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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직장맘, 짬내기 어려운 태교 … ‘스트레스 관리’가 최우선

‘모차르트 효과’ 제한적, ‘수학·영어 태교’ 무용 … 산모의 스트레스호르몬 과도 분비 막아야

입력 2017-04-06 07:00 | 신문게재 2017-04-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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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청각은 태아의 감각기관 중 가장 먼저 발달한다"며 "좋은 음악, 자연의 소리, 상냥한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들려주면 태아의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들보다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아기를 만나기 위해 엄마들은 태교에 주력한다. 태아의 성향은 유전자뿐만 아니라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의 컨디션으로부터도 영향받는다는 미국 피츠버그대의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1997년 ‘네이처’에 “인간의 지능지수(IQ)를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 역할 비율이 48%이며, 태내 환경이 52%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임산부가 좋은 환경에서 기분 좋은 생활을 한다면 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져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요체다.

박문일 동탄제일병원 원장은 “태아는 뇌세포가 조직화되는 임신 5~6개월(24~26주)부터 오감이 발달돼 모체가 감지하는 것을 느끼고 영향받는다”며 “태교는 엄마가 지켜야 할 특정 실천행위뿐만 아니라 엄마가 보고 느끼는 주변 환경까지 포함해 산모가 편안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남편 등 가족이 배려해주는 일체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태교는 후생유전학(epigenetics)적 관점에서도 설득력을 갖는다. 후생유전학은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음식,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소가 DNA를 변형시켜 질병 발생과 연관되고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 주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중 산모 시절 먹은 음식에 따라 자녀의 질병이 결정된다는 ‘태아 재프로그램(fetal reprograming)’이라는 개념도 있다.

태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의 생활습관, 먹는 음식, 감정상태 등이다. 임신부를 솔깃하게 하는 ‘모차르트 효과’나 ‘수학태교’, ‘영어태교’ 등은 필수적이지 않거나 무용한 것이다.

엄마가 음악을 듣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청각은 태아의 감각기관 중 가장 먼저 발달한다”며 “이때 좋은 음악, 자연의 소리, 상냥한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들려주면 태아의 정서적인 안정은 물론 소리를 통한 감각자극으로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교는 아이와 엄마가 상호교류해야 효과를 낸다. 엄마가 본래 클래식을 좋아하면 모를까, 아무런 관심이 없지만 아이에게 좋다니까 음악을 틀어놓고 다른 볼일을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을 아이와 같이 듣는 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임신부가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아이가 영리해진다는 ‘모차르트 효과’는 과학계에서 거의 지지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찬성하는 측은 모차르트 음악이 순수하고 단순해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과 비교할 때 뇌의 창조력과 관련된 부위를 자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모차르트 효과가 일종의 정서적 각성일 뿐이며 이를 머리가 좋아지는 것으로 착각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일명 ‘수포자(수학공부를 포기한 학생)’를 막기 위해 태아가 수학과 친해지도록 고등학교 이후 덮어둔 ‘수학의 정석’을 꺼내는 산모가 종종 있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수학 태교나 영어 태교와 같은 학습 태교가 아이의 두뇌 발달과 영어 능력 향상을 돕는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모체와 태아는 탯줄로만 연결돼 있다. 탯줄 속에는 세 줄의 혈관이 있으나 신경은 없어 임신부가 아무리 수학문제를 고민하며 풀어도 그 성과가 태아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태교의 최대 적은 ‘스트레스’다. 태교가 과도하거나, 관련된 걱정이 지나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임산부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최고의 태교는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액 내로 증가한 아드레날린·코티솔 등 스트레스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해져 아이도 똑같은 긴장감과 흥분 상태를 유발한다.

다만 가벼운 운동으로 가해지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도움이 된다. 홍순철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적절한 코티솔은 태아의 폐 성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며 “운동이나 태담 등 외부적인 자극이 태아의 신체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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