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스포츠 > 격투기

UFC판 ‘맹룡과강’ 태권도 파이터 VS 옥타곤 이소룡

입력 2016-08-28 09:36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160828_093608
야이르 로드리게스.(사진출처=UFC 공식 홈페이지)

한때 프라이드 FC에 빠졌던 상당수 국내 팬들은 UFC 경기에 대해 “아는 선수 경기가 아니면 재미가 없다”는 말을 많이 했다. 프라이드 같은 경우 모르는 선수 경기도 쏠쏠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UFC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천편일률적인 경기가 많아 스타를 보는 것이 아니라면 즐기기 어려웠다. 

케이지 구석에서 오랫동안 몸싸움이 벌어지면 마니아팬들 조차 하품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분명 과거보다 수준이 높아졌지만 옥타곤 특성상 지나치게 레슬링, 클린치 싸움 위주가 되어 보는 재미는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 점에서 UFC 페더급 신성 야이르 로드리게스(23,멕시코)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는 기대주로 관심이 높다. 브라이언 오르테가(24,미국), 최두호(25,부산팀매드) 등과 더불어 향후 페더급을 이끌어갈 미래 자원으로 꼽히는 그는 태권도를 주무기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 팬들에게도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최근 경기에서도 재미있는 명경기를 만들어냈다. 

지난 7일(한국 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비빈트 스마트 홈 아레나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2’ 메인이벤트에서 이소룡 키드로 유명한 '브루스 리로이' 알렉스 카세레스(28,미국)와 5라운드 내내 지루할 새 없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경기 내내 화려한 발차기와 몸 동작이 숨 쉴 틈 없이 이어져 마치 UFC가 아닌 과거의 프라이드 명 경기를 보는듯한 느낌까지 전해줬다.

로드리게스와 카세레스는 둘 다 동양무술을 어릴 때부터 배운지라 다양한 발차기 등 빠르고 화려한 동작들이 많은 편이다. 하물며 그러한 성향의 선수들이 직접 격돌해 재미있는 승부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UFC 페더급은 강자들의 집합처다. 코너 맥그리거, 조제 알도, 프랭크 에드가의 빅3를 필두로 맥스 할로웨이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 오고 있으며 리카르도 라마스, 앤소니 페티스, 찰스 올리베이라, 제레미 스티븐스, 데니스 버뮤데즈, 브라이언 오르테가, 헤난 바라오, 마일스 쥬리, 컵 스완슨, 하크란 디아즈 등 쟁쟁한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타격가, 레슬러, 주짓떼로 등 스타일도 다양하다. 정찬성이 군문제로, 채드 멘데스가 징계로 빠져있음에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본래 자원이 많은 체급이라 선수층은 더 두터워지면 두터워졌지 얇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태권도 선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발차기를 쉴새없이 구사하는 로드리게스와 이소룡 매니아 카세레스의 일진일퇴 공방전은 흡사 이소룡 영화 중 한편인 ‘맹룡과강(The Way Of The Dragon)’을 연상케 했다.

카세레스가 거리를 좁히는 슈퍼맨 펀치를 날리면 로드리게스는 지지 않겠다는 듯 점프 미들킥으로 되갚아줬다. 서로 경쟁적으로 뒤돌려차기를 주고받는 등 좀처럼 보기 힘든 발차기 공격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마치 두 명의 검객이 옥타곤을 오가며 칼싸움을 벌이는듯했다.

공방전 속에서 로드리게스의 상승세가 좀 더 눈에 띄었다. 화려한 공격을 많이 해서 그렇지 로드리게스는 짧고 간결한 미들킥, 로우킥에 근거리에서 펀치 연타를 치는 등 실속적인 공격도 많이 구사한다. 주짓수, 레슬링 등 그래플링에 많은 훈련 시간을 할애한다고 알려진 만큼 빈틈만 보이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든가 클린치 싸움을 벌였다. 화려함과 성적을 모두 노리는 파이터다웠다.

‘맹룡과강(猛龍過江)’은 사나운 용이 강을 건넌다는 뜻이다. 치열한 페더급 전선에서 더 앞으로 나가기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로드리게스에 딱 어울리는 단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