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국제 > 국제경제

[창간 6주년] 얽히고 설킨 美中… 디커플링 어렵고 화해도 쉽지 않다

미·중 전방위 갈등 향방은
돌파구 안 보이는 '신냉전'

입력 2020-09-15 06:00 | 신문게재 2020-09-15 18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091414

 

미국의 대중국 공세가 더욱 거칠어졌다. 압박의 범위는 경제, 외교, 군사 등으로 전방위적이다. 미국의 공세가 이처럼 광범위해진 것은 미국이 느끼는 중국의 추격과 도전이 그만큼 전방위적이기 때문이다. 두 강대국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 각국을 주목시킨다. 미중 대립의 파급효과는 당사국은 말할 것도 없고 주변국 등 각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미중관계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화된 미중 대립

 

CHINA-ECONOMY-TRADE
지난 7월 14일 중국 장쑤성 북부 렌윈강의 항구에 컨테이너들이 줄지어 쌓여 있다. (AFP)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재는 중국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대표주자인 화웨이와 틱톡에 이어 반도체 굴기(堀起) 마저 조준하고 있다. 화웨이는 반도체 제재로 부품을 장기간 공급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또 중국의 반도체산업은 불확실한 미래를 맞게 된다.

외교 분야의 대립도 전례 없는 수준이다. 미중은 서로 상대국 총영사관을 일부 폐쇄했다. 국교가 정상화된 이래 처음이다. 미국은 대만과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경제대화로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는 레드라인을 보란 듯이 건드리고 있다.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군사기지화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은 무력시위로 마찰을 빚었다. 미중 관계는 이제 트럼프 이전의 모습으로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물고 뜯고 싸우지만 경제 맞물린 G2, 디커플링은 가능한가

 

Election Security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해 6월 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는 모습이다. (AP=연합)

 

미중 대립은 ‘미국우선주의’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운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하에서 더욱 격화됐다.

미중 대립은 2차대전 후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양 체제로 대립했던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와 비견되며 ‘신냉전’으로 불리지만 과거 미소냉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시장’(market)에 있다. 미국과 중국은 정치체제가 달라도 모두 시장경제체제이고 경제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중은 서로 격돌하고 비난세례를 퍼붓고 있을 때조차도 무역을 고리로 물밑 협상을 이어갔다. 1차 무역합의 이행 협의다. 대립을 해도 무역거래를 멈추지 못한다. 미중 교역량은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한 1992년 330억달러에서 2018년 6500억달러로 1869% 성장했다. 금융분야에서는 1조달러 넘는 협력관계가 있다. 직접투자도 수천억달러 규모다.

 

20091415


양국은 엄청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로 상대국 본토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없다. 긴밀히 연결된 시장이 전쟁 가능성을 차단한다.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박홍서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브릿지경제>의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기본적으로 군사충돌은 공멸이라 극히 희박하고 최대치가 경제전쟁인데 그렇더라도 중국 경제는 미국에 완전히 물려 있다. 달러가 없으면 중국은 아무것도 못한다. 외환보유고 1위가 중국인데, 달러화 자산으로 갖고 있다. 그건 중국 스스로도 자국 통화인 위안화 보다 달러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생각한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이 만든 시스템에서 성장해왔고, 그 시스템을 만든 미국은 중국의 취약성을 잘 안다. 하지만 미국은 무역에서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에서도 중국의 추격세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제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전과 이후 중국을 향한 미국의 레토릭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발 코로나 사태로 수많은 미국인이 사망했고 미국은 최대 피해국이 됐다. 미국내 대중국 정서는 최악이 됐고 여론은 악화됐다.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는 대선이 다가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때리기’에 돌입했다. 여야를 떠나 초당파적으로 먹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대선은 미중 대립을 가속화시켰다.

 

CHINA-ECO-YUAN
1달러짜리 美 달러화와 100위안짜리 中 위안화 지폐 (AFP)

 

박 교수는 “트럼프가 지금 중국을 공격하지만 코로나가 미국에서 확산되기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시진핑을 되게 칭찬했다. 3월 중순이후 미국에서 코로나가 확산하자 노골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는데 재선전략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대선전에 돌입한 트럼프 대통령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까지 반복해서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의존도를 완전히 끊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경제가 미국과 디커플링시 2030년 잠재 경제성장률이 3.5%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의 전망치 4.5%에서 1%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2030년 잠재 성장률은 현재 전망치 1.6%에서 1.4%로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론 미중 경제의 완전한 디커플링은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미국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부분적 디커플링’을, 중국은 내수가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전략적 포지션 등을 취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대중국 견제는 계속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