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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난 최적의 소리 선물하는 명의… 보람에 살지요"

[열정으로사는사람들] 마강곤 복음보청기 평촌대리점 청각사

입력 2018-07-02 07:00 | 신문게재 2018-07-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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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만난 난청인 분들이 정말 행운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보청기 명의’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마강곤 복음보청기 평촌대리점 청각사)

청각사로서의 꿈을 묻는 질문에 마강곤(59) 원장은 힘주어 이렇게 대답했다. 대형 유통회사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24년 간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청각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은 불과 8년 전이다.

청각사는 사람마다 다른 정도의 난청을 진단해 각자에게 알맞은 가격, 성능, 모델 등의 보청기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보청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난청을 해소할 수 있게끔 보청기 채널을 맞춰주고 사후 서비스까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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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강곤 원장은 틈틈히 난청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마강곤 원장)

 



◇은퇴 이후 삶을 고민하던 중 찾아온 청각사의 길

마 원장은 20대에 대형 유통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한번의 이직 등을 거쳐 24년이 넘게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왔다.

“공군사관후보생 78기를 거쳐 유통업계의 대기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입사 후 기획업무를 13년간 하다가 건설개발 계열의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겨서 복합개발, 골프장, 리조트개발 등을 기획하는 업무를 10년 넘게 해왔죠. 한마디로 기획 쪽에서 한 우물만 파온 셈이죠.”

그런 그가 낯선 이 분야를 제2의 직업으로 선택하게된 계기는 복합적이다. 정년에 다다른 데다 다니던 회사의 사세가 기울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같은 회사 부하직원을 통해 청각사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접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모든 중년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정년에 다다르게 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게 됐죠. 게다가 다니던 회사가 급격히 어려움을 겪은 것도 제가 미래 대한 계획을 부지런히 세우는 데 영향을 줬어요. 요즘은 또 100세 시대잖아요? 그래서 최소한 70세까지는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던 중 친한 회사 후배의 장인어른이 하시던 청각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직종이기도 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종인 청각사가 제게 잘 맞을 것이란 자신감이 들었어요.”

이후 그는 청각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그 결과 한림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운영하는 청각전문가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이수하게 된다.

“막상 퇴직을 앞두고 나니 세상이 급변하는 것도 보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느껴져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제가 20년 넘게 해온 평범한 생활을 뒤로 하고 무언가에 도전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나니 공부도 재미있고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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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강곤 평촌 복음보청기 청각사.(사진제공=마강곤 원장)

 



◇삶의 보람을 찾아주는 활력소!

청각사라는 직업을 택한 이후 그는 많은 보람을 얻었다고 말한다.

“고령화 시대이다 보니 혼자 사는 노인분들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예요. 자식들이 각자의 직업, 사정 등의 이유로 부모님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말벗이 없어 외롭고 쓸쓸해하는 노인 분들이 많아요. 저의 고객 중 전직 의사이셨던 어떤 노인 한 분도 자식 자랑을 많이 하셨는데 정작 홀로 사시니 외롭고 쓸쓸해 하시더군요. 그래서 보청기도 해 드리고 종종 말벗이 되어 드렸더니 정말 좋아하셨어요. 얼마전 작고하셨는데 가족분들이 찾아와서 어르신께서 정말 고마워하셨다는 말을 전해 주시더군요. 직업에 대한 보람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어요.”



◇난청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최고의 전문가가 될 것

그는 청각사의 길을 걸으면서 아직까지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다양한 증상의 난청을 가진 고객들이 방문하면서 난청의 유형도 천인천색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 원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아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처음에는 단순히 제 직업이라고만 생각하고 접근했어요. 그런데 청각사를 시작하고 많은 보람을 얻었고 많은 것을 깨닫고 있죠. 100세 시대인 요즘 노년층에서 보청기는 전문의료기기인 동시에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추세예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보청기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더군요. 시중에 파는 단순 음성증폭기를 이용하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보청기를 해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간혹 찾아오세요. 저는 이런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맞춰 드리고 서비스해 드리는 역할을 해요. 그분이 소리를 잘 듣게 되면 본인뿐 아니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가족들까지 즐거워지는 셈이에요. 앞으로도 저는 더 많은 임상 경험을 쌓고 열심히 공부해 난청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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