘환불원정대’의 리더로 당당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비록 활동명으로 제시한 ‘마오’ 때문에 해외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긴 했지만 맏언니 엄정화와 동생인 제시, 화사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MC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며 웃음 코드를 살리는 건 오롯이 이효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놀면 뭐하니 제시
MBC ‘놀면뭐하니-환불원정대’의 제시 (사진제공=MBC)

 

‘놀면뭐하니’의 환불원정대에 이어 tvN ‘식스센스’로 예능계의 ‘망나니’로 떠오른 제시도 ‘센 언니’ 캐릭터의 계보를 잇는다. 제시의 매력은 당당함이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서툴지만 무지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교포 무시하냐”며 따지고 든다.

 

한국 연예인이라면 숨기기 급급한 가슴 성형 수술도 당당하게 고백하고 오히려 “내 가슴이 가짜이기 때문에 ‘FAKE’(거짓)라고 써진 의상을 입었다”고 말한다. 싹쓰리 프로젝트에서 노련하게 유재석과 비를 조련했던 이효리조차 제시의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같은 매력에 두 손 두 발 다 들 정도다. 

 

200901_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 박세리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의 박세리 (사진제공=E채널)

 

박세리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도 빼놓을 수 없는 예능계 ‘센 언니’다. MBC ‘나 혼자 산다’의 ‘리치언니’로 주목받은 박세리는 영역을 넓혀 E채널 ‘노는 언니’에서 열정 가득한 맏언니로 맹활약 중이다. 

 

20대를 해외에서 선수로 활동하며 평범한 청년의 삶을 누리지 못했던 박세리는 노는 것조차 최선을 다하며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긴다. 뿐만 아니다. SBS ‘정글의 법칙 in 와일드 코리아’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물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다른 남자 운동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력을 자랑했다. 


예능을 점령한 ‘센 언니’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1등을 차지했던 ‘리더’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박세리는 척박한 한국 스포츠계에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를 점령한 선구자다. 1998년 US 여자오픈의 ‘맨발 투혼’은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인한 국민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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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배구 선수 김연경 (사진제공=MBC)

 

이효리는 자타공인 2000년대 초반 최고의 가수이자 예능인이다. 걸그룹(핑클), 솔로, 혼성그룹(싹쓰리)으로 모두 1위 곡을 보유한 유일한 가수이자 연예대상과 가요대상을 둘 다 받은 유일한 연예인이다. 제시도 2015년 방송된 Mnet ‘언프리티랩스타’에서 2위를 차지한 국내 톱 여성래퍼로 꼽힌다.

 

이외에도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식빵언니’라는 애칭을 받으며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구여제’ 김연경, 톱모델 한혜진 등도 전세계가 인정하는 톱스타로 꼽힌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견이 없는 경력을 지닌 스타의 당당함에 시청자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수도권 한 대학에서 학생들의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한 시청자는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대학생들이 ‘놀면뭐하니’의 이효리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싶다는 얘기를 종종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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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톱모델 한혜진 (사진제공=MBC)

 

예능이 여성에게 눈길을 돌리기까지 길을 닦은 여성 예능인들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시작으로 ‘셀럽파이브’나 ‘김생민의 영수증’ 등을 기획했던 방송은 송은이나 김숙,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수상자인 이영자, 박나래 등은 척박한 예능 환경에서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앞장서 왔다. 여기에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TV 예능도 여성의 진취적인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서윤 티캐스트 본부장은 “사회적 분위기 변화와 더불어 TV 예능도 개성 강하고 매력있는 여성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한다. 시청자들 역시 여성들의 이색적인 모습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예년과 달리 남성들이 주축이 됐던 때보다 여성 예능의 시청률이 높다”며 “예능의 여성 출연진 기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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