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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당신만 싸우는 줄 알지?”…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의 반문

서울시 산하의 7개 예술단체 단원들이 총출동한 세종문화회관 최초의 통합 브랜딩 공연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김광보 총연출, 고연옥 작가, 나인실 음악감독, 정혜진 총안무, 강신구, 허도영, 박성훈, 유미, 최나라, 주성중, 이지연 등 출연

입력 2019-09-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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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O극장앞독립군 프레스콜 (19)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당신만 싸우는 줄 알지?” “남자들만 싸우는 줄 알지?” “아버지만 싸우는 줄 아시죠?”

서울시 산하의 7개 예술단체(서울시극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국악관현악·청소년국안단, 서울시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총출동한 세종문화회관 최초의 통합 브랜딩 공연인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9월 20, 21일 세종문화관 대극장) 등장인물들은 번갈아가며 반복해서 반문한다.

‘극장 앞 독립군’은 봉오동전투, 청산리대첩 등 항일 무장투쟁을 진두지휘했던 홍범도(강신구) 장군이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문지기로 살았던 말년의 삶을 조명한다.    

 

SHAO극장앞독립군 프레스콜 (6)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독일과의 전쟁으로 일본의 지원이 절실해진 소련 정부가 그들(일본)에겐 불편한 존재일 한국인들의 고려극장 폐관을 결정하면서 마지막 공연인 ‘날으는 홍장군’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따른다. ‘날으는 홍장군’은 스스로를 ‘버들강아지작가’라 소개하는 청년 극작가 박한춘(허도영)이 72세의 홍범도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린 극 중 극이다.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극장 앞 독립군’ 프레스콜에서 서울시극단장인 김광보 총연출은 “영웅적 서사를 얘기하고자 한 건 아니다. 평범한 사람에서 포수가 되고 독립운동가가 되는 과정을 추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의 수위로 일하다 마지막 생을 마감했다는 얘기를 듣고 극장이라는 공간을 생각했습니다. (극 중 대사에서 있듯) 홍범도 장군이 ‘매일 그 앞을 지나갔을’ 그때의 고려극장과 현재의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 배우들의 접점을 찾아갔죠.” 

 

SHAO극장앞독립군 프레스콜 (16)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고연옥 작가 역시 “그 시대 항일 독립운동 전선에 계셨던 분들은 영웅적이고 대단한 분들이 아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며 “이 시대에도 보통사람들이 독립군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을 보탰다.

“당신만 싸우는 줄 알지?” 싸움에 대한 다양한 인물들의 반문은 고려극장의 연출가 연태용(박성훈)과 그의 아내이자 극장장 최보경(유미)의 갈등과도 일맥상통한다. 예술을 우선하는 연태용은 현실적인 문제들로 잔소리를 해대는 최보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일쑤다. 최보경 또한 예술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극장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꿈에 젖어 사는 남편을 원망하곤 한다.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두 사람의 진심을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최보경에 연태용에게 “당신만 예술하는 줄 알았지?”라고 반문하는 듯하기도 하다.  

 

SHAO극장앞독립군 프레스콜 (35)_예술단 전체사진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그렇게 ‘극장 앞 독립군’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싸움과 고려극장 연출가·극장장를 비롯한 배우들이 벌이는 예술에 대한 갈등에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이 매일 행(行)하는 저마다의 싸움을 빗댄다. 이에 대해 고연옥 작가는 “평범한 우리도 각자 싸우고 있다는 의미”라고 표현했다.

“홍범도 장군 이야기이면서 고려극장 배우들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규모면에서는 고려극장 보다 크지만 세종문화회관과 그 앞을 지나다니는, 과거의 홍범도처럼 평범한 사람들로까지 확장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작품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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