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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에 ‘블록체인’ 접목 … 데이터 보호·활용 효과 극대화

정보 제공자에게 인센티브 지급, 유통체계 민주화 … 데이터 ’무결성’ 강점

입력 2018-06-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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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환자정보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고, 데이터 조작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 진료 효율성, 임상시험 안전성 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상화폐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은 헬스케어산업에서도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상호 배타적인 개인 의료정보 보호와 정보 활용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한 데이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11월 국내 블록체인 기반 의료정보 공유 플랫폼 기업인 메디블록이 세계 최초로 의료 분야 암호화폐(가상화폐) ‘메디토큰’(MED)를 발행,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촉발됐다.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으는 것을 가상통화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라고 하는데 이 회사는 ICO로 약 2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총 70개국에서 6500여명이 사업 성공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다.



메디블록은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진료기록을 직접 떼는 불편함을 없앤 데모 애플리케이션을 공급 중인데 오는 10월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의료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정보를 제공한 환자나 일반인에게도 암호화폐 등 경제적 이익이 지급돼 데이터 유통체계가 민주화될 전망이다. 또 환자의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고, 데이터 조작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 의료진의 진료 정확성 및 효율성, 연구진의 임상시험 안전성 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한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책지원본부 디지털헬스케어추진단 기획팀 연구원은 ’헬스케어 산업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주제로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은 이미지·계약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어 서비스 확장 가능성이 크다”며 “누구나 정보를 공평하게 제공받으므로 거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의료비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의료기관·환자·대출기관까지 지불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환자의 비밀을 보장하면서도 전체 과정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최단거리 병원에 환자의 질병·수술 이력 등을 자동 전송해 골든타임을 지키는 데도 유용하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관리 대상이 되는 데이터 분산처리기술을 의미한다. 거래 정보가 담긴 원장(原帳, ledger)을 거래 주체나 특정 기관에서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P2P(개인 대 개인, peer to peer) 방식으로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나눠 가져 ‘공공거래장부’라고 불린다. 거래 내용이 담긴 블록(block)을 사슬처럼 연결(chain)한 것이란 뜻에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블록체인의 특징은 ‘탈중앙화’와 ‘정보 무결성’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이 기술을 활용한 거래를 예로 들면 A가 B에게 송금 희망 등을 요청할 경우 관련 거래정보가 담긴 블록이 생성되는 것에서 시작된다. 블록이 네트워크상의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돼 참여자들은 거래 정보의 유효성을 상호 검증한다. 참여자 과반수의 데이터와 일치하는 거래 내역은 정상 장부로 판단하는 검증이 완료된 블록은 이전 블록에 연결되고, 그 사본이 만들어져 각 사용자의 컴퓨터에 분산 저장된다. 이로써 A가 B에게 송금해 거래가 완료된다.



이처럼 거래할 때마다 거래 정보가 담긴 블록이 생성되고, 계속 연결되면서 모든 참여자의 컴퓨터에 분산 저장되므로 거래 정보를 해킹해 임의로 수정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존 금융시스템이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거래 정보를 보호·관리하는 것과 달리,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정보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한 상태에서 은행 같은 공신력 있는 제3자의 보증 없이 당사자 간에 거래가 안전하게 이뤄진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선 의료기록과 연계한 건강관리 솔루션이나 보험상품, 실시간 의약품 유통채널 관리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헬스코인(HealthCoin)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울혈성심부전·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의 행동을 추적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한 경우 디지털 지갑 형태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블록메드X(BlockMedX)는 마약성 진통제 등 미국 마약단속국(DEA, 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이 통제하는 약물 관련 의사의 처방정보를 약사에게 전송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구글딥마인드헬스(Google Deepmind Health)는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National Health Service)와 환자정보를 암호화해 자동으로 기록, 실시간 추적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 연구원은 “국내 병원 데이터의 경우 사용자마다 기록하는 용어나 형식이 다양하고, 영상 이미지가 많아 블록체인 기술을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며 “블록체인 활용 가치가 높은 인구통계·병력·서비스코드처럼 정형화된 데이터부터 선별적으로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은 공적 의료보험에 대한 의료비 청구·심사 및 민간 보험사에 대한 의료비 청구·심사 업무 프로세스에 가장 많은 이해관계자들(환자·의료기관· 보험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 발달로 청구·심사 기간이 단축되고, 지불 과정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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