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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팬텀싱어, 버티기 그리고 네순도르마! '더데빌' 장승조·고훈정의 못 다한 이야기

입력 2017-02-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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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화이트 고훈정(왼쪽)과 X-블랙 장승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실제로 처음 본 건 아마 음악연습 때였을 거예요. (고)훈정이가 굉장히 활발하잖아요. 노래할 때 특이한 액션도 있고 클래식 용어들을 쓰면서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장난친다고 ‘그건 뭐냐’고 물어봤더니 정말 열심히 설명을 하는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열정도 있고 너무 잘하고….”

장승조의 증언(?)에 “되게 잘 받아주셔서 신나가지고…”라는 고훈정의 쑥스러운 웃음이 돌아온다. 뮤지컬 ‘더데빌’(2월 14~4월 30일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선악을 상징하는 X(엑스)-화이트와 블랙으로 첫 호흡을 맞출 두 사람의 첫 만남은 그랬다.

록뮤지컬 ‘더데빌’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뉴욕 증권가의 블랙먼데이(Black Monday, 1987년 10월 19일 월 스트리트에서 하루 만에 다우존스 공업주 평균이 508포인트, 비율로는 22.6% 폭락한 사건) 배경으로 옮긴 작품이다.

X에는 고훈정과 장승조를 비롯해 임병근·조형균(화이트), 박영수·이충주(블랙)가 트리플캐스팅됐고 존 파우스트는 송용진·정욱진이 연기한다. 파우스트의 아내인 그레첸은 리사·이예은·이하나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JTBC ‘팬텀싱어’ 우승 포르테 디 콰트로! 그렇게 ‘쇼 머스트 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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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화이트 고훈정.(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대극장과 대학로 중소극장을 비교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아요. 전 제 삶을 다 바쳐 대학로에서 작품을 하고 있는데…그런 편견에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왔어요. 대극장은 좋고 대학로는 떨어지는 건가요? 극장 규모로 좋고 나쁘고를 평할 수 있나요?”


새삼 울컥한 고훈정은 “저 자체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대학로에서 뭘 하고 있고 어떤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는지,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어떤지를 보여드리고 싶어” ‘팬텀싱어’에 참가했다.

첫 선곡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대학로 뮤지컬 ‘사의 찬미’, 그 중 최고 넘버 ‘저 바다에 쓴다’였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는 무조건 잘해야 했어요. 저러니까 대극장에 못가고 대학로에서 하지 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그는 매회 최고의 무대로 ‘팬텀싱어’에 참가한 목적에 충실했다. 예선의 ‘저 바다에 쓴다’부터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고훈정·김현수·손태진·이벼리, 이하 포디콰, 가나다 순)가 연달아 선보인 ‘오디세아’(Odissea), ‘노테 스텔라타’(Notte stellata), ‘베틀노래’, ‘아다지오’(Adagio)까지 고훈정은 ‘팬텀싱어’ 방송 내내 이슈의 중심이었다.

뮤지컬 배우 고은성과 함께 한 퀸의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 중학생 카운트 테너 이준환과의 듀엣곡 ‘대니보이’(Danny Boy), 이동신·이준환과 입을 맞춘 ‘루나‘(Luna), 울트라 슈퍼문(고훈정·손태진·이동신·이준환)의 ‘일 리브로 델 아모르’(Il libro dell‘amore), 인기정상(고훈정·박상돈·백인태·유슬기)의 ‘림포시빌레 비베레’(L’impossibile Vivere) 등 어느 하나 주목받지 않은 곡이 없었다.

“제일 힘들었던 곡은 (고)은성이랑 함께 한 ‘쇼 머스트 고 온’이었어요. 컨디션이 너무 안좋을 때였거든요.”


◇아이디어 뱅크 손태진, 음악천재 이준환 그리고 학교후배 이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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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팬텀싱어’에서 우승한 포르테 디 콰트로. 왼쪽부터 손태진, 이벼리, 고훈정, 김현수.(사진제공=JTBC)

 

“시간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2주에 하나씩 곡 하나를 완성해야했죠. 음악을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라 빠른 결정이 제일 중요했어요. 제가 성격도 급한데다 제일 형이다 보니 이거 할까 저렇게 할까를 고민할 시간에 좋은 아이디어를 취합해 일단 해보고 안되면 바로 포기하고 다른 걸 시도하면서 빠르게 정리해 결정하는 데 집중했죠.”

그 과정에서 고훈정의 거침없는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부각되면서 뮤지컬 배우인 그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갔다.

“작품을 만드는 거면 그렇게 안하겠지만 경연이니까요. 그런 모습이 방송에 리더십처럼 나가는 거지 제가 리더는 무슨…(손)태진이가 좋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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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에서 ‘루나’를 열창 중인 이동신(왼쪽부터), 고훈정, 이준환.(사진제공=JTBC)

 

스스로는 손사래를 치는 고훈정의 리더십과 과감함은 카운트 테너 이준환과의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작품이 아닌 경연에서 특화된 목소리를 가진 이준환과의 협업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위험요소였다.

“호불호가 말이 안되는 게 (이)준환이는 카운트테너예요. 경연이다 보니 어울리냐 안어울리냐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잘 얹으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하모니를 낼 수 있죠. 준환이가 있으면 최고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어요. 걔는 진짜 음악을 잘하는 반천재예요. 이해도 빠르고 바로 실행하죠. 소리 내는 건 타고 났어요. 현대무용도 잘하고…새벽에 준환이가 마지막 팀 조합을 카톡으로 보내왔는데 제가 생각한 그대로 였을 정도로 잘 맞았죠.”

아이디어 뱅크 손태진과 음악동지 이준환에 이어 고훈정은 경희대학교 성악과 후배인 이동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같이 노래해서 너무 즐거웠어요. 기회가 된다면 또 같이 노래하고 싶어요. 항상 응원한다, 이동신!”


◇방송연기 3년차 장승조, “평생 연기 가능성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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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블랙 장승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평생 배우로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저 보다 10살 이상 많거나 아버지 세대의 선배님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제 얘기를 하면서 이일을 평생할 수도 있겠다 싶었죠.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에요. 가정을 이룬 가장으로서 배우로서 살아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물론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하루 전에만 대본이 나와도 다행일 정도로 속도전이다. 그 속도전의 해결책은 결국 경험치다.

“방송은 항상 재밌으면서도 어려워요. 초반에는 메카니즘 때문에 많이 혼란스러웠는데 경험치가 쌓이면서 좀 편안해졌어요.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서 적응하느라 힘들었는데 지금은 가장 기본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좀더 좋은 모습들을 보여드릴까, 어느 연기나 그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여전히 다양한 시도를 하고 PD에 따라 작품에 따라 그 적정선을 맞추는 데는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장승조에게 방송은 여전히 어렵다.

“사실 자리 잡는 게 가장 어려워요. 방송이라는 게 지금 당장 TV에 나오고 있어도 끝나면 금방 또 잊혀지니까요. 선배님들도 현장 스태프들도 더 자주 얼굴을 비추고 쉬지 않고 계속 해야한다고 말씀해주시죠. 주어지는 대로 열심히 해야죠.”


◇정교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 중!
 

장승조
SBS 아침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에서 최재영 역으로 분한 장승조.(사진제공=SBS)

“저 때 내 감정은 이랬는데 왜 저렇게 나올까를 모니터하면서 데이터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 데이터들로 표현들을 정교화하고 다음 작품에서는 제가 원하는 그림대로 화면에 나올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촬영현장에서의 반응도 즉각적이어서 따로 묻지 않아도 표정에서,분위기에서 느껴져요. 다들 밝아지면 저도 (현장에) 있기 편해지죠.”


이제 3년차에 접어든 장승조의 표현과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여전하다. 집에서도 일을 놓지 못하던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이에 2011년 뮤지컬 ‘늑대의 유혹’으로 만나 2014년 11월 결혼한 아내 린아(천상지희)를 힘들게 하기도 했단다.

“공연할 때는 집으로 일을 가지고 왔어요. 대본을 펼쳐놓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이제는 좀 바뀌었어요. 일하는 스타일도, 저라는 사람도 좀 편해졌죠.”

최근 배우들 사이에 무대와 매체(TV, 스크린) 등의 경계는 사라져 가고 있다. TV, 드라마에서 맹활약을 하면서도 소속 극단 작품에 출연하는가 하면 무대에서 TV, 스크린으로 진출하는 배우들도 늘고 있다.

이미 매체에 진출한 장승조는 물론 영화, 드라마, 공연 덕후(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식 표현 ‘오덕후’의 줄임말로 어떤 분야에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고훈정에게도 그 경계는 없다.

“차이무의 이성민 선배님을 너무 좋아해요. 무대와 매체를 오가든 어느 한 분야만을 고집하든 저마다의 가치관인 것 같아요. 저는 매체의 위대함을 너무 잘 알고 있고 무대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마블의 ‘어벤져스’, ‘반지의 제왕’ 등은 시리즈당 100번 이상, ‘타짜’도 500번은 넘게 봤을 정도로 본 영화ㄹ르 또 보는 걸 즐기는 고훈정은 스스로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렇게 좋아하고 많이 봐온 스크린에 제가 어떻게 비춰질지, 어떤 연기를 할지 되게 궁금해요. 포졸 3 역할로라도 확인해보고 싶어요. 제가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건 아니니…살면서 한번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생각을 나누고 싶은 어른 이지나 연출, “안아드리고 싶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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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화이트 고훈정(왼쪽)과 X-블랙 장승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고훈정은 ‘곤투모로우’ 리딩공연, ‘아리랑-경성 26년’, ‘잃어버린 얼굴 1895’ 등을 함께 했던 이지나 연출과 ‘더데빌’로 다시 만나면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함께 작업을 할 때마다 스케줄에 치이다 보니 일에만 집중했었는데 이지나 연출님은 인간적인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어른이세요. 저한테는. 연출님 속내를 들어본 적도 없고 제 속내를 비친 적도 없었죠.”

“이번에는 속내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고훈정의 바람에 장승조는 “인간적으로 대화하는 연출님이 별로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쉽지가 않아요. 제가 대화를 많이 하고 잘 따르는 분은 박소영 연출님(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춘기, 키다리 아저씨, 레드북 등)이에요. 이지나 연출님이랑도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요. 가지고 있는 생각을 나누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뭐든 더 잘 할 수 있으니까요.”

고훈정의 말에 장승조는 며칠 전 꿈속에 나온 이지나 연출에 대해 털어놓았다.

“얼마 전 꿈에서 제가 안아드렸어요. 저도 지나쌤(이지나 연출 선생님)이랑 작업을 많이 해본 건 아닌데…‘더데빌’ 첫 연습할 때 말씀하시는 걸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늘 보던 모습인데 오랜만이어선지 너무 귀여우신 거예요. 그 모습을 보면서 혼자 웃었는데 꿈에서 제가 너무 귀여우시다면서 꼭 안아드렸죠.”


◇작품에서 오는 여운, 해소법은 혼술과 모험에 가까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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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과 X-블랙 장승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작품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블랙 메리 포핀스’(2012) 초연할 때였는데 드라마 ‘추적자’를 보면서 엄청 울고 있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누가 톡 건드리기만 해도 울 것 같은 심정이었죠. ‘쓰릴미’(2011~2012)를 할 때는 또 거칠어져서 상남자처럼 굴고 ‘구텐버그’(2013, 2014)할 때는 또 너무 까부니까 와이프가 돌아이 갔다고 했을 정도였어요.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장승조 뿐 아니라 고훈정 역시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현재 공연 중인 ‘어쩌면 해피엔딩’은 물론 ‘팬레터’ ‘더맨인더홀’ ‘비스티’ ‘큐’(Q) 등의 여운에 빠져 거부할 수 없는 감정을 겪곤 했었다.

“했던 작품은 다 힘들었어요. ‘어쩌면 해피엔딩’도 그래요. 올리버(김재범·정문성·정욱진)랑 클레어(전미도·최수진)를 옆에서 보고 있으면 너무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사랑할 것인가, 사람은 사랑해야 살 수 있는 존재인데…억장이 무너지죠. 생각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데다 영향을 받으면 무대에서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거부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잠깐이라도 빠져나올 수 있는 해소점을 찾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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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화이트 고훈정.(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고훈정에게 그 해소점은 혼술이다. 함께 모여 마시면 너무 좋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니 선택한 게 혼술이었다. 공연을 마친 후 늦은 귀갓길 그의 손에는 늘 패트 맥주가 들려 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멀쩡하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목 건강을 위해서는 잠을 잘 자야하는데 그렇다고 약을 쓰고 싶지는 않고…. 물론 술로 해소가 말끔히 되지는 않아요. 숙면을 위해 잊는 거죠.”

장승조의 해소법은 훈련 혹은 모험에 가까운 여행이다. 한창 공연을 할 때는 그 감정의 여운을 즐겼다면 아침 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 최재영 역을 하면서는 유독 힘들어 우을증에 걸릴 지경에 이르렀었다.

“매일 모니터를 하다 보면 나는 저런 사람이 아닌데 왜 저렇게 짜증을 내고 또 누군가를 괴롭히고…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끝나자마자 혼자 제주도 올레길 여행을 떠났어요. 일주일 정도 혼자 걸어 다니면서 많이 털어냈죠.”


◇고훈정의 남자는 서른부터? 장승조의 아니 마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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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화이트 고훈정.(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성악인의 삶을 업으로 삼고 싶지는 않았어요. 더 재밌는 게 있었거든요. 새로운 걸 하는 데 대한 두려움은 별로 없어요. 안될 것 같다고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한테는. 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되면 가면 되잖아요.”

거칠 것 없는 실행력에 고훈정은 스물일곱 적지 않은 나이에 뮤지컬에 데뷔했고 2016년에야 첫 연극에 도전했는가 하면 ‘팬텀싱어’로 방송경연에도 참가했다.

“적절할 때란 없다. 남자는 서른부터니까!”라는 고훈정의 말에 “남자는 마흔부터”라고 외치는 장승조는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마니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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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블랙 장승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어떻게든 도전해서 잘하려고 노력하죠.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실패하면 좌절도 잘해요. 돌아보면서 반성도 하고 방향을 모색하죠. 일 뿐 아니라 여행도 도전하는 게 좋아요.”  

 

강릉에서 해운대까지 도보여행을 하거나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로 횡단을 하거나 남들이 꺼려하는 연출과 일부러 작업을 같이해보기도 한다.


“사람들이 꺼려하는 길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 그 연출님이랑은 하지 말라고 하면 오기가 발동해서 꼭 한번 해보고 싶고 그래요. 막상 또 해보면 너무 잘 맞는 경우도 많았죠. 도전하거나 겪어 보지 않으면 기회 자체가 없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사람은 직접 겪어 봐야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이에 장승조의 도전과 모험은 선배들의 ‘버티라’는 조언으로 힘을 얻곤 한단다.

“누구나 힘들어요. 어떤 위치건 얼마나 경력이 오래됐건 그래도 힘은 들어요. 그런데도 즐기는 선배님들이 계세요. 너무 쉽지 않은 일이어서 버틴다는 자체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고훈정의 힐링 음악 파바로티, 드라마 ‘더 패키지’ 속 장승조의 ‘네순도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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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의 X-화이트 고훈정(왼쪽)과 X-블랙 장승조.(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너무 감사하게도 ‘팬텀싱어’ 출연 이후에 시청자분들이 대학로에 관심을 많이 보여주고 계세요. ‘어쩌면 해피엔딩’의 제임스(고훈정)를 보러 오셔서 올리버와 클레어가 주는 마음의 울림을 가지고 가시면 좋겠어요. ‘더데빌’도 많이 보러 와주시면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공연 보여드릴게요.”

2월에만 ‘어쩌면 해피엔딩’ ‘비스티’ ‘더데빌’까지 세 무대에 동시에 설 고훈정은 여전히 영화, 공연 덕후고 성악을 사랑하는 음악도이자 배우다.

“지금도 달라진 건 없어요. ‘팬텀싱어’의 크로스오버는 대학시절 제가 늘 해왔던 작업이었어요. 생각하시는 것보다 성악을 열심히 했던 적도 있었고 여전히 너무 좋아해요. 지금도 피곤하면 바로 파바로티 음악을 들어요. 클래식은 피로가 풀리는 소리죠.”

방송에 집중하고 있는 장승조 역시 꽃길만은 아니었고 앞으로도 쉽지만은 않을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 선택이었으니 수긍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털어놓기도 했다.

“2017년을 ‘더데빌’로 시작하니 출발이 좋을 거라고 믿어요. 안정적이거나 순탄하기만을 바라는 건 아니에요. 뭔가 힘든 게 분명 또 있겠죠. 하지만 그걸 이겨내면 다음 행보를 위한 다지기가 될 거라고 믿어요.”

장승조는 2017년 4월 방송되는 ‘더 패키지’에서 고훈정의 힐링 음악인 파바로티의 노래를 부른다.

“파바로티의 ‘네순도르마’(Nessun Dorma,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누구도 잠들지 말라)를 불렀어요. 2달 동안 엄청 연습했죠.”

그렇게 그들의 ‘네순도르마’는 차곡차곡 쌓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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