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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x]취소·축소·연기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뮤지컬 ‘맘마미아’ ‘마마돈크라이’, 연극 ‘렛미인’, 제14회 DIMF

입력 2020-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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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축소·연기 등을 결정한 공연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뮤지컬 ‘맘마미아!’ ‘마마돈크라이’,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연극 ‘렛미인’,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연극 ‘렛미인’(사진제공=신시컴퍼니, 알앤디웍스, 페이즈1, 딤프사무국)

 

“공연하는 단체는 단체대로, 취소된 단체는 단체대로 힘이 듭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의 펜데믹(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공연계의 한숨은 괜한 것이 아니다. 공연 제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관료와 배우 출연료가 선지급된 경우가 대부분이니 공연 중단이나 취소 결정은 일촉즉발의 ‘생존’ 문제다.

더불어 예매한 공연장의 내 좌석에 앉기까지의 과정은 다소 복잡해 졌다. 매일 소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열감지기를 지나거나 체온을 재야하고 마스크는 필수 착용이 대부분이다. 수용 객석이 1000석이 넘는 대형 극장들은 열감지기와 체온 재기로 이중 발열체크를 하기도 한다.

 

200석 내외 공연장은 최소의 인원들이 검표부터 체온재기, 마스크 착용 점검 등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내직원들은 극 시작 전부터 극이 진행 되는 내내 긴장을 늦출 틈이라곤 없다. 

 

뮤지컬 맘마미마
뮤지컬 ‘맘마미마!’(사진제공=신시컴퍼니)

  

코로나19가 바꾼 연극·뮤지컬 공연장 풍경은 그야 말로 처절하다. 상황이 이러니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제작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곤 한다. 그 고민의 결과가 공연 강행이든 취소·축소·연기·잠정중단이든 고역이긴 마찬가지다. 18일 정부의 다중 시설 이용 제한 및 운영 중지 등을 골자로 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연장(4월 5일까지) 권고에 취소·축소·연기하는 공연들이 줄을 이었다.


‘빌리 앨리어트’ ‘마틸다’ ‘시카고’ ‘아이다’ 등의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24일 뮤지컬 ‘맘마미아’와 연극 ‘렛미인’의 취소를 알렸다. 애초 3월 8일 예정이었지만 4월 7일로 개막을 연기한 ‘맘마미아’는 22개의 아바(ABBA) 히트곡들로 넘버를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로 2004년 한국에서 초연돼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모녀, 사랑, 진정한 자아 찾기 등을 다룬 성장극으로 2020년에도 최정원·신영숙, 루나·이수빈, 남경주·김정민, 홍지민·김영주, 박준면·오기쁨, 이현우·성기윤 등으로 출연진을 꾸리고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 28일 김태호PD와 유재석이 의기투합한 ‘놀면 뭐하니?-방구석 콘서트’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2020 연극 렛미인 포스터
연극 ‘렛미인’(사진제공=신시컴퍼니)

하지만 중장년층을 포함한 가족이 주요 관객층인 작품 특성과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4년만에 돌아올 예정이던 연극 ‘렛미인’은 캐스팅을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만에 전격 취소 수순을 밟았다.

연극 ‘렛미인’은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제작으로 연극 ‘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뮤지컬 ‘원스’ 등의 존 티파니 연출과 안무가 스티브 호겟, 아이슬랜드의 싱어송라이터 올라퍼 아르날즈 등이 의기투합해 초연됐다.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렛미인’(Let the right one in, 2008)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6년에 초연됐다.

‘기생충’ ‘제시카송’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소담의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정부의 권고에 더해 반드시 내한해야하는 스코틀랜드 국립극단 소속 해외 스태프의 이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이 취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맘마미아’와 ‘렛미인’ 제작사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힘을 보내는 게 맞지 않겠냐는 (박명성) 대표님의 결정”이었다며 “특히 ‘렛미인’의 경우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국가기관이다 보니 더 엄격하게 이동을 금지시키는 실정이라 스태프들의 내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지급된 배우들의 출연료와 대관료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들에게 선지급된 출연료가 많지는 않지만 제작사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위로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며 “대관의 경우 아직 정확하게 오간 이야기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마돈크라이
뮤지컬 ‘마마돈크라이’(사진제공=알앤디웍스, 페이지1)

 

애초 지난달 28일 예정이었지만 한달 가량 미뤄 27일 개막하기로 했던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도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는 ‘사춘기’ ‘최후진술’ ‘해적’ 등으로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희준 작가·박정아 작곡가·김운기 연출이 2010년 초연한 후 매시즌 재관람율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달의 폭력, 엄마의 불행을 대가로 태어난 드라큘라 백작과 타고난 천재성, 병적인 수줍음으로 사회생활도, 연애도 쉽지 않은 프로페서 브이가 풀어가는 영원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기괴하지만 빠져 드는 넘버와 B급 정서들로 무장한 작품으로 고영빈·박영수·이충주·고훈정·김찬호·이승헌·장지후·노윤(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허규·송용진·송유택·조형균·백형훈·최민우가 무대에 오를 채비에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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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마돈크라이’(사진제공=알앤디웍스, 페이지1)

 

25일 공연 취소를 알린 ‘마마돈크라이’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18일 정부의 실내 다중시설 운영 중단 권고 이후 제작사나 극장이나 고민이 많았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공연은 취소됐지만 “100%까지는 아니지만 배우와 스태프들 페이는 일부 지급됐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도 결국 잠정연기를 알렸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딤프는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뮤지컬 본진인 미국, 영국 등을 비롯해 전세계 창작진, 배우, 스태프 등이 모이는 글로벌 행사다.

애초 6월 26일부터 7월 13일까지 3주가량 진행될 예정이었던 14회 딤프는 코로나19 여파로 한반기로 축소·연기해 개최할 것을 결정했다.

딤프 사무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대량 확산으로 어려워진 대구시 민생 안정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전세계 뮤지컬 팀이 대구시로 모이는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기도 하다.  

 

첨부파일 3. 새로운 CI로 도약하는 DIMF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사진제공=딤프 사무국)

 

딤프 관계자는 이후 일정에 대해 ‘브릿지경제’에 “하반기로 잠정연기만 결정된 상태”라며 “향후 꾸준히 대구시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 행사는 축소·연기됐지만 뮤지컬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위한 ‘DIMF 뮤지컬스타’와 ‘DIMF 뮤지컬아카데미’는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전한 딤프 사무국은 “코로나19 상황 회복을 위해 대구시가 추진 중인 민생안정 자금마련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알렸다.

‘맘마미아!’ ‘렛미인’ 취소에 앞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뮤지컬 ‘아이다’ 지방공연 등이 축소·취소되면서 이미 수억원의 손실이 난 신시컴퍼니나 10주년을 맞고도 공연을 취소해야했던 ‘마마돈크라이’ 제작사, 일정을 연기하고 규모를 축소한 제14회 딤프도 한반기에 라인업된 작품이나 행사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은 “경기 불황이 심화되거나 장기화될까 걱정이다. 경제 침체 심화와 장기화가 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문화·여가비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하며 한목소리로 “코로나19 사태의 빠른 종식”을 기원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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