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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불장 언제까지”…1800만원 돌파 비트코인, 내친김에 최고 기록 넘본다

'가치 저장의 수단' 주목받는 암호화폐

입력 2020-11-16 07:10 | 신문게재 2020-11-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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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가 연일 파죽지세다. 이달 초 156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13일 1830만원대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5일 오전 기준 1790만원대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깔려있다. 시총은 329조원 규모로 나스닥 순위 15위권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수단으로 의미가 있다고 언급,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과거 비트코인을 최악의 사기극이라 혹평한 것과 크게 달라진 태도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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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비트코인, 다시 역대 최고가 쓰나
 

비트코인은 2018년 1월 6일 2660만원의 역대 최고가를 작성한 이후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다. 같은 해 300만원대까지 내려앉는 등 기록적인 시세 급감에 수많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은 신기루’라며 썰물처럼 시장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시 살아난 뒤, 올해 들어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큰 폭의 하락세 없이 1500만원대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폭발적인 시세 상승을 보이는 것이다.

가상자산 정보 포털 쟁글은 13일 비트코인 시세 1800만원 돌파에 대해 △온체인 데이터 지표 활성화 △미국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 봇물 △디파이 시장 관심이 비트코인으로 전환 △바이든 행정부의 친 암호화폐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쟁글은 글로벌 유동성 자금이 기존 금융자산의 추가 상승 여력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다른 자산에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대체 투자처로, 올해 가장 큰 수익률을 올린 자산이 비트코인이라는 결과가 수요를 몰리게 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을 달아오르게 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열기가 한풀 꺾인 후,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으로 관심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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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기관 투자 봇물… CBDC도 큰 영향

특히 기관투자자 진입이 속속 이뤄지면서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7년 비트코인 광풍 때는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지배했지만, 이제는 자금력을 가지고 장기 투자에 나서는 기관투자자의 시장 유입으로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은 14일 단 하루 만에 1억1500만달러(약13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신규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레이스케일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배리 실버트는 최근 그레이스케일이 70억달러(약 7조7945억원) 수준의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을 관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인 JP모건은 가상자산 서비스 구축에 적극적이다. 지난 5월부터 미국의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제미니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송금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테이블코인 ‘JPM코인’의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은행,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등은 지난 7월 미국 통화감독청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승인 이후 관련 시장 공략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역시 자회사 설립을 통해 지난해부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수탁 사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유럽에서도 경쟁에 뒤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세계 각국 정부가 개발에 나서고 있는 CBDC(디지털화폐)가 가상자산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관련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독일 정부는 은행법을 새롭게 바꿔 은행이 고객에게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정부 승인 아래 관련 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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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바이든, 친 가상자산 정책자 대거 발탁

지난 14일 전 세계 3억5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이 가상화폐 결제 및 매매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 것도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관련 서비스는 우선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해외 이용자들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페이팔은 뉴욕주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도 획득해 서비스 확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페이팔의 공격적인 시장 전개에 스퀘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영국의 모드글로벌 등은 자산 일부분을 비트코인 투자에 할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새롭게 출범하는 바이드 미 행정부에서 가상자산 옹호론자로 알려진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이 11일 금융 정책 인수팀을 이끌게 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권에 미칠 영향 논문을 집필한 사이먼 존슨 MIT 슬론 경영대학교 교수, 리브라에 대해 미 의회에서 증언한 크리스 브룸머 조지타운대 법학부 교수, 메르사 바라다란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교수 등이 바이든의 금융 규제 위원회 심의팀에 발탁됐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화폐 가치 하락 헤지 수요를 비트코인이 일정 부분 감당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의 CBDC 발행이 기정사실화하면서 비트코인은 전초전 성격의 수단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비트코인은 단순히 변동성 높은 투기성 자산이 아닌 상황”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서라도 가상자산 생태계 활성화가 중요한 시점이나, 우리나라는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 의지가 전혀 없어 변방으로 밀려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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