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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美증시 호조 vs 中증시 하락세…판세 미국에 기울었나

中, 600억달러 美제품에 보복관세 발표에도 美증시 상승세
中증시 하락세·위안화 가치 1년3개월만에 최저치
美 기업실적·경기 호조…中 경제성장 둔화 우려
中 지도부 비밀회의 개막…‘무역전쟁 발발 책임론’ 왕후닝 거취 불분명

입력 2018-08-05 11:43 | 신문게재 2018-08-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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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SE OPENING BELL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UPI=연합)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이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겠다는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끌어올리며 압박한 것에 맞서 선택한 카드다. 외견상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정면대결 양상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판세가 미국으로 기울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가 한층 고조됐음에도 미국 증시는 별다른 반응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국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3일 뉴욕증시에서 S&P 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13포인트(0.46%) 오른 2840.35에 마감하며 1월 26일 기록한 연고점 2872.87에 근접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33포인트, 다우지수는 136.42포인트 각각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반면 3일 중국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0% 하락한 2740.44에 거래를 마쳤다. 선전지수도 2.03%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2일 종가기준으로 중국 증시는 시가총액 6조900억달러를 기록해 일본 증시(6조1600억달러·2위)에 밀려 세계 3위로 내려앉았다. 미국 증시가 부동의 1위(31조달러)다.

중국은 경제 성장 둔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여기에 무역전쟁의 충격까지 받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17% 하락했고, 위안화 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3일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 중국의 자본유출과 주가하락세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일 위안화 선물환 거래시 20%의 증거금을 예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위안화를 팔고 달러화를 살 때 거래 금액의 20%를 인민은행에 예치하도록 한 것이다.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이 같은 조치를 ‘차이나쇼크’ 직후인 지난 2015년 9월에도 도입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중국 경제가 이처럼 흔들리는 모습이지만 미국은 기업실적과 경기가 모두 견조하다.

이런 가운데 4일 개막한 중국 지도부의 비밀회의에는 무역전쟁 발발의 책임론이 일고 있는 시진핑의 책사 왕후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의 퇴진론에 무게가 실렸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천시(陳希) 중앙조직부장은 전날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위임을 받아 베이다이허에서 각계 전문가 62명이 참여한 좌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했다.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이날 좌담회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왕후닝 상무위원은 시진핑 1인체제를 확립시킨 최대 공신의 한명이지만, 미국과의 무역전쟁 발발이 중국의 과도한 우월주의적 대외선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함께 시진핑 개인숭배를 부추겨 당 원로들과 일반인의 반감을 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활동에 대한 보도도 한달 가량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일부 홍콩매체들은 그의 퇴진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어 그의 직위에 이상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대응 방안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지도부 리더십 문제 등이 핵심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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