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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가족은 서로 돕는 파트너… 힘들면 도움 청하세요"

[맘 with 베이비] 다둥이·다잡러 워킹맘 오현순 대표

입력 2024-02-27 07:00 | 신문게재 2024-02-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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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다잡러 워킹맘 오현순 대표.

아들 셋의 다둥이 엄마로 여행사 대표에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 뷰티 인플루언서, 그리고 최근에는 밀키트 사업까지 워킹 맘의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오현순 대표. 그는 “가족은 제가 메고 지고 가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손잡고 가는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소극적인 지원보다 다둥이 가족들이 더욱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특단의 혜택을 주문했다.



-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천안에 사는 오현순입니다. 20대 아들 둘과 초등학생 아들 한 명, 이렇게 아들만 셋인 다둥이 가족입니다. 집에서는 홍일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띄엄띄엄 출산한 덕분에 육아 종료 시점이 자꾸 뒤로 밀립니다. 본의 아니게 정말 오랜 기간 육아를 하고 있는데요. 막내가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늦둥이 전도사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그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일은 무엇이며, 그 이유도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한 때 여행사를 운영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순식간에 모든 일이 사라졌어요. 갑자기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독서와 온라인 세상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인맥을 만나며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눈을 뜨게 됐죠. 현재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K뷰티 인플루언서 대회, 슈퍼 인플루언서 라이브 커머스 대회, 판매왕 오디션 등에서 입상하며 주부 인플루언서와 뷰티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보게 됐어요. 주부이자 워킹맘이다 보니 먹거리에 가장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좋은 기회를 만나서 밀키트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조만간 출시될 즉석 국밥인데요, 건강한 음식을 맛있고 편리하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또 워킹맘의 밥 걱정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겠습니까. 주부의 마음으로 만든 즉석 국박을 기대해 주십시오. 라이브 커머스와 밀키트 사업을 잘 연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광명시에서 진행하는 공정여행 로컬 메이트 1기로도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여행업에 종사했지만 과거의 여행 패턴에서 벗어나 여행지의 환경과 문화를 존중하고 우리의 여행이 그곳의 삶과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여행이라는 화두, 그리고 광명의 멋진 모습을 알리는 여행 로컬 메이트로의 올 한 해가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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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아이의 엄마로 또 다양한 일을 하며 눈코 뜰 새가 없을 것 같습니다.

“타고난 성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잘하는 일이 있잖아요. 저는 집에만 있는 것은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편이라 아이를 낳아 조금만 키워 놓으면 원에 보내 놓고 사회적 활동을 하고 싶어 했어요. 일해서 돈이 생기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제가 외부에서 활동하면서 얻는 효능감이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긍정적 에너지가 쌓이고,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무엇보다 좋습니다. 일과 가정 일을 함께 하다 보면 아무래도 힘들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제 부족함을 받아들였습니다. 모두 완벽해지려는 마음을 버리면 조금은 더 쉬워지거든요.

가족은 제가 메고 지고 가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돕고 밀어주며 손잡고 가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함은 드러내고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엄마니까 뭐든지 다 잘해 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두었습니다. ‘엄마가 이런 부분은 좀 부족한데 도와줄래?’, ‘이건 너희가 더 잘하는 것 같아’ 하며 각자의 역할을 부여하고 협력을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대신 도움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애정 가득 담아서 과하게 해 줍니다. 특히 남편을 조력자로 만들어야 삶이 편해집니다. 저희 남편은 부탁에 많이 약해요. 강해 보이고 싶어 하고 능력을 보여 주고 싶어 합니다. (웃음) 남자만 가득한 집에서 저는 그런 부분을 잘 공략했던 것 같습니다.”

 


- 임신과 출산 이야기도 들려 주십시요.

“육아를 혼자 하면 지치고, 참다 보면 억울해 졌어요. 둘째를 낳고는 두 아이를 양육하다 보니 지치고 예민해져서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억울함이 쌓여갔어요. 남편에게도 가장 바빴던 시기라 육아를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예민해지다 보니 누가 더 희생하고 있는지를 저울질하며 다툼을 하기도 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해?’ 화법이 싸움에서 가장 안 좋더라고요. 상대 역시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영역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비난은 또 다른 비난을 가져올 뿐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전 솔직하게 제 감정을 담담하게 설명했습니다. 최대한 감정을 빼고 전달하려고 했어요. 힘들 때 괜찮은 척, 이해하는 척 하지 않았습니다. ‘힘든 부분은 이래서 힘들다’, ‘이런 부분은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해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너보다는 나에 맞춰진 대화를 했습니다. 물론 저희 아들들이 대한민국 평균 남자보다 공감력이 좋았기에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 모두 말하기를 즐기다 보니 아이들도 수다스러운 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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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엄마로, 다잡러 워킹맘으로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는 오현순씨 가족.

 

- 세 형제를 육아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습니까? 또 정부와 지자체에서 어떤 지원을 해 주면 좋을 런지요.

“제가 사는 천안은 다둥이가 워낙 많습니다. 신도시 쪽은 아이가 셋인 가정이 정말 많고요. 그러다 보니 지자체 지원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자녀의 나이 터울이 크게 나다 보니, 다둥이 혜택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아이도 셋이고 들어가는 비용은 많은데 첫 아이가 만 18세가 넘어가면서 다둥이 혜택에서 많은 부분이 제외되더라고요. 이런 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최근 두 자녀부터 다둥이 혜택이 주어지긴 합니다만 여전히 약간의 세금, 교통비, 돌봄 등의 소극적 혜택이라 별로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피부로 느껴지는 혜택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현재 정책은 아이 있는 가정이 집 매매 때 대출금리 인하 또는 출산 시 단기적 금전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는 출산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의 구성원이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해야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그래야 아이도 낳고 건강하게 양육도 할 수 있습니다. 출산과 육아의 불안과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모든 부분에 국가가 선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은 경력 단절에 따른 가정경제의 수입 축소와 재취업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됩니다. 국가는 결혼 후 한 가정이 아이를 출산하더라도 기존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도록 주거와 보육, 교육, 노동환경 등의 대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복지가 잘 되어 있는 유럽의 일부 국가는 아이들이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면 식비를 제외한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 아이가 한 명이거나 두 명이거나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유럽은 세금을 많이 징수하는 나라인 만큼 우리가 그들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를 낳을수록 삶이 손해라는 인식이 있는 한 출산율을 올리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한국은 교육에 대한 과도한 경쟁의식 때문에 유럽처럼 공교육 올인원시스템으로 가기는 힘들 겁니다. 다만, 출산 전후 체감하는 삶의 환경 변화를 최소화할수록 출산에 대한 거부감은 줄어들 것입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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