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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연금’보다 ‘근육’이 100세 준비에 더 중요할 수 있다

입력 2019-12-03 07:00 | 신문게재 2019-12-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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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한국은 노인자살률 1위 나라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이 10만 명 당 60명을 넘어 OECD 평균 자살률(12명)에 비해 5배나 높다. 노인의 3분의 1 이상이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경제적 여유가 없이 살아가는 독거노인이 늘고 있는 것도 큰 이유지만, 건강에 자신감을 잃으면서 나타나는 2차적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젊었을 때부터 ‘노년의 몸’을 제대로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근감소증, 낙상(落傷) 등 고령화의 대표적인 ‘신체적 부실’에 미리 대비하면, 은퇴 후 말년에 타는 ‘연금’보다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건강해야 연금도 제대로 써 먹을 수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 근력강화 운동으로 10년 젊어진 일본

일본에서 ‘근육박사’로 불리는 김헌경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의 연구부장은 최신작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는 책에서 “운동(運動)이란 운(運)을 바꾸는 움직임(動)”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현재 당신의 몸은 지금까지 살아온 30년, 40년, 50년 동안 당신이 유지한 생활습관의 결과물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젊을 때부터 노화에 대비한 근육 훈련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잘못된 습관을 바꾸고, 꾸준히 근육을 유지하면, 건강도 회복되고 돈 되는 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근력강화 운동 붐이 일었는데, 현재 75~79세 근력과 보행속도가 10년 전의 65~69세와 거의 비슷해 졌다는 연구보고가 나올 정도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근육 운동으로 일본은 10년이나 젊어진 셈이다.

 

노년 건강 4

 

◇ 5대 노년 증후군 원인은 근육 감소

낙상, 요실금, 보행 장애, 근 감소증, 허약 등을 흔히 고령자들의 5대 노년 증후군이라고 칭한다. 이들 ‘질환’의 대부분은 근육 부실 때문이다. 노년 증후군의 직접적인 원인이 바로 ‘노화로 인한 근(육)감소’다. 김헌경 박사는 “근력이 줄면 낙상 위험이 4.4배나 증가하고, 보행기능 장애 위험은 5배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전한다. 요실금 발생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고 말한다. 근력이 1kg 저하되면 요실금 발생률이 남자는 3%, 여자는 8%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에서도 건강한 장수마을로 소문 난 사이타마현에서는 세 가지 장수 비결이 주목을 끌었다. 첫째, 이곳 주민들은 반려견과 자주 산책한다. 둘째, 운동을 일상으로 즐긴다. 마지막은 자전거를 많이 탄다. 모두 평소 자주 사용 않는 근육을 키운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 일상 생활 속에서 근력 운동 필수

나이가 들수록 몸을 움직이는 게 귀찮아진다. 하지만 근력을 키우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 특히 일상 생활 속에서 근육 감소를 막는 ‘사소한’ 노력이 긴요하다. 버스를 기다릴 때 손가락을 깍지 끼고 악력 운동을 한다거나, 자리에 앉으면 무릎 사이에 두꺼운 수건을 끼워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고, TV를 보다가 광고가 나오면 무릎을 쭉 펴는 것 만으로도 근육을 강화시키고 피로 회복을 돕는다고 김헌경 박사는 말한다.

갈을 걷다가 경사길이 나오면 대부분 천천히 걷는데, 이 때는 오히려 빨리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종아리 근육이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종아리 근육은 몸이 앞으로 넘어지지 않게 지지해주고 걸음걸이에도 힘이 생기게 돕는다. 김 박사는 설거지나 양치질 같은 사소한 일을 할 때도 무릎을 약간 구부려 엉거주춤한 자세를 잠시 유지하는 것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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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심장’ 종아리 근육 키워야

대체로 고령자 낙상의 60%는 걷다가 생긴다고 한다. 그 중 40%가 그냥 ‘평지’에서 발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다. 종아리 앞쪽 정강이 주위의 전경골근은 발 걸림과 관련한 근육으로, 보행 시 발끝을 위로 잡아당기는 역할을 해 쉽게 넘어지지 않게 해 준다.

장요근은 걷거나 달릴 때 허벅지를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걸을 때 다리가 높이 올라가지 않고, 보폭이 좁아지고 중심이 낮아져 보행속도가 늦어지고 발에 걸려 넘어질 가능성 높아진다. 허벅지 앞부분에 위치한 대퇴사두근은 나이 들면서 근감소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다. 다리를 펴거나 구부리는 역할을 해, 앉았다가 일어서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넘어지려 할 때 몸을 지탱해 준다.

하퇴삼두근은 흔히 말하는 종아리 근육이다. 하체에 몰린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역할을 해 ‘제2의 심장’으로도 불린다. 발로 지면을 밀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근육이 약해지면 보행장애는 물론 심장과 혈액순환에도 나쁜 영향이 온다. 우리 몸의 중심인 엉덩이 근육 ‘둔근’은 골반을 바로잡는데 절대적이다. 바른 걸음걸이를 만들려면 내전근도 키워야 한다. 이것이 약해지면 ‘쩍벌’ 자세와 팔자걸음이 나온다. 배뇨 장애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 운동 병행하며 단백질 섭취량 늘려야

노년기 대비 근육강화운동은 크게 세 가지 원칙을 따르면 된다. 우선, 맨 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택한다. 둘째, 아주 가벼운 단계부터 시작해 조금씩 힘든 정도로 진행하되, 힘들면 멈춘다. 셋째, 근력강화 운동과 걷기 운동을 꼭 병행한다.

김헌경 박사는 특히 “눕는 것은 허약과의 타협”이라며 경계한다. 그는 간단한 체조 같은, 아주 낮은 강도의 활동도 허약을 막아준다고 말한다. 근육 운동을 병행하면서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면 근육량이 1~2kg 정도 늘어 보행속도도 빨라지고 허약체질도 개선된다고 자신한다. 의자에 앉아 양발 들어 무릎 펴기나 양 무릎 가슴쪽으로 당겨 올리기, 무릎 펴고 다리 교차하기, 발 뒤꿈치 올리고 무릎 굽히기, 가벼운 스쿼드 등을 권한다.

김 박사는 근감소량이 줄어드는 속도는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근감소증을 막으려면, 하체 근육을 집중 단련하면서 단백질 식품을 매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의자에 앉아 무릎과 팔꿈치 교차 터치하기, 한쪽 다리 올려 무릎 펴기, 다리 들어올려 무릎 열고 닫기,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고 내리기, 두 다리 들어 가슴 쪽으로 당기기 등의 운동을 권한다.

낙상을 두려워 하면 걷기를 꺼리게 되고 몸은 더 쇠약해 진다. 계단 손잡이 부착이나 전선 정리 등 집 안 환경부터 개선하면,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훈련법을 병행하면 효과가 있다. 의자에 앉아 발 끝 들고 내리기, 한쪽 다리 들어 무릎 펴기, 한쪽 무릎 들어 올리기, 무릎 모아 발목 버리고 모으기, 의자 놓고 발뒤꿈치 들었다 내리기, 한쪽 다리로 체중 이동하기, 한발로 서기 등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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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전신 근력 강화 운동법

  

1. 발뒤꿈치 들어 올렸다 내리기 - 하퇴삼두근을 사용해 종아리 부위를 단련하는 훈련으로, 가능한 높이 올려 2~3초 동안 정지 후 내리기를 6~10회 반복. 

 

2. 한쪽 다리 들어 올려 발목 터치하기 - 장요근을 사용해 고관절 심부를 단련. 발목 터치 동작을 4회 반복한 후 다리 바꿔가며 반복해 총 2~3 세트 실시. 

 

3. 가상의 공 들어 올리기 - 양 발을 어깨너비보다 넓게 벌린 후 양 손으로 큰 공을 들어올리는 느낌으로 무릎을 90도 정도까지 폈다가 굽히기를 6~10회 반복. 

 

4. 네 발 자세로 엎드려 등 올리고 내리기 - 척추기립근을 사용해 등과 척추 부위를 단련. 등을 둥글게 말면서 위쪽으로 힘껏 올린 후 원위치로 6~10회 반복. 

 

5. 엎드려 한쪽 다리 올리고 내리기 - 무릎을 편 상태로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려 2~3초간 정지 후 내리기 4번 반복 후 다리 바꿔 총 2~3세트 실시.

 

 

◎신체적 허약의 판단 기준 (*1~2개면 허약 전 단계, 3~5개면 허약.)

 

□ 체중 감소. 의도적인 다이어트 아닌데도 6개월 간 2~3kg 준다. 

□ 피로. 2주간 특별한 이유없이 피로감을 느낀다. 

□ 활동량 감소. 가벼운 체조나 산책을 포함한 어떤 운동도 하지 않게 된다. 

□ 악력 저하. 남성은 26kg, 여성은 18kg 미만이면 위험 신호다. 

□ 보행속도. 1초당 80cm 이하로 떨어진다. 

 


송영두·정길준 기자 songzi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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