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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 흡연 여부, 5분 안에 검사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 현장진단 기술 개발…신속성·정확성 높여

입력 2021-11-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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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 흡연 현장진단 기술 시료 처리장치. (제공=IBS)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마리화나 합법화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오남용을 막도록 마리화나 복용 여부를 빠르게 검출하는 기술이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이학호 연구위원(하버드 의대 교수)과 천진우 단장(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김민곤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과 함께 마리화나 복용 여부를 5분 안에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방사형 멤브레인과 광학장비를 이용해 기존보다 민감도를 높이고 소요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마리화나 검사에는 주로 ‘측방 유동 분석법(LFA)’ 또는 ‘기체 색층-질량 분광법(GC-MS)’이 쓰인다고 한다. LFA는 간편하고 빠르지만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GC-MS는 정확도는 높지만 검출에 수일이 걸리고 가격도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방사형 유동 분석법과 투과형 광학센서 디자인을 결합한 ‘마리화나 흡연 현장 진단 기술(express probe for on-site cannabis inhalation·EPOCH)’을 개발했다. EPOCH은 방사형 유동을 이용해 3분 만에 타액에 포함된 소분자를 검출한다. 여기에 기존 반사광 분석의 한계를 넘어서는 투과광 검측 알고리즘도 개발해 분석물의 초고감도 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형 측정 기기에 일련의 기술을 집약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EPOCH은 마리화나 유효 물질(Tetrahydrocannabinol·THC)을 5분 이내에(시료 채취부터 결과 도출까지) 검출할 수 있다. 검출 한계는 0.17 ng/ml로 마리화나 흡연 여부 확인을 위한 국제 규정(1ng/ml 미만)에 부합한다. 유동 분석법과 투과광 검측 모델을 종합해 신속성과 정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마리화나 흡연 여부를 확인하는 임상 시험 결과도 EPOCH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총 86명의 실험 참가자 중 43명은 마리화나 복용 실험군(3명은 씹는 형태, 40명은 흡연 형태)으로, 나머지 43명은 마리화나 미복용 대조군(13명의 일반 담배 이용자 포함)으로 분류했다. 실험 결과는 100%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43명의 복용 방식, 복용량, 타액 채취 시점(10분 이내)이 모두 달랐음에도 불구, 복용 여부를 오차 없이 정확히 판정했다. 마리화나 미복용 대조군은 전원 음성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이학호 연구위원은 “기존 마리화나 검출 방법들(LFA or GC-MS)의 한계를 극복해 초고감도의 신속 검출을 가능케 한 성과”라며 “마리화나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나 암 진단 분야에서도 매우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슨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IF 17.96)’에 지난달 20일 게재됐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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