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비바100] '훈남' 종합선물세트, 영화 '더킹' 조인성·정우성·류준열

[Hot People] <107>영화 '더킹' 조인성·정우성·류준열

입력 2017-01-24 07:00 | 신문게재 2017-01-24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더킹조정류

 

통쾌하고 짜릿하다. 영화 ‘더킹’이 세상 속 권력을 풍자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높은 예매율로 화제가 됐던 영화는 예상대로 18일 개봉 이후 많은 관객과 만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는 권력을 쥐고 싶은 남자 박태수(조인성)의 이야기다. 현재에서 과거로 가는 플래시백 형태로 태수는 자신의 시선으로 평범한 일반인이 검사가 되어 바라보는 권력의 빛과 어둠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태수 옆에는 권력의 정점에 있는 한강식(조인성) 부장검사가 있다. 그리고 태수를 이용해 뒷골목에서 권력을 얻으려는 고향 친구 최두일(류준열)도 있다. 영화는 권력을 중심으로 물고 뜯는 세 남자의 싸움을 실제 정치에 빗대 그려냈다. 

 

2017012201010012913
영화 '더킹' 부장검사 한강식역 배우 정우성.(사진 제공=아티스트 컴퍼니)

‘더킹’은 관객 입장에서 ‘훈남’ 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지난 2008년 ‘쌍화점’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인성을 만날 수 있고 데뷔 24년 차에 처음 검사로 등장하는 정우성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응답하라 1988’ 이후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맹활약 중인 류준열이 가세했다. ‘관상’으로 913만 관객수를 기록한 한재림 감독은 이 개성 넘치는 세 배우를 한 작품 안에 융화시켰다. 

 

 

◇잘 나가는 선·후배의 만남. 중심엔 정우성이 있었다
 

 

대부분 남자 연기자가 그렇듯 조인성과 류준열도 정우성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둘은 정우성에 대해 ‘기댈 수 있는 형’이라고 표현했다.

>>조인성 “우성이 형은 제가 데뷔했을 때부터 같은 사무실 선배로 인연을 쌓았어요. 나이는 8살 차이죠. 지금의 형도 대단하지만 그때는 어마어마했어요. ‘비트’와 ‘태양은 없다’로 남자들이 바라보는 이상향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었죠. 세월이 지나고 그런 선배와 함께 작품을 하게 됐어요. 지금 형은 힘들 때면 언제라도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선배가 됐죠.”

>>류준열 “우성 선배님은 연기는 물론 그 외적으로도 배울 게 많은 분이에요. 촬영장 밖에서 스태프를 챙기시는 게 굉장히 익숙해 보였어요. 실제로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그렇게 해 온 것이기에 자연스러운 부분이었죠. 배우보다 스태프를 더 아끼시는 것 같아요.”


◇정우성이 바라본 조인성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 류준열 “가장 탐나는 얼굴”


조인성
박태수 역의 조인성.(사진 제공=아이오케이 컴퍼니)


>>정우성 “조인성은 ‘조인성’이라는 그 자체만으로 매력이 생겼어요. ‘나답다는 것’이 배우에겐 가장 중요해요. 연기하고 인터뷰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자신만의 표현법이 생기죠. 자기만의 것을 갖는 게 배우로서의 목표이자 평생의 숙제죠. 인성이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태수를 연기했기에 ‘더킹’이 지금의 색깔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2017012201010012918
영화 '더킹' 최두일 역 배우 류준열.(사진=양윤모 기자)

 

>>정우성 준열이는 새롭죠. 어떻게 보면 배우가 가장 탐내는 얼굴을 가졌어요. 비슷한 얼굴을 가진 배우들이 연기로 힘겨루기를 할 때 준열이는 본인의 얼굴로 자기의 연기를 해요. 앞으로 기대되는 배우죠.”


◇ 권력을 향한 남자의 야망과 2017년 지금의 촛불·탄핵 정국, “의도한 건 아니죠”

 

2017012401010013138
대선 결과를 미리 알기 위해 굿을 하는 장면.(사진제공=NEW)


‘더킹’에는 현실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대거 등장한다. 극 중 한강식과 박태수는 권력을 이용해 사건을 조작하고 언론에 배포한다. 실제 대통령을 언급하는 건 위험했지만 결과적으로 재치있는 풍자가 돼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대선 결과를 미리 알기 위해 굿을 하는 장면도 여러 번 등장한다. 이는 오방낭, 신천지 등 현재 불거진 비선 실세 최순실 사태와 이어지는 부분이다. 

 

조인성라라라
박태수 역의 조인성.(사진 제공=아이오케이 컴퍼니)

 

>>조인성 “시나리오를 읽고 한 인물이 보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 순간 중요한 결정을 하는 태수처럼 다들 비슷한 과정을 거쳐 인생을 살아가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시나리오에 끌렸어요. 당시만 해도 국정농단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러니 실제 대통령이 등장하고 정치적으로 풍자하는 것이 영화적으로 재미있겠다 생각했죠. 현 시국에 편승하려는 마음도 없고 이렇게 되지 않았다면 영화가 더 신선하게 관객에게 다가갔을 거예요. 결과적으로 신선함은 줄었지만 덕분에 다른 의미가 생긴 것 같아요. 영화가 주는 메시지처럼 관객이 많은 감정을 공유하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2017012201010012919
영화 '더킹' 부장검사 한강식역 배우 정우성.(사진 제공=아티스트 컴퍼니)

 

>>정우성 “영화는 현실에 빗댄 판타지라고 할 수 있어요. 현실을 가져가는 게 영화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 그것을 용기 있게 다루는 한재림 감독님의 패기가 좋았어요. 첫 검사 연기는 만족스러워요. 정의로운 검사도 좋지만 한강식처럼 미워할 만한 대상에 내 의식을 투영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실제 대통령 사진이 들어가서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 자체에서 씁쓸함을 느껴요.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요. 여러 차례 이야기하지만 시국이 이렇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된 것이니 관객이 영화적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 검사들 가운데 낭만적인 건달, 이야기의 풍성함 더해 

 

2017011601010009476
영화 '더킹' 최두일 역 배우 류준열.(사진=양윤모 기자)

극 중 검사의 뒷일을 봐주는 이가 최두일이다. 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각종 더러운 일이 바로 최두일의 몫이다. 박태수와 같은 목포 출신으로 그 역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권력을 쥐려 발버둥친다. 검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의리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료도 버리는 한강식과 달리 최두일은 끝까지 친구 박태수를 믿고 지지한다.

>>류준열 “감독님은 조폭 같지 않은 최두일을 보여주고 싶어 했어요. 오히려 검사가 조폭처럼 보이게 묘사됐죠. 그래서 조폭이지만 때로는 검사 같은 연기를 했어요. 기존 조폭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버리려 노력했죠. 사투리는 실제 어머니가 군산 출신이어서 큰 부담이 없었어요. 오히려 촬영 기간이 드라마 ‘운빨로맨스’와 겹쳐서 어려웠죠. 서울에서 드라마 찍고 부산에 가서 영화를 찍는 일상을 반복했죠. 스케줄 상 어려운 부분이었지만 양쪽에서 배려해줘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 가장 공들인 장면은 관객 눈을 사로잡는 펜트하우스 광란의 파티

 

2017012401010013130
펜트하우스에서 파티를 하는 장면.(사진제공=NEW)

펜트하우스에서 벌어지는 파티는 박태수가 처음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보통 영화 속 은밀한 파티는 지하 속 어두운 공간에서 벌어진다. 하지만 ‘더킹’은 정반대다. 태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펜트하우스로 향하는 것은 권력의 꼭대기로 가는 것을 상징한다. 특히 조인성과 정우성 그리고 배성우가 같이 춤을 추는 부분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너는누구냐조인성
박태수 역의 조인성.(사진 제공=아이오케이 컴퍼니)
>>
조인성
 “펜트하우스 장면이 전반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었어요. 한번에 많은 사람이 등장하고 파티를 풍성하게 하는 깃털도 뿜어져 나왔죠. 이 장면에 대해선 새로움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위에서 펼쳐지는 놀이 공간은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노는지를 보여주죠. 특히 한강식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걸어 나오는 장면, 그건 편집 없이 한번에 촬영을 해야 해서 다들 고생을 많이 했죠.” 

>>정우성 “춤 연습은 재미있었어요. 저는 ‘아수라’ 촬영 스케줄이 있어서 따로 했고 성우랑 인성이가 같이 연습했죠. 셋이서 추는 장면에선 내가 제일 잘한다는 믿음으로 가운데서 열심히 췄어요.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미친 듯이 놀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보여주는 풍자적인 장면이라서 신나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류준열 “검사들과 달리 저는 액션에 집중했어요. 액션 장면이 많아서 연습을 많이 해야 했죠.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영화 마지막에 최두일이 고향 목포로 조직 보스를 찾아가는 부분이에요. 영화적으로나 인물로나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관객에게 임팩트있는 인상을 남겨야 했죠.”


◇ 선배든 후배든, 배우의 삶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

2017012201010012895
영화 '더킹' 부장검사 한강식역 배우 정우성.(사진 제공=아티스트 컴퍼니)

>>정우성 “관객에게 어떻게 보이냐 보다는 기성세대로서 좋은 선배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후배들이 동경할 수 있는 선배로서 이 자리에 계속 있고 싶어요. 좋은 선배의 기준은 저도 몰라요. 그렇게 될 수 있게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어요. 다행히 남들이 말하는 ‘스타병’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나갔어요. 지금도 더 큰 사람이 돼야지 하는 생각은 강하지만 스타가 되려는 마음은 없어요. 앞으로도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요.” 

 

Untitled-14
영화 '더킹' 최두일 역 배우 류준열.(사진=양윤모 기자)

>>조인성 “어느 사회건 똑같아요. 내가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하면 본인이 괴롭죠. 잘 나가는 후배를 볼 때도 단순히 내 것을 빼앗으려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로서 받아들여야 해요. 늘 배운다는 마음으로 본인을 믿어야 배우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각각 다룰 수 있는 이야기 장르가 다르기 때문이죠. 지상파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없는 걸 비지상파에서 다루고, 더 나아가 영화로 오죠. 앞으로도 여려 경로로 저의 작품을 해나갈 거예요.” 


>>류준열 “미래를 생각하고 움직이지 않아요. 일단 재미있는 작품을 찾고 제게 맞는 것이면 주연과 조연 가리지 않고 임하려고 해요. 두 선배님 외에도 송강호, 최민식 선배님과도 작업하고 있어요. 운이 좋았어요. 제가 동경하던 분들과 같이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배우가 될 거예요.”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