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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전혀 다른 25년지기 친구들의 예술담론? 결국 우정! 연극 ‘아트’

입력 2024-02-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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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
연극 ‘아트’ 성종완 연출(왼쪽)과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이전 시즌과 여전히 같은 것 같습니다. 공통점은 우정이죠. 친구를 지키고 싶은, 우정을 끊이지 않게끔 만들고 싶은 것이 공통점 같습니다.”

2018년 공연제작사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를 이끄는 김수로에게 연극 ‘아트’(Art, 5월 12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제작을 제안했다고 밝힌 세르주 역의 엄기준은 작품의 매력을 “우정”이라고 정리했다.

“제가 20대 때 ‘아트’를 처음 보고 40대가 되면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김수로 형에게 하자고 제안을 해서 (이 프로덕션의 ‘아트’를) 시작하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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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 마크 역의 이필모(왼쪽부터), 이반 박호산, 세르주 엄기준(사진=허미선 기자)

 

이반 역에 새로 합류한 박호산은 “우정이 재미있으면서도 치졸하기도 하고 또 그것이 그들이 오랫동안 함께 가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며 “대사 뒷면에 있는 그 정적인 것들이 되게 유기적으로 살아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마크 역의 손유동은 “이 작품의 매력은 세 인물에 다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어떤 특정 인물에 더 공감이 되는, 저마다의 성향들이 있지만 세 인물이 다 이해가 깊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연극 ‘아트’는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가 대본을 집필한 작품으로 1994년 파리에서 초연됐다. 한국에서는 2003년 초연됐고 2018년 2차 공연부터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가 제작한 성종완 연출작으로 공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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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지기 친구 중 세르주가 하얀 바탕에 하얀 줄이 그려진 작품을 5억원에 사들이면서 치열한 예술담론이 시작된다.(사진=허미선 기자)

 

예술에 심취한 피부과 의사 세르주(엄기준·최재웅·성훈·진태화, 시즌 합류·가나다 순)와 전통적인 예술을 선호하는 이지적인 항공 엔지니어 마크(김재범·박은석·손유동·이필모), 결혼을 앞두고 예민해졌지만 우유부단하고 무난한 문구영업사원 이반(김지철·박정복·박호산·이경욱)의 이야기다.

 

세르주로 첫 연극에 도전하는 성훈은 “본인 나이, 경험에 맞게,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나가올 수 있는 작품”이라며 “내 친구 중에 이반, 세르주, 마크 같은 애가 있지 식으로 계속 대입이 될 정도로 굉장히 일상에 가까운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25년지기 친구들은 세르주가 구입한 하얀 캔버스에 하얀 선이 그려진 5억원짜리 그림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점입가경 치졸함과 유치함이 난무하는 논쟁을 담는다. 이반 역의 김지철은 “제 실생활 중에 이 대본에서 나오는 상황들이 되게 많았다”며 “대본을 읽었을 때는 ‘어떻게 이렇게 유치하지’ 했는데 그걸 저희가 실생활에서 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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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 이반 역의 박정복(왼쪽부터), 마크 김재범, 세르주 최재웅(사진=허미선 기자)


“그런 매력을 너무나 크게 느끼면서 각 페어마다 전혀 다른 케미스트리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동기·후배로 실제 절친이기도 한 최재웅·김재범·박정복, 같은 축구팀으로 함께 여행을 다닐 만큼 친분이 두터운 진태화·손유동·김지철을 비롯해 각 캐릭터의 맏형들인 엄기준·이필모·박호산, 2018년부터 개근한 박은석과 새로 합류한 성훈·이경욱 등 페어별 전혀 다른 매력에 대해 성종완 연출은 “초딩·중딩·고딩·대딩”이라고 표현했다.

성 연출은 “초딩(진태화·손유동·김지철) 페어는 진짜 친구여서 생겨나는 그들만의 디테일들이 있다”고 차별점을 꼽았다. 이에 김지철은 “저희 페어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의 느낌이 좀 강하다”라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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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 세르주 역의 성훈(왼쪽부터), 박은석, 이경욱(사진=허미선 기자)

 

성 연출은 “중딩(성훈·박은석·이경욱)은 굉장히 성실한 페어”라며 “박은석 배우는 ‘아트’에 개근하셨고 성훈 배우는 연습에 개근했다. 이경욱 배우는 다른 페어들 연습, 공연까지 다 보고 모니터를 하면서 성실하게 준비했다”고 평했다.

 

“최재웅·김재범·박정복 페어는 출연 회차로 치면 가장 많을 거예요. 무대에서 발생하는 숱한 돌발 상황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그 인물인 것처럼 잘 대처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엄기준·이필모·박호산 페어는 드라마적 강점이 있습니다. 웃음을 뛰어넘어 뭉클한 감동과 인생에서 오는 페이소스가 느껴지죠. 고정 페어 뿐 아니라 어떻게 섞여도 웃음과 감동과 드라마를 잘 소화해내고 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성격이 이반과 비슷한 편은 아닌데 형들이랑 있을 때는 이반처럼 말하고 행동한다”는 박정복은 “이 작품을 처음 했을 때보다 나이가 좀 들다 보니 다르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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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 마크 역의 손유동, 이반 김지철, 세르주 진태화(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지난 시즌(2022년)에 이순재·노주현·백일섭 선생님이 함께 하셨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들면서 계속 바뀌는 내 모습과 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달라지는 것이 좋았다”며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한국어 버전 ‘아트’에서 세르주에 해당하는 수현을 연기하기도 했던 김재범은 “저는 세르쥬가 더 맞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나이 상관없이 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주 큰 보험이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모든 역할을 해 가면서 계속 참여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친구, 우정 등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최)재웅이랑 진짜 25년을 봤거든요. 극 중 (세르주가) ‘25년 우정 끝이다’라고 했을 때는 최재웅이 저한테 얘기하는 것 같아서 잠깐 뭉클할 때도 있더라고요.”

 

김재범과는 반대로 “실제로는 마크에 가깝다”는 최재웅은 “다음 시즌에서 바꿔서 해보자” 눙치기도 했다. 이어 “‘아트’는 굉장히 유쾌한 작품인 것 같다”며 “좀 지루한 일상 속에서나 누군가에게 섭섭함을 느낄 때 환기를 시켜주는 그런 작품이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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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제가 처음 ‘아트’를 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좀 어린 페어에 속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좀 깊은 와인 같은, 그런 작품이지 않나 싶어요. 숙성될수록 의미도, 제가 보고 느끼는 것도 달라지다 보니 와닿는 부분들이 늘 재밌습니다. 평생 하고 싶은 그런 작품 중 하나를 만나서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호산은 “시대를 통과하면 베스트셀러가 아닌 스테디셀러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트’는 스테디셀러가 되기에 자격이 충분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김재범 배우의 말처럼) 연금처럼 지금 해두면 이순재 선생님 나이가 돼서도 할 수 있는 작품이죠. (이번 ‘아트’ 출연진들 모두가) 배역 역시 누구나 3가지 역할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들 같거든요. 여러 의미에서 배우들한테도, 관객분들에게도, 어느 시대에나 잘 어울리는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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