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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공간과 사람' 변승아 대표 "아이들과 행복해지려면 터놓고 '마음 쉐이링' 해 보세요."

입력 2024-02-13 07:00 | 신문게재 2024-02-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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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아 ‘공간과 사람’ 대표

 

집이나 사무실을 정리하며 마음이 새로워진다. 물리적인 공간을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도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공간과 사람’은 단순히 공간을 물리적으로 정리해 주는 것을 넘어 그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그 공간을 행복하게 사용하고 유지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다둥이 맘이자 공간 심리 전문가인 변승아 ‘공간과 사람’ 대표를 만나 ‘공간’의 의미와 그 안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

“‘공간과 사람’ 대표 변승아입니다. tvN에서 인기 리에 방영된 ‘신박한 정리’ 프로그램을 했던 회사에서 교육실장으로 5년 가까이 일하며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에 대한 마음 교육을 했습니다.”


- ‘공간과 사람’이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 주시지요.

“말 그대로 ‘공간’과 ‘사람’을 돌보는 회사입니다. 보통 ‘공간을 돌보고 정리하며 컨설팅 한다’라고 하면 정리수납이나 물리적인 공간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저희는 물리적 공간을 지배하는 사람과 공간을 돌보는 회사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공간이 잘 정리되어 있더라도 그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아닌 공간만 돌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A라는 업체를 통해 전체 공간을 정리했다고 했을 때 순간적인 만족감은 대단히 높을 것입니다. 이때 ‘그 공간이 내 성향을 담고 있나?’라는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정리가 어렵다’, ‘현재 상황으로 인해 공간을 살피는 것이 버겁다’라고 한다면 아무리 완벽히 정리된 공간이라도 금세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공간을 돌볼 때는 그 사람의 성격과 상황, 행동 특징까지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저희는 작은 공간부터 큰 공간까지 컨설팅 함은 물론이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공간을 돌보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내 아이가 외향적이고 엄마와의 반응을 기대한다면 아이 공간은 거실로 배치하고, 엄마를 위한 독립 공간은 단 한 뼘일지라도 꼭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야 엄마는 집에서 쉼을 얻고 아이는 쉰 엄마를 통해 안정적인 양육을 받을 수 있게 되니까요. 아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도 알려드립니다. 제가 학사는 유아교육을, 석사는 상담을 했다는 장점이 이럴 때 드러납니다. 저희 비전은 완벽히 정리된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유지하는 법, 공간 속 사람이 행복한 법을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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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와 심리, 그리고 공간 정리는 연결고리가 꽤 많을 듯 싶습니다.

“맞습니다. 아이를 양육할 때 내 속의 상처를 바라보고 그것을 용서하고 인정할 때 진심으로 자녀를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심리와 양육의 가장 큰 축입니다. 제가 교육과 상담 현장에 있을 때, 자녀의 심리 문제로 찾아오는 분들 대부분은 부모 상담이 같이 들어갑니다. 부모가 변하면 아이들은 저절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심리상담으로 인한 회복과 치유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마음에 박힌 상처는 아주 깊어서 해결 과정이 아주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신기한 것은 공간이 변화되면 그것을 시작으로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면 용기가 생기고 외면적인 변화가 서서히 시작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상담으로는 수개월 걸리는 일이 공간의 변화를 통해서는 대부분 가정은 변화의 물꼬를 트게 되지요.

물론 본질적인 문제는 공간과 심리가 함께 다루어질 때 갑절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공간은 변했는데 그 사람의 행동이 같다면 공간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테니까요. 공간이 변화되면 생활을 바꾸려는 용기를 가지게 되고, 그 용기를 기반으로 심리적 작업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가족의 사랑과 행복이 그 공간에 가득하게 됩니다. 공간은 그 사람의 인생과 역사를 담는 그릇이니, 잘 닦아주고 담긴 이야기를 잘 정렬해주면 완벽해질 것입니다. 저희는 공간 컨설팅 때 심리상담사인 제가 상담을 합니다. 원한다면 가족간의 심리역동에도 접근해 심리치료까지 해드리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다둥이를 육아할 때 정부와 지자체에서 어떤 지원이 이뤄지면 좋을까요.

“이건 두말하면 입이 아픕니다.(웃음)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입니다. 일하면서도 아이들을 편하게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집은 방학해도 갈 수 있는데, 학교는 방학하면 돌봄 교실 아니면 학원 뺑뺑이입니다. 아이들이 그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밥이거든요. 지자체에서 어린이집 형태가 아닌 ‘아이들 식당’ 혹은 ‘학교 식당’ 같은 형태를 방학 때도 운영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경력보유여성들에게 대표 님의 노하우를 들려주십시오.

“제가 한 것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배움을 통한 발전과 충전입니다. 둘째, 작은 기회에 최대 노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마음 쉐어링 입니다. 일을 완전히 떠나지 마세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끝없이 탐색하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공부하세요.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것이 쌓여서 나중엔 내 커리어가 됩니다. 저는 기회가 왔을 때 늘 다른 사람보다 2~3배는 더 열심히 했습니다. 멋진 학력도 없고, 부자 친정도 없기에 저는 오로지 저만 사용했어요. 추상적인 이야기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것저것 핑계 댈 때 끝까지 해 보세요. 언젠가 계획된 우연이 찾아올 겁니다.

사회에서의 내 역할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미리 아이들과 대화하는 것도 연습하셔야 합니다. 그 대화는 마음을 나누는 대화입니다. ‘엄마는 오늘 하루 이런 점이 힘들었어’, ‘이런 것은 기분 좋았다’, ‘너희들이 이런 행동을 한 건 정말 좋았어’, ‘너희들의 이런 행동에 엄마는 속상해’라며, 옆에 앉아서 손을 잡거나 어깨를 다독이며 이야기합니다. 이야기 마지막엔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엄마가 너희들을 사랑 하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아. 정말 사랑해’ 이렇게 마음을 쉐어링하는 것입니다. 아이들도 그렇게 말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세요. 이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사랑의 마음을 아이들에게 쉐어링해 주세요.”


- 엄마도 당연히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선배 엄마로서 경력 보유 여성들이 힘낼 수 있도록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행복한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요즘 인스타 릴스를 합니다. 처음이라 어색하기 그지없죠. 막 오버하고 정신 없는 내용으로 하다가 요즘은 조금 차분하게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11살인 둘째 아들이 “엄마 요즘 릴스 반응 어때? 팔로우 늘었어?”라고 묻습니다. 제가 “잘 안 늘어서 다시 정신 없는 걸로 할까 싶은데, 너는 엄마가 차분한 분위기로 하는 걸 좋아하지?”라고 물었더니, 아들이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엄마, 난 엄마가 행복한 게 좋으니까 엄마가 행복한 걸로 해!’. 엄마가 된 후 경력을 다시 찾는 과정이 쉽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때 그 과정을 아이들과 진솔하게 나누면 그 아이는 엄마의 위로자가 됩니다. 아들이어도 엄마를 위로하고 고생을 알아주는 그런 아이로 자랍니다. 엄마들에게는 그게 제일이죠. 배움을 통한 성장과 충전을 놓치지 마시고, 아이들과 마음 쉐어링도 꼭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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