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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홍콩보안법 충돌] HSCEI 기초 ELS 경고등

미국, 중국 증권 투자 제한으로 보복

입력 2020-06-01 04:20 | 신문게재 2020-06-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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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거래소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다투면서 그 사이에 낀 홍콩 증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투자한 국내 파생상품도 흔들릴지 긴장감이 퍼진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국내에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은 36조7933억원어치 발행됐다. 이 가운데 28조1531억원어치가 아직 상환되지 않았다.

투자 기간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진 적 없어야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 상환 평가일에 원금과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만기까지 가면 길게는 3년 돈줄이 묶인다. 만기에도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린 적 없어야 원금과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조기 상환되지 않으면 원금 손실은 물론 유동성까지 걱정하게 된다.

H지수에 베팅한 ELS 투자자들이 ‘제때 내 돈 찾을 수 있을까’ 걱정하는 이유는 미·중 갈등 탓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책임 공방에서 시작해 홍콩 국가보안법까지 번졌다. 중국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는 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을 특별 대우하는 정책적 면제를 없애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받아쳤다. 중국이 홍콩보안법으로 현지 시위를 막아 정치적 자유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으로부터 보장받았던 경제·통상 특별 지위까지 사라지면 홍콩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H지수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주 H지수는 9561.03으로 장을 마쳤다. 양회 열리기 직전인 20일 9898에서 일주일 만에 3.4% 떨어졌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중국에서 해마다 열리는 최대 정치 행사다. 이번에 홍콩보안법 초안을 의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게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더 오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적연금인 연방공무원 저축계정(TSP)은 백악관 압력을 의식해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무기한 미뤘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선거를 5개월 앞두고 미국 행정부가 강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에서는 새로 관세를 부과하거나 중국 기업에 또 다른 제한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은 자국 회계와 규제를 따르지 않으면 중국 기업 상장을 막도록 규정한 법안을 처리했다. 중국 기업은 본토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 기업 바이두가 현재 주식이 거래되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상장을 폐지하고 중국 주변 증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최근 현지 언론에 “좋은 회사라면 상장 장소로 택할 수 있는 곳이 많고, 절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홍콩 2차 상장을 포함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 알리바바가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이중 상장한 일을 시작으로 미국에 상장한 여러 중국 회사가 홍콩 추가 상장 채비를 하고 있다. 징둥과 넷이즈가 다음 달 하고, 씨트립 등도 홍콩 2차 상장을 계획한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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