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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수능 모의고사 유출 강사, 6년 전부터 돈 주고 문제 샀다

입력 2016-06-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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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는 국어영역'
경찰은 20일 지난 6월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유출한 의혹이 있는 학원강사 이모(48)씨가 현직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문제를 사들인 정황이 포착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학생이 지난 6월 2일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에서 수능 첫 모의평가 1교시 국어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연합)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문제를 학생들에게 유출한 의혹이 있는 학원강사 이모(48)씨가 현직 교사 몇 명에게 돈을 건네고 문제를 산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20일 이씨가 2010년 이전부터 수년 동안 고등학교 국어 교사 박모(53, 구속)씨에게 은행 계좌와 현금의 형태로 3억원에 이르는 돈을 준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박씨는 이씨로부터 받은 3억원 중 수천만원은 다른 교사 6∼7명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의하면, 이씨는 박씨에게 자신의 강의 교재에 실을 문제를 만들어달면서 그 대가로 돈을 건넸다. 박씨는 자신이 아는 교사들에게 일종의 ‘재하청’을 줘 문제를 만들게 했고 이를 이씨에게 넘겼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원 강사가 개인 강의에서 사용할 문제를 현직 교사에게 의뢰하고 돈을 주는 행위가 처벌 대상인지는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며 “출제비는 문제당 3만∼5만원 정도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단, 경찰은 6월 모의평가 출제 내용을 박씨에게 사전에 알려준 교사 송모(41)씨 외에 다른 교사들이 문제를 유출한 사실은 아직 확인 못했다.

6월 모의평가 검토위원이던 송씨는 지난 5월 박씨를 만나 출제 내용을 미리 귀띔해줬고, 박씨는 이를 이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날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여전히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박씨를 추가 조사한 후 조만간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정한다.

이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지난 2일 치러진 수능 6월 모의평가를 앞둔 학원 강의 도중 국어영역에서 특정 글이 지문으로 출제된다고 학생들에게 알려줬다. 해당 작품은 실제 시험에 나왔다.

평가원은 모의평가가 치러지기 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자체 조사를 해 문제 유출을 의심, 지난 5월 31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신태현 기자 newt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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