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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백혈병치료제 ‘블린사이토’·‘비다자’ 급여 … 美 FDA 신약허가 잇따라

지난 8월 미국서 CAR-T세포치료제 ‘킴리아’, ADC ‘베스폰사’, IDH2억제제 ‘아이드하이파’ 승인

입력 2017-11-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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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백혈병은 방치하면 1년 안에 약 90%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최근 노바티스의 CAR-T세포치료제 ‘킴리아’, 화이자의 항체·약물결합체(ADC) ‘베스폰사’, 세엘진의 경구용 IDH2억제제 ‘아이드하이파’ 등이 개발돼 완치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외제약 Wnt억제제 ‘CWP291’ … 크리스탈 FLT3·BTK 이중저해제 ‘CG026806’ 초기연구서 혁신신약 가능성 확인

지난해 10월부터 암젠코리아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신약 ‘블린사이토’(성분명 블리나투모맙, blinatumomab)가 건강보험이 적용된 데 이어 지난달부터 세엘진코리아의 백혈병치료제 ‘비다자’(아자시티딘, azacitidine)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 1차 치료까지 급여 범위가 확대됐다. 국내외 제약사의 신약개발 열기도 뜨거워 치료예후가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8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급성백혈병신약은 △스위스 노바티스의 키메라항원수용체-T(CAR-T, Chimeric Antigen Receptor T) 세포치료제인 ‘킴리아’(Kymriah, 성분명 티사젠렉루셀, tisagenlecleucel) △미국 화이자의 항체·약물결합체(ADC, Antibody Drug Conjugate) ‘베스폰사’(Besponsa, 이노투주맙 오조가미신, inotuzumab ozogamicin) △미국 세엘진의 경구용 IDH2(isocitrate dehydrogenase-2) 억제제 ‘아이드하이파’(Idhifa, 에나시데닙, enasidenib)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선 JW중외제약이 Wnt저해제 ‘CWP291’, 크리스탈지노믹스가 FLT3(Fms-like tyrosine kinase 3) 및 BTK(Bruton‘s tyrosine kinase) 이중저해제인 ‘CG026806’ 등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First in Class)을 개발 중이다. IDH2, FLT3 유전자변이는 AML을 일으킨다.
 
장준호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급성백혈병은 정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백혈구가 악성세포로 변해 골수에서 증식, 말초혈액으로 퍼져 나와 간·비장·림프선 등에 침범하는 혈액암”이라며 “방치하면 1년 내에 90%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제때 치료받으면 상당수가 완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백혈병은 백혈병세포의 기원에 따라 조혈세포 중 골수구 초기 분화세포의 변이로 발생하는 AML과 림프구 전구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ALL 두 가지로 나뉜다. 김정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급성백혈병 환자 4명 중 3명은 성인 환자로 성인이 소아보다 유병률이 높다”며 “성인 환자에서 AML이 약 65%를 차지해 ALL보다 2배가량 많은 반면 소아에선 ALL이 비교적 흔하다”고 설명했다.

급성백혈병 치료는 혈액·골수 내 백혈병세포를 없애는 관해유도요법과 치료한 후에도 남아 있는 백혈병세포에 의한 재발을 막는 관해후요법으로 이뤄진다. 관해유도요법으로 항암제를 약 4주간(1주기) 투여하면 70~80%의 환자는 치료 목표인 완전관해(CR)에 도달한다. 완전관해는 골수 내 백혈병세포가 5% 미만으로 감소해 말초혈액검사 상 혈액세포 수치가 정상인 상태를 뜻한다. 관해후요법으로 항암제를 3~4주기 더 투여하는 공고요법,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거나 항암제를 고용량 투여하는 강화요법 등을 적용하면 완치율을 40~50%까지 높일 수 있다. ALL은 AML과 달리 중추신경계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 뇌척수액 내로 항암제를 직접 투여한다.

암젠의 블린사이토는 T세포 표면의 CD3 단백질을 백혈병세포 및 미성숙 B세포에서 발현되는 항원 CD19 단백질과 연결함으로써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이들 두 단백질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바이트’(Bite)라는 새로운 기전을 갖고 있다. 필라델피아염색체(Ph) 음성이고, 재발 또는 불응성인 전구 B세포 ALL 환자 189명이 참여한 2상 임상 ‘211연구’에서 43%(81명)이 1차 평가변수인 치료 2주기 내 완전관해 또는 혈액학적완전관해(CRh)에 도달했다. 
필라델피아염색체는 조혈모세포의 9번 염색체 내 ABL 유전자와 22번 염색체 내 BCR 유전자가 합쳐진 변이(BCR-ABL 융합유전자)로 만성골수성백혈병(CML, Chronic Myeloid Leukemia)의 원인이다. 성인 AML 환자의 23%에서도 발견된다.

세엘진의 비다자는 피리미딘 뉴클레오시드유사체 계열의 DNA 메틸전달효소억제제(methyltransferase inhibitor, 저메틸화 제제)로 AML 1차 치료의 급여 기준은 △조혈모세포이식 및 집중항암화학요법을 할 수 없는 성인 원발성 또는 속발성 AML 환자 중 세계보건기구(WHO) 분류 기준 골수아세포(bone marrow blasts) 비율이 20~30% 범위인 경우 △조혈모세포이식 및 집중항암화학요법을 할 수 없는 65세 이상 중 세포유전학적으로 위험이 높은(poor cytogenetics) 원발성·속발성 AML 환자 중 골수아세포가 30%를 초과한 경우다. 골수아세포는 골수 속 미성숙한 세포를 뜻한다. 기존에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plastic Syndromes, MDS), 만성골수단핵구성백혈병(Chronic Myelomonocytic Leukemia, CMML) 1차 치료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비다자는 골수아세포 비율이 30%를 넘고, 새롭게 진단받은 65세 이상 고령·고위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88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AML-001’에서 기존 화학항암제인 시타라빈(cytarabine)을 저용량 투여하거나 보조적치료제를 투여한 대조군과 비교해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 세포유전학적 고위험 환자군을 하위분석한 결과 비다자 투여군(85명)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6.4개월로 대조군(85명)의 3.2개월에 비해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체 비다자 투여군(241명)의 OS 중앙값은 10.4개월로 대조군(247명)의 6.5개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비다자의 급여 확대로 이 약과 같은 피리미딘유사체 성분의 DNA메틸전달효소억제제 한국얀센의 ‘다코젠’(데시타빈, decitabine) 중에서 하나를 1차 치료제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다코젠은 2013년 12월부터 관해유도요법(고강도 항암치료)을 시행할 수 없는 65세 이상 원발성 또는 속발성 AML 환자 중 골수아세포 비율이 20%이상인 경우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비다자는 고용량 투여하면 DNA 메틸화를 억제할 뿐아니라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 효과가 있다. 다코젠은 1주기로 5일간 투여해 비다자(7일)보다 투여 편의성이 앞선다.
 
노바티스의 킴리아는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채취한 T세포를 분리해 이것이 종양이 발생한 B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 단백질인 CD19를 인지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를 발현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다음 환자에 다시 주입한다. 체내에서 자체 증식해 1회 투여로 장기간 효과가 지속돼 ‘연쇄살인마(Serial killer)’, ‘살아있는 약물(Living drug)’로 불린다.

킴리아는 치료경험이 있는 3~25세의 재발성 및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백혈병 환자 총 88명이 참여한 2상 임상 ‘ELIANA’(또는 B2202)를 중간 평가한 결과 투여 환자의 82.5%(63명 중 52명)가 완전관해(CR, 63.5%) 또는 불완전한 혈액학적 복구를 동반한 완전관해(CRi, complete remission with incomplete blood count recovery, 19%)에 도달했다. 치료반응을 보인 52명의 환자는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이 관찰되지 않아 재발위험이 낮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들 환자의 1년생존율은 79%이었으며, 64%는 치료 12개월 후에도 재발 없이 생존해 있었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이는 블린사이토가 CR과 CRi를 포함한 객관적반응률(ORR)이 약 39%, 1년생존율이 약 40%인 것보다 배가량 높은 수치다.

화이자의 베스폰사는 B세포 전구체 ALL 환자의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항원인 CD22 단백질을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와 세포독성항암제인 칼리키아미신(calicheamicin) 성분이 조합돼 표적치료제의 장점과 화학항암제의 강력한 암세포 사멸효과를 동시에 지닌다. B세포와 CD22 항원이 결합해 암세포 내부로 침투한 다음 칼리키아미신을 방출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다. 치료경험이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B세포 전구체 ALL 환자 326명을 대상으로 한 ‘INO-VATE’ 3상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베스폰사 투여군은 35.8%가 평균 8개월간 완전관해를 보인 반면 기존 항암제 투여군은 17.4%가 평균 4.9개월 동안 완전관해를 보이는 데 그쳤다.

세엘진의 아이드하이파는 세계 최초의 경구용 IDH2억제제로 암세포 성장 촉진에 관여하는 IDH2효소를 차단한다. 애보트의 동반진단기기 ‘리얼타임(RealTime) IDH2 Assy’를 통해 IDH2 유전자변이가 확인된 재발 또는 불응성 AML 성인 환자 199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치료한 결과 환자의 19%는 8.2개월(중앙값) 동안 완전관해가 유지됐으며, 4%는 9.6개월간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완전관해(CRh)가 지속됐다. 연구시작 당시 전혈 또는 혈소판 수혈을 받아야 했던 157명 가운데 34%가 약물치료 후 수혈이 불필요한 단계로 회복됐다.

중외제약의 CWP291은 세계 최초로 ‘Wnt’라는 신호전달경로를 차단, 암 재발과 전이의 원인인 암줄기세포를 사멸한다. 재발성 및 난치성 AML 환자 69명을 대상으로 한 1a상 임상에서 단일요법의 임상투약 가능 최대 용량, 완전·부분관해 효능 등이 입증됐다. 중외제약은 지난 8월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1b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미국 FDA에 제출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FLT3·BTK억제제 CG026806은 지난해 6월 캐나다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에 총 3490억원(초기기술료 및 계약금 약 35억원 포함)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전임상 결과 FLT3 유전자의 일부 염기서열이 중복된 돌연변이(ITD, internal tamdem duplication)가 있는 AML 치료 가능성이 확인됐다. AML 환자의 약 30%에서 FLT3 유전자변이가 관찰되는데 이들 환자는 FLT3 변이가 없는 환자에 비해 치료 예후가 나쁘다. CG026806은 외투세포림프종(MCL, Mantle cell lymphoma),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Chronic lymphocytic leukemia)의 원인인 BTK 유전자변이를 타깃으로 작용해 개발에 성공하면 다양한 혈액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TK억제제로는 한국얀센의 ‘임브루비카’(이브루티닙, ibrutinib)가 출시돼 있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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