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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현역이다] 귀농귀촌 막상 해보니 만만치 않네...

귀농귀촌인들 집·농지 구하기, 지원받기 전쟁

입력 2014-08-0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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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귀촌 설명
한 귀농귀촌 전문 기관 관계자가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현장 강의를 하고 있다.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귀농귀촌.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에서 자연을 벗삼아 생활하며 농사를 짓는 일은 도시인이라면 한 번쯤 꿈꿔 볼 만하다.

귀농귀촌을 선택한 이들은 대부분 도시를 떠날 당시 여유롭고 한적한 ‘전원일기’를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막상 농촌으로 내려가 살다 보면 갖가지 고충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고충으로는 생활할 집과 농사지을 땅을 구하는 문제, 그리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내는 일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단 시골에 내려가면 해당 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자금도 넉넉지 않아 초반부터 막막해지기 일쑤다. 또 정부나 지자체에서 귀촌귀촌을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지원은 크지 않아 당사자들의 실망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때문에 귀농귀촌인들이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년 전 경남 거창으로 귀농한 김철진(가명·32)씨는 귀농 초기 운 좋게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해 초반 스타트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그는 주변에서 집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는 귀농인들의 사례를 많이 봤다.

김씨는 “지자체로부터 집을 소개 받거나 귀농 관련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정보가 너무 없어 귀농인 스스로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막상 집을 소개받아 가 보면 오랫동안 비어 있어 폐가 수준이며,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귀농인 전용 집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값이 싼 곳은 입주 경쟁률이 치열해 운 좋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농사지을 땅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귀농인들 가운데는 우선 농지를 임차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관련된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지역 주민들도 귀농인들에게 좋은 농지를 잘 소개해 주지 않는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열악한 것도 귀농귀촌인들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몇몇 지자체들이 귀농인들에게 주택구입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지만 지원을 받아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경남 함양으로 귀농한 옥현성(가명·38)씨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1000명 중 한 명 꼴 정도다”면서 “귀농인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귀농 후 절실히 느꼈다”고 토로했다.

옥씨는 특히 “귀농인이 받아야 할 지원금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등의 폐단도 있다”면서 “이런 식이면 정부와 지자체가 귀농인 지원사업을 안 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귀농귀촌인들이 겪는 고충의 원인은 역시 일단 돈이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예산이 넉넉지 않아 제대로 된 지원을 못 해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윤재 귀농귀촌종합센터 상담위원은 “가장 큰 문제는 예산 부족인데, 한정된 예산에서 지원금이 책정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귀농귀촌인에 대한 지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분담하는데 금액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가 귀농인에게 지원하는 융자금의 이자율이 비현실적인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귀농인을 대상으로 귀농정착자금을 3% 이자율로 융자를 해주고 있지만 1금융권의 이자율도 이와 비슷하다. 정부가 지원하는 융자가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이다.

윤용원 경남귀농학교장은 “정부의 귀농귀촌인 지원책 가운데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은 귀농정착 자금으로 지원하는 융자금의 이자율”이라면서 “현재 대부분의 금융권이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점을 감안해 융자금 이자율을 더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장은 또 “귀농정착자금으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지만 당연히 담보가 없으면 안 된다”면서 “그러나 귀농귀촌을 하는 도시민들이 많은 돈을 준비해 오지는 않기 때문에 담보의 기준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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