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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수입 공세·김영란법' 삼중고… 맥주업계 '한숨'

입력 2016-10-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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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의 시대<YONHAP NO-2485>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수입 맥주 판매대에서 직원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김영란법 시행 이후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합정동에서 수제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38·남)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김씨의 매장은 일반 국내 생맥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식사 후 간단히 맥주를 즐기러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2차 문화가 사라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김씨는 토로했다. 법 시행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절반으로 줄어든 매출 탓에 김씨는 평일 낮 동안 백화점 식품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시행 이후 침체된 분위기는 비단 외식업체만이 아니다. 저녁 만남 자체를 꺼리는 데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족이 늘면서 국내 맥주제조사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가정용 소비 시장이 상대적으로 고속 성장하면서 기존 주류업체들의 강점인 업소용 판매 장악력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맥주 소비량은 지난 5년간 평균 1.5%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생산량은 이미 공급 과잉에 달한 상태다. NH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맥주 생산 능력은 2013년 이미 소비량의 1.3배 수준으로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렀다. 오는 2018년 롯데주류 맥주 제2 공장이 증설되면 생산량은 1.8배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수입 맥주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도 주류업계에 부담이다. 실제 수입 맥주 소비는 지난 3년간 평균 27% 고속 성장을 거듭한 반면 국내제조 맥주 소비는 평균 1.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맥주 수입량은 17만 톤으로 전년 대비 43%나 늘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도 이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입 맥주 호조세에 따라 국내 대형 주류제조사들도 맥주 수입을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 4월부터 아일랜드 맥주인 ‘맥가글스’를 수입·판매하는 롯데주류는 최근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NU’맥주 판매에 나섰다. 오비맥주의 경우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등 16종의 수입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기린이치방, 싱하, 크로넨버그과 더불어 호주 맥주 ‘투이즈엑스트라 드라이’를 수입해 수입 맥주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증가하는 혼술족과 수입맥주의 영향으로 침체된 맥주시장이 김영란법으로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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