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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세대 커리어우먼에서 중장년 재취업 전도사로… "퇴장은 없다"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이금자 시니어앤파트너즈 대표

입력 2018-01-22 07:00 | 신문게재 2018-01-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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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자 대표
시니어앤파트너즈 이금자 대표(사진제공=시니어앤파트너즈)

 

“퇴직 후 최소 6개월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생 제2막을 여는 시기에 앞서 내가 꼭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고 철저히 계획해서 자신이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실행해야 합니다”

 

중·장년층 퇴직자를 대상으로 인생 2막 설계를 돕는 ㈜시니어앤파트너즈의 이금자 대표는 자칫 마음이 급해질 수 있는 퇴직자들에게 ‘자신에 대한 성찰’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자칫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는 시기이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향후 30년을 준비해야 한단 뜻이다. 

 

이금자 대표는 “두 번째 인생, 두 번째 기회를 위해선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 지 ‘내 모습’을 찾는 과정이 최우선으로 필요하다”며 “학력과 경력이 화려하더라도 마음이 준비 안 된 상태에선 재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3~6개월 안에 퇴직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퇴직자를 위해 진심어린 조언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이금자 대표 본인 역시 전문경영인으로 화려했던 인생 1막을 보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세대 커리어우먼’, ‘1세대 스타 CEO’ 등으로 불리며 직장인으로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던 이금자 대표는 2009년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 자신과 같은 퇴직자를 돕기 위한 사회적기업인 시니어앤파트너즈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2009년 퇴직한 이후 한 달 동안 집에 머물면서 고민이 많았다”며 “정년이라는 제도 때문에 나의 능력과 상관없이 현업에서 퇴장한다는 사실이 마음 한구석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다가 나와 같이 퇴직한 전문 인력을 인재에 목마른 중소. 벤처기업에 연결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회사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시니어앤파트너즈는 퇴직한 중·장년층과 경력단절 여성 등 노동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인 이들을 위해 생애 재설계, 경력상담, 재취업알선추천 등 사회참여기회를 확대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매년 10~15번 내외의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일선에서 중·장년층 퇴직자를 만나 연간 200여명 이상의 노동 취약계층에서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업박람회를 할 때마다 적게는 40명에서 많게는 100명에게 생애 설계를 제공한다”며 “퇴직자가 추구하는 바를 이해해야 알맞은 일자리를 알선할 수 있기 때문에 1대 1 맞춤 생애 설계가 가장 첫 단계”라고 말했다.

상담을 통해 퇴직자의 역량과 추구하는 바를 파악하면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저장하고, 역량 있는 중소기업에서 요청이 있는 경우 해당 회사와 가장 어울리는 퇴직자를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이때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퇴직자의 재취업 알선 과정을 ‘결혼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 대표는 “퇴직자와 중소기업 두 파트너 간 이른바 ‘코드’가 맞아야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구직자를 찾는 중소기업을 일일이 방문하고, 중소기업 오너의 마인드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재취업을 알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하루가 위기…사회적기업으로서 역할 위해 신규 사업 고민

중·장년을 위한 고민에 누구보다 짧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대표는 ‘매일이 위기’라고 털어놨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적기업인 탓에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고민이 깊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시니어앤파트너즈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지 3년째 되는 해로, 내년부턴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단 점이 이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사회에 도움을 주는 한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을 내기 위해 이 대표는 신규 사업과 수익모델 다각화에 골몰하고 있다.

우선 신규 사업으로는 재취업 교육과 최근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연결, 퇴직자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이 대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계가 달라지고 있는 만큼 중·장년층에게도 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퇴직자분들이 신기술을 직접 배울 수 있는 교과 과정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이후 새롭게 만들어질 직업군에서도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니어앤파트너즈는 올해 1월부터 중·장년층을 타켓으로 한 ‘드론 교육 과정’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실적으로 현재 중장년층이 재취업할 수 있는 자리가 한정적이란 점을 고려해 드론 관련 신기술 교육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며 “교육 과정을 이수한 중·장년층은 향후 드론 산업 관련 일자리를 찾거나 방과 후 교사로 재직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전직지원 서비스’도 시니어앤파트너즈가 주목하고 있는 신규 사업분야다. 이 대표는 “퇴직을 앞두고 있는 중장년층 중 퇴직 후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10% 미만”이라며 “현재 대기업의 경우 퇴직 예정자를 위해서 3개월 정도 생애 설계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의 환경 맞게 10명 이상이면 찾아가서 해당 기업에 적합한 생애 설계 교육과 전직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을 2016년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비 퇴직자의 걱정을 덜어줄 신규 사업이지만 예상외 복병은 현재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령 개정이다. 종업원 300명 이상의 중견기업도 자사 퇴직 예정자를 위해 생애 설계 교육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정부의 법령 개정 작업은 지난 19대 국회 당시 추진됐지만 다양한 현안에 밀려 아직 통과되지 못했다. 이 대표는 “2025년이면 현재에 비해 25%의 노동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중장년층 인구의 재취업 등을 통한 노동현장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직지원 서비스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중장년층의 재취업은 사회 문화가 변해야 하는 문제로, 우리나라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보다 산업화가 먼저 일어나 퇴직자 문제가 먼저 불거졌던 영국의 경우 40~50년 전 부터 퇴직자의 재취업이 일상화돼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이 중장년의 재취업에 관대해지는 방향으로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도 연봉이나 업무가 아닌 자신의 역량을 기준으로 새로운 직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민규 기자 s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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