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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로 노는 트럼프 부부의 세계

입력 2020-05-12 14:19 | 신문게재 2020-05-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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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홀로 노마스크’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스크 착용’ 등 예방규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으로 알려진 멜라니아 여사 (UPI=연합 & 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백악관마저 뚫린 가운데 이곳에 사는 미국 최고 권력층 부부의 대조적인 모습이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경제재개를 최우선 순위로 여기는 행보를 보이는 반면, 아내인 멜라니아 여사는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최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서관)과 대통령 가족의 숙소로 쓰이는 중앙관저(Executive Residence)에서 2명의 백악관 직원이 코로나19에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서 멜라니아 여사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백악관 직원들에게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달 초부터 본인이 관여하는 관저와 이스트윙에서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도록 하는 등 예방수단을 늘려왔다고 영부인 비서실장 스테퍼니 그리셤이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누군가와 백악관에서 함께 있어야 할 경우엔 그와 6피트(약 1.82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기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멜라니아 여사는 관저와 이스트윙의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만든 장본인이므로 이러한 규정을 엄격히 지켜왔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코로나19가 미 대륙에 확산하던 3월 중순부터 중앙 관저의 직원들을 대거 축소했다. 최대 90명 가량의 직원들 중 소수만 트럼프 일가를 위해 남도록 하고 이들이 백악관에 들어올 때 발열체크를 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도록 했다. 백악관의 사교활동 담당 비서에서 부터 주방 보조인력, 입주도우미, 집사들과 안내원들은 자신의 집에 머무르면서 부를 때만 오도록 했다.

132개의 방, 1500여평 규모의 백악관을 유지관리 하기 위한 인력들은 반드시 안면마스크 착용과 코로나 검사를 자주 받아야 했다. 특히 이스트윙의 2층에 있는 멜라니아 여사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12명의 직원들에게 이러한 규정의 준수가 요구됐다.

그리셤 비서실장도 “우리는 모두 원격근무를 한다”며 “만약 내가 이스트윙에 가야한다면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멜라니아 여사의 코로나19 예방조치 준수는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의 ‘나홀로 노마스크’와 더욱 대비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미국의 주요 당국자들이 모조리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는 마스크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기자가 ‘오늘 거의 모두가 마스크를 썼다. 이전에는 왜 마스크를 쓰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당국자들이 내게서 일정 거리만큼 떨어져 있었고 서로 일정 거리만큼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경우 나는 누구에게도 가까이 가지 않는다. 모두에게서 멀리 떨어져있다”며 “모두가 마스크를 쓴다. 내가 오늘 만난 모두가 마스크를 썼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날 대통령 집무실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지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그의 코로나 불감증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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