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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코로나 이후 '자체생산' 움직임 확대…韓, GVC 재편 '제자리'

업계·전경련, "리스크 경감 위해 부품소재 자체 조달 역량 확대 필요" 지적

입력 2020-12-14 14:59 | 신문게재 2020-12-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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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G2(미국·중국)의 지역화(자체생산) 경향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부품소재의 자체 조달 및 수급이 여전히 제자리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산화를 통한 자체 조달과 함께, 관련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과 같은 다각도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무역통계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중간재(부품소재) 교역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중국의 무역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4.1% 감소에 머물렀지만, 부품소재 수입액은 36.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 역시 41.6%에서 27.5%로 14.1%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이 부품소재를 수입하고 이를 조립해 완제품을 수출했던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GVC가 무너지며 부품소재 수입이 어려워지자 자국 내 조달 비율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완제품 수입 비중이 높았던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부품소재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해 1~9월 28.2%였던 부품소재의 비중이 올해 32.1%를 기록해 3.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GVC 상에서 소비를 맡았던 것과 달리, 리쇼어링 확대 등으로 인해 완제품 생산 기능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과 달리,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GVC 재편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중간재 수출은 1~10월 기준으로 2019년 3204억 달러에서 2020년 2936억 달러로 8.4% 감소했고, 중간재 수입은 2083억 달러에서 1923억 달러로 7.7% 감소했다. 중간재 교역의 주요 대상국과 비중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체 무역액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60.7%, 2020년 60.9%로 거의 비슷했다. 한국은 중국 중심으로 짜여진 GVC를 단기간에 재편하기 쉽지 않고, 미국처럼 리쇼어링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점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소부장 2.0’ 전략에 이어 연구개발 품목 확대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재 연구 혁신으로까지 범위를 넓혀 자립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문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는 한편, 미국이나 유럽의 해외 소부장 분야 한계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G2 국가를 중심으로 중국은 부품소재 자체 조달 확대를, 미국은 완제품 생산 확대라는 GVC 로컬화(지역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전체 무역 중 중간재의 비중이 약 60%에 달하고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 비중이 높다”면서 “향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품소재의 자체조달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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