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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뮤지컬 ‘루드윅’ 마리 김소향 “모두 안된다 해도, 절망 속에서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

‘인터뷰’ ‘스모크’ 등의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가의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
루드윅 김주호·정의욱·이주광, 청년 김현진·박준휘·강찬, 마리 김소향·김려원·김지유 출연, 강수영 피아니스트 역으로 본격 연기 도전
베토벤 ‘비창‘에 이어지는 ‘내가 걸어온 길’ 추천 넘버

입력 2018-1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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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포토] 뮤지컬배우  김소향 인터뷰16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리는 베토벤이, 청년 루드윅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다시 삶에 대한 의미를 각인시키는 인물이에요. 새 희망을 다시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캐릭터요. 러브라인은 아예 없어요. 무조건 ‘힘내’ 식으로 희망을 말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강하게 다그치며 각성시키죠.


27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2018년 1월 27일까지 JTN아트홀 1관, 이하 루드윅)의 마리에 대해 김소향은 이렇게 소개했다.
 

루드윅
뮤지컬 ‘루드뒥: 베토벤 더 피아노’(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악성’이자 천재 음악가로서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이 아니라 고뇌하는 인간 루드윅에 집중하는 뮤지컬 ‘루드윅’은 김소향의 표현을 빌자면 ‘인터뷰’ ‘스모크’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의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가가 다시 호흡을 맞춘 ‘쓰리(3) 콤비작’이다. 


“베토벤은 진짜 열정이 넘치는데 너무 제약이 많아서 슬픈 사람 같아요. 사회적 제약 뿐 아니라 가족, 신체의 문제, 연인…너무 외로운 남자예요. 그래서 마리로서 쓴소리를 하면서도 가슴이 아파요. 그를 너무 이해하는데도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어서.” 

 

루드윅 역에 김주호·정의욱·이주광, 청년 역에 김현진·박준휘·강찬이 캐스팅됐고 마리는 김소향을 비롯해 김려원·김지유가 연기한다.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저희가 ‘루드윅’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어요. 극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베토벤의 굉장히 많은 면들 중 열정이 고뇌가 되고 고통이 되고 집착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한 인간의 열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고통과 상처가 어떻게 화해로 승화되는지의 이야기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에요.”

그리곤 “천재 베토벤 아닌 인간 루드윅의 모습, 피아니스트일 때와 작곡가 베토벤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레이디 마리에서 신여성으로 “모두 안된다고 해도 제 길을 갈 수 있는!”

[브릿지포토] 뮤지컬배우  김소향 인터뷰15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처음엔 숙녀 ‘레이디 마리’예요. 그후 15년이 흘러 만난 마리는 ‘신여성’이죠. 저(마리)는 오롯이 베토벤만 만나요. 베토벤의 또 다른 인격도 아니고 독립적인 실체지만 허구의 인물이기도 하죠.”

김소향은 마리에 대해 ‘신여성’이라고 표현했다. 연약하고 덜 성숙한 ‘레이디’ 시절에도 깨어있는 여자였던 마리는 15년 동안 보다 성숙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루드윅 앞에 선다.

“당시 유럽 여자들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해요. 투표권을 갖기 전이었고 여자가 대학을 가는 것조차 힘든 일이던 시대였죠. 사회적으로 속박되고 억눌리던 시대에 마리는 깨어있던 여자예요.”
 

루드윅 2차_ 06 김소향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김소향의 말처럼 “어릴 때도 그런 면 있었지만 15년 뒤 루드윅을 만났을 때는 뺨을 후려갈길 수 있을 정도인, 신체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베토벤에게 한방을 날릴 수 있는 그런 여자” 마리는 그 대단하다는 ‘악성’ 베토벤과 치열하게 논쟁하기도 한다.

김소향은 “논쟁의 소재는 그의 잘못된 가치관에 대한 것”이라며 “마리는 열려 있지만 윤리, 도덕, 가족 등이 먼저인 사람이다. 루드윅이 조카 카를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키우는 데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여성은 법적으로 아무 권리도 없었어요. 카를에 대한 책임과 권리 모두를 베토벤이 가지고 있었죠. 게다가 마리는 카를과 아무 관계도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부당함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인물이죠.”

마리는 관객들을 이야기로 끌어들이고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인물로 김소향은 “모두가 안된다고 말할 때 혼자 제 길을 걷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무대 작품 속 여자들은 누군가의 아내, 연인 등이 많았고 주체적이지 않았어요. 그런 면에서 마리는 좀 다른 캐릭터예요. 굉장히 주체적이고 가치관이 확고하죠. 그 가치관을 주장하고 펼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인물이에요.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생각하고 꿈꾸는 바를 쟁취하려고 도전하는 인물이거든요.”


◇전혀 다른 마리와 청년들 “저랑 김주호·박준휘가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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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또 다른 마리 역의 김려원(왼쪽)과 김지유(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굉장한 경력을 가졌고 많은 경험을 한 루드윅들(김주호·정의욱·이주광)에서 나오는 깊이가 너무 아름다워요. 청년 역의 젊은 신예들(김현진·박준휘)은 또 반짝거리죠. 저희(김소향·김려원·김지유, 언더스터디 임남정)는 또 저희대로 밝기도, 당당하기도 한 마리를 표현하고 있죠.”

김소향은 조화를 이루는 캐스팅이 “최고”라며 전혀 다른 마리와 청년 루드윅에 대해 털어놓았다.

“(김)려원이는 정말 씩씩하고 당차요. 레이디 마리로서 꿈을 가진 모습이나 희망으로 가득 찬 마음이 너무너무 사랑스럽죠. (김)지유는 당시의 ‘여자가 어떻게 그런 꿈을 꿔’라는 데 적합한 마리예요. 너무 연약해 보이지만 15년 뒤 신여성으로 등장할 때는 놀라실 거예요.”

김지유에게 ‘루드윅’ 오디션을 권유한 이는 김소향이었다. 그는 “그 친구(김지유) 안의 터프함이 너무 잘 어울 것 같았다”며 “처음엔 스스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하더니 지금은 너무 잘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브릿지포토] 뮤지컬배우  김소향 인터뷰5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신체적으로 아프기도 했었고 미국 유학도 갔고…실전들이 많았어요. 그걸 겪은 사람이라서 표현되는 나름의 씩씩한 면이 있어요. 후배들 뿐 아니라 오빠들한테도 할 말은 하는 면이 있죠. 세 마리는 물론 언더스터디 (임)남정 배우까지 다 다른 매력이 있어요.”

 

이어 김소향은 젊은 루드윅과 베토벤의 조카 카를을 연기할 ‘청년’ 역의 김현진, 박준휘의 전혀 다른 매력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처음 대본 수정 과정을 거칠 때부터 느꼈지만 김현진 배우는 굉장히 스마트해요. 추정화 연출님은 자사고(자율형사립고등학교) 출신이라 그렇다는데 진짜 똑똑한 배우예요. 조용조용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죠.”

이어 박준휘에 대해서는 “강성”이라며 “긁히는 듯한 목소리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정도로 좋다. 날 것 그대로의 아름다움”이라고 말을 보탰다.

“안맞으면 뭔가 정리가 안된, 뒤죽박죽으로 보일 수도 있어요. 소리 뿐 아니라 감정도 실제로 배우 본인이 안느껴지면 거짓이 돼버리는 그런 표현이죠. 그게 느껴지면 울컥해져요. 극 중에 저를 보고 ‘난 당신을 몰라요’하는 대사가 있는데 눈물이 엄청 나서 제대로 못한 적도 있어요. 계산되지 않은 감성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이어 “완전 정반대의 청년일 것”이라는 김소향은 “(김)현진이는 똑똑하게 계산돼 있어서 무너지지 않을 배우라면 (박)준휘는 무너질 수 있는 배우지만 감성이 확 치고 오르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랑 준휘랑 (김)주호 오빠가 비슷해요. 되게 본능적이고 감정의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진짜 빠르죠. 셋의 무대 합이 좋다면 엄청난 감정을 느끼시게 될 거예요.”


◇꿈과 열정 추정화 연출, 베토벤 선율에서 이어지는 허수현 표 넘버, ‘피아니스트’ 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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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추정화 연출(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추정화 연출님은 작품에서 늘 꿈과 열정에 대해 얘기해요. 실패해도 어떻게 또다시 열정을 불태우고 다시 한번 꿈꾸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추정화 연출과 김소향의 인연은 2003년 공연됐던 뮤지컬 ‘페임’까지 거슬러 오른다. 당시 배우였던 추정화와 스물한살의 김소향은 각각 세리나 캣츠와 카르멘 디아즈로 호흡을 맞추며 서로에게 열광(?)했다. 김소향은 “(이상의 삶과 시를 바탕으로 한 )‘스모크’도 그랬고 ‘루드윅’도 그렇다”며 “그래서 (추정화) 언니 작품이 너무 좋다. 예술가 얘기에서 희망을 찾는, 언니의 그 바른 가치관이, 정신이 너무 좋다”고 털어놓았다.

“허수현 작곡가님 곡은 팝적인데 드라마틱하고 굉장히 높아요. 이번엔 팝과 클래식의 조화가  또 전혀 다를 거예요. 작곡가님이 만날 베토벤 얘기를 하면서 ‘내 선배가 쓰신 거니 잘 해야 한다’고 고심을 진짜 많이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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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피아니스트 강수영(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그리곤 “베토벤 음악 위에 멜로디를 얹는 게 아니다. 베토벤의 음악이 흐르다 허수현 작곡가님의 곡이 이어지게끔 구성됐다”며 “가능할까 싶었는데 그걸 가능하게 하는 작곡가”라고 덧붙였다. 

 

“추정화 연출님이 노래당 최소 3번씩은 리젝트(Reject)를 하신 것 같아요 노! 노! 다시! 다시! 두분이 그만큼 많이 애쓰시는 것 같아요. 잠을 거의 못주무셔서 작곡가님 다크서클이 가슴까지 내려왔어요.”

넘버를 꾸릴 때는 물론 피아노 악보를 마무리 중인 최근까지도 “허수현 작곡가님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한 김소향은 “강수영 피아니스트의 활약을 기대하시라”고 귀띔했다. ‘인터뷰’ ‘머더 포투’ 등에서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올랐던 강수영은 이번 ‘루드윅’에서는 ‘피아니스트’라는 역할로 본격 연기에 도전한다.

“무대 한번 하고 나면 손가락이 아플 것 같을 정도로 엄청나게 피아노를 연주해요. 아마도 센세이션을 일으킬 거예요. ‘루드윅’ 사람들은 다들 너무 아름다워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너무 멋져요.”

그리곤 “쓰리 콤비작(추정화 연출·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가)은 쉬울 수가 없다. 바닥과 천장 치기를 반복하는, 쉬운 게 불가능한 작품들”이라고 말을 보탰다.

“도대체가 저희를 분장실로 들여보내질 않아요. ‘스모크’도 그랬고 ‘루드윅’의 우리 루드윅들은 불쌍할 정도예요. 물 먹을 시간도 없이 잠깐도 못들어가고 무대에 있어야 하거든요. 사실 ‘루드윅’은 못할 환경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를 비롯한 배우들은 쓰리 콤비를 믿고 들어왔어요.”

“저희가 믿는 만큼 그들도 저희를 믿어주신다”는 김소향의 전언처럼 ‘루드윅’ 준비 과정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새벽까지 전화통화를 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서로 삐치기도 하고 짜증도 내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저희는 너무 좋은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해요.”


◇‘나’를 떠올리며 많이 울게 되는 ‘루드윅’ “그렇지만 무너지지 않아요!”

[브릿지포토] 뮤지컬배우  김소향 인터뷰14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리도, 루드윅도 너무 많은 부분이 저와 맞닿아 있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알아주지 않으니 계속 바닥을 헤엄치는 느낌이 들 때가 많거든요. 실제로 베토벤은 귀가 안들리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저희는 듣고 있는데도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 제대로 연기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을 때가 있어요. 정말 정확하게 그들과 맞닿아 있죠.”

이렇게 전한 김소향은 자신이 겪었던 수많은 아픔과 기쁨, 고통 등을 떠올렸다며 “살면서 느끼는 고통, 기쁨 등을 두세배 더 크게 느끼는 사람들이 배우 같다”고 덧붙였다. 

 

루드윅 메인포스터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저도 몸이 아팠던 경험이 있어요. 배우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경험했죠. 그래서 베토벤처럼 더 이상 신체적으로 뭘 할 수 없을 때의 느낌을 정확하게 알아요. 그래서 많이 공감되고, 원래 잘 울기도 하지만 더 울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고난, 배우로서의 고뇌 등을 체험하면서 단단해진 김소향은 전작 ‘스모크’의 홍 그리고 ‘루드윅’ 마리가 전하고자 하는 밝음과 희망의 힘을 믿고 있다.

“스스로에게 밝음이 있다고 믿어요. 아파서 배우를 못할 위기도 있었고 미국 오디션에서 몇십번씩 떨어질 때는 배우로서 재능이 진짜 없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죠. 그래서 늘 감사해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들을 겪으면서 지금에 감사하는 마음이 커져가거든요. 웬만한 걸로는 흔들리지 않아요.”

그리곤 “어떤 나쁜 일이 있어도, 나는 이런 일로 죽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무너지지만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감당할 수 없를 것 같은 절망과 고통 속에서 건져 올린 희망의 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래서 웃음과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어요. ‘루드윅’을 통해 가장 고통스러울 때 허허 웃을 수 있는 힘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 꿈이 지금 당장 이뤄지지 않더라도…” 베토벤 ‘비창’에서 연결되는 ‘내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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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리는 ‘내가 이 꿈을 지금 당장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후 누군가 그걸 토대로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김소향은 그런 마리에게서 2011년, 데뷔 10년만에 모두가 말리는 미국 유학길(뉴욕필름아카데미)에 오르던 때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때의 꿈과 열정, 브로드웨이에서의 경험과 희로애락은 고스란히 ‘루드윅’ 마리에 녹아들었다.

“모두가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렇게 가서 겨우 씨 하나를 뿌리고 왔을 뿐이에요. 마리가 그렇듯 저도 그런 게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무언가를 크게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도 나로 인해 누군가 용기를 내 갈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가 갈 것이고…그렇게 한국 배우들 위상이 언젠가는 엄청나게 펼쳐질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브릿지포토] 뮤지컬배우  김소향 인터뷰4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마리 역의 김소향(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에 김소향은 추천 넘버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8번 C단조 ‘비창‘(Sonate fur Klavier No. 8 ‘Pathetique’ Op. 13)에서 이어지는 ‘내가 걸어온 길’을 꼽았다. 


“제(마리)가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예요. 아름다운 ‘비창’과 연결돼 너무 슬픈 멜로디를 담담하게 부르게 구성된 넘버죠. ‘내가 꾼 꿈이 이뤄져 영원하기를’이라는 가사가 너무 마음에 와닿아요. 내가 꾸는 꿈이 나로 인해 이뤄지지 않아도 누군가로 인해 이뤄져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예술이건 과학이건 인문학이건 모든 것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게 배우정신인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추구하는 삶이기도 해요.

 

그리곤 “한국 공연계에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배우들 진짜 잘한다는 소문을 조금이라도 내고 오면 좋겠다. 유명해지는 것 말고 진짜 예술가로”라며 꿈에 대해 털어놓았다.


“제 꿈은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는 그 자체가 아니에요. ‘브로드웨이 42번가’(42nd Street), ‘회전목마’(Carousel),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 등과 시대극들 등 동양인이 하지 않았던 작품으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 ‘시스터액트’도 동양인 배우가 한번도 한적이 없다고 하지만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아시아 투어였기 때문이에요. 미국 내 내셔널투어였으면 절대 안뽑혔을 거예요. 제가 더 발전하고 노력하고 도전해야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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