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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자신이 배우고 쌓아온 경력 믿고, 열심히 기회 탐색해 보세요”

[맘 with 베이비] 황예니 나르드컴퍼니 대표

입력 2024-01-09 07:05 | 신문게재 2024-01-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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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니 대표는 나르드컴퍼니 대표이자 SNS 콘텐츠 제작 및 비대면 온라인 교습법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광고인으로 일하며 300편 이상의 TV CF 기획에 참여한 바 있다. 다시 일을 시작할 날을 기다리며 준비 중인 황예니 대표를 만나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 그리고 향후 계획에 관해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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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니 나르드컴퍼니 대표는 “내가 배웠고 쌓아온 경력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불안해하거나 조바심내지 말고 육아하면서 새로 찾아올 기회를 열심히 탐색하다 보면 꼭 좋은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조언한다.

  

-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8살과 6살, 1살, 삼 형제를 둔 엄마이자 대중문화예술기획사 나르드컴퍼니의 대표 황예니입니다.”

- 나르드컴퍼니는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최근 콘텐츠 제작 장벽이 낮아지면서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콘텐츠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점점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됩니다. 이는 문화 예술 시장을 넘어 우리 사회가 무너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르드컴퍼니는 예술 콘텐츠를 통해 건강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명을 갖고 탄생했습니다. 콘텐츠 생산자인 아티스트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움직입니다. 이들이 건강한 콘텐츠를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마인드를 관리해 주며 창작 및 경제 활동을 유지할 수 있게 협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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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르드컴퍼니를 이끌면서 세 아이도 키우고 계십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삼 형제 엄마가 되었다니 저 자신도 놀라울 때가 있습니다. 예술고를 졸업하고 19살에 미대에 입학해 23살에 영화미술로 졸업을 했습니다. 이후 영화 현장에 취업했구요. 영화에 10편 정도 참여했을 때는 영화 감독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니 이야기보다는 예쁜 영상을 만들 때 더 흥미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멋진 영상과 임팩트 있는 카피를 쓰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고, 광고회사에 들어가 광고인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광고기획자로 300편 정도 작업했을 때 결혼을 했고, 그 해 첫아이를 유산하며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때부터 경력단절이 시작됐습니다. 사회에 나와 꼬박 10년을 쉬지 않고 일했는데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재취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둘째가 두 돌 무렵부터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여성 취업을 돕는 기관의 도움을 받아 경력단절 5년 차에 콘텐츠 제작 교육 강사로 일을 하게 됐습니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육아와 병행할 수 있었고, 지식창업이라 초기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3년 가량 콘텐츠 제작 강사를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콘텐츠 제작 교육도 중요하지만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도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게 됐습니다. 사회문제를 돌아보게 됐고 지금의 나르드컴퍼니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 셋째 임신과 출산으로 또 한 번의 경력단절을 겪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7살, 5살쯤 되니 일하는 엄마를 이해해 주고 사무실에 와서 노는 것도 재밌어하더라고요. ‘그래, 취직 안 하고 사업하길 잘했다’ 생각하며 좀 더 용기를 내서 사업을 확장하기로 해 보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움직이는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으며 열심히 지냈는데 계획에 없던 세 번째 귀한 선물이 찾아왔지 뭡니까.

전국을 다니며 강의하는 일이라 노산, 빈혈까지 생겨 일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직장을 다니다 경력단절이 된 전과는 달리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고, 1인 기업이라 벌여 놓은 일도 직접 수습해야 했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여성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꾸려 둔 상태였는데, 이런 사무실은 1년에 한 번씩 연장 심사를 보고 재계약을 하게 됩니다. 연장 평가를 조리원에 있을 때라 비대면으로 했는데 임신 기간 매출 하락으로 퇴소가 결정된 겁니다. 출산 후 백일도 안 돼 사무실을 이사해야 했어요. 2023년은 이렇게 정리해야 할 일을 처리해 가며 아이를 돌보며 지냈습니다. 다시 일할 그날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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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사회적기업이라고 들었습니다. 왜 사회적기업을 선택했고, 대표님이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은 무엇인지요.

“저는 콘텐츠 제작 방법이나 성공적인 인플루언서가 되는 방법보다, 어떤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이는 사회문제임을 알리고 변화시키고자 나르드컴퍼니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면서도 기업이 사회문제에 관심 두고 해결해 나가는 것인데 이를 ‘비영리와 영리 중간 어디쯤’이라고 많이 이야기하시더군요. 이익 창출과 소셜 미션의 줄타기를 잘해야 하는 사업인 것 같습니다. 일반기업과 사회적기업 이렇게 나뉘는 것이 아닌, 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모든 기업은 소셜벤처입니다. 반드시 사회적기업, 소셜벤처를 받지 않더라도 많은 기업이 여러 사회 문제를 위해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둥이 가정에게 어떤 지원을 해 주면 좋을까요.

“첫째 출산 때보다 7년이 지난 지금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물가가 올라 지원을 받아도 여유가 있다는 느낌이 안 들긴 하지만요. 그래도 정부가 저출생에 심각성을 느끼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새로운 지원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지원의 폭을 좀 더 늘렸으면 좋겠어요. 출산 때도 위기가 오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또 한 번의 경력단절 위기가 옵니다. 그때 필요한 지원도 생겨나길 바랍니다.”

- 경력단절 여성에게는 어떤 조언을 주시고 싶으신지요.


“저도 경력단절 기간이 있었기에 노하우라고 말씀드릴 건 없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재취업과 창업 때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경력이 단절됐다고 해서 쓸모가 아예 없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가지고 있던 영상 관련 경력을 이용해 강사라는 직업이 생겼고, 강의를 다니며 만난 수강생 중 예전에 쇼호스트 경력이 있던 분은 현재 라이브커머스 강사로 활동 중입니다. 이렇듯 내가 배웠고 쌓아온 경력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불안해하거나 조바심내지 말고 건강한 마음으로 육아하며 새로 찾아올 기회를 열심히 탐색하다 보면 꼭 좋은 기회가 다시 올 것입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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