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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 개장 첫날 10만 몰려 … “밤 야경이 더 운치”

입력 2017-05-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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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을 빛나는 서울로 7017<YONHAP NO-3245>
20일 저녁 개장식이 열린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가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에는 그 좁은 공간에 무슨 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반신반의 했었어요. 그런데 직접 와 걸어보니 힐링이 되네요.”

“낮보다 밤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조명까지 더해져 밤의 운치가 참 그럴 듯 합니다.”

주말인 20일 아침 10시에 공식 개장된 서울역 고가 ‘서울로 7017’. 개장 첫날 무려 10만 명 이상이 몰리며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가벼운 초여름 옷차림에 들뜬 표정으로 데이트 나온 연인부터, 나이 지긋한 노부부에 옹기종기 3~4인 가족들까지 수많은 인파가 밑으로 자동차가 오가는 광경을 내려다 보며 고가 위를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

지난 45년 동안 자동차 고가도로로 이용되다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서울로 7017’가 시민 모두에게 힐링 장소로 거듭나는 듯한 모습이었다. 퇴계로와 회현역, 만리동 모두 17곳에 마련된 진입 연결로를 통해 고가도로로 올라선 시민들은 1km에 이르는 고가 길을 천천히 둘러보며 들뜬 마음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공중정원’을 만들겠다던 서울시의 약속대로 이곳 서울로에는 모두 50과 228종, 2만 4085주의 꽃과 나무가 비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각종 화분의 꽃과 나무 앞에 붙은 이름표에 스마트폰을 대고 QR 코드를 찍으면 자세한 설명 화상까지 나타나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을 줬다.

방방놀이터, 공중자연쉼터 등 모두 18곳에 편의시설이 설치되었는데, 아이들과 다니러 온 젊은 부부들은 놀이 체험을 할 수 있는 방방놀이터로 몰렸다. 아이들은 텀블린 등을 즐기며 연신 즐거워 했다.

많은 인파가 몰려 중간중간 지체되는 곳이 많았으나, 대부분 시민들이 힐링을 위해 찾은 만큼 대체로 큰 불만들은 없었다.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해 유모차나 휠체어도 큰 불편없이 올라올 수 있었다.

밤이 되면서 시민들은 ‘서울로 365 패션쇼’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에 ‘눈호강’을 했다. 남녀 기성모델들이 참여하는 패션쇼와 함께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로보카폴리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퍼레이드까지 이어져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0대부터 50대까지 한 데 어우려져 만들어진 ‘코리아 하모니카 오케스트라’는 ‘레미제라블 OST’ 등을 멋들어지게 연주해 서울의 밤 운치를 더욱 더해 주었다. 마치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LED 조명과 화분을 에워싼 원형 띠 조명은 시민들의 힐링을 한껏 도왔다.

하지만 기대 만큼 보완할 점도 적지않게 지적됐다.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아 중간중간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어수선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숲을 만들어 놓았다고는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강한 햇볕을 피할 곳이 풍족해 보이진 않았다. 장미김밥, 목련다방 등 시민들을 위한 간식 코너가 오전 내내 ‘영업 준비중’이라는 안내판만 내걸린 채 문을 열지 않아, 보채는 아이들도 많이 보였다. 도로 자체가 워낙 좁았던 탓에 화분과 일부 나무들이 비치된 곳에는 혼잡이 우려됐다.

안전 문제도 좀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어른 어깨높이의 유리 펜스 외에는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어 추락 사고에 대한 대비가 보완되어야 할 것이란 시민들의 의견이 있었다.

개장 전 부터 논란을 빚었던 ‘슈즈트리’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일부 “창의적 작품”이라는 평도 있었으나, 전체 보행로의 밝은 컨셉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오후 8시 공식 개장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1970년대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던 자동차 전용 고가가 사람만 다니는 보행로로 변화했다”면서 “앞으로 세운상가를 종로에서 남산까지 잇고 세종로를 변화시키고 을지로 지하보도 등을 통해 서울을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신태현 기자 newt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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