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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온갖 명품, 옷장 대신 계좌에 쏙

명품 인기 따라 뜨는 '럭셔리 ETF'

입력 2023-05-03 07:00 | 신문게재 2023-05-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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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품 브랜드 주가가 상한가를 치면서 이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미국발 물가 상승률 둔화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의한 수요 증가가 해외 명품 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하며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일명 ‘럭셔리 ETF’ 상품 홍보에 열을 올리며 수익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산업 중 하나, 바로 명품 시장이다. ‘불황이어도 에르메스는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인들의 명품 패션 사랑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할 정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샤넬백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구입하는 것이 재테크의 수단이 됐다. 그러다 한순간에 가격 거품이 빠지는 걸 보면서 소비자들은 명품 현물 구입 대신 ‘명품 주식’에 투자하는 럭셔리 재테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명품 브랜드 주가가 호실적에 힘입어 시간이 지날 수록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대표 3사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4조원 가까운 매출을 냈고 주가 또한 고공 행진이다.


◇에르메스·LVMH 등 명품 수요 증가로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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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에르메스 주가는 지난해 연말 기준 1400유로에서 현재 1974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약 37% 급등했다. 에르메스 주가는 지난 5년 동안 263%나 올랐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역시 올 들어 주가가 26%나 올랐고, 1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지난 5년간 주가도 200% 이상 불어났다.

이에 증권가는 명품주 펀드 상승세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1분기를 비롯해 실적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실제로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중국 내수 소비가 되살아나며 명품 수요가 크게 늘어 글로벌 주요 명품 기업들의 실적도 전년 대비 크게 올랐다.

LVMH의 올 1분기 매출은 210억4000만유로로 전년 대비 17% 늘며 시장 전망치인 8%의 2배 이상 상회했다. 이와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지난 4월24일 기준 LVMH 주가는 유럽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에르메스도 중국을 비롯한 명품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고, 실제로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국내 명품 ETF, 연초 이후 두자릿 수 수익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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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명품주 펀드로 수익 창출에 나섰다. 글로벌 명품주 실적만큼이나 펀드 수익률 역시 상한가를 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명품주 펀드들은 올 들어 평균 두 자릿 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는 올 1월2일 대비 전 거래일인 4월27일 기준 24.85% 올랐다. 동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8.13%, 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 상승률인 12.25%보다 상회했다.

HANARO 글로벌럭셔리S&P ETF는 국내 최초로 명품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로 지난 2020년 5월 12일 상장했다. 해당 ETF는 명품, 고급 자동차, 식음료 등 럭셔리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경쟁력을 내세웠으며, 현재까지 국내 명품 기업을 포함해 글로벌 럭셔리 기업들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유럽, 미국, 캐나다 등 12개 국가에 상장된 럭셔리 관련 종목 중 80여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으며, LVMH를 비롯해 에르메스, 리치몬트그룹, 메르세데스벤츠, 구찌와 생로랑 등을 보유한 케링 그룹, 에스티로더 등의 주식을 담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구성 종목 중 리치몬트가 9.96%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차례대로 LVMH(9.87%), 에르메스(8.7%), 메르세데스벤츠(5.4%), 케링 그룹(5.39%), 에스티로더(4.67%), 페라리NV(4.0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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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HANARO 글로벌럭셔리S&P ETF는 글로벌 명품기업 중 최상위 초우량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며 “경기 불황에 강한 글로벌 명품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내수 시장 성장과 리오프닝 수혜에 관심 있는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장기투자 방법 중 하나가 될 ”이라고 설명했다.

IBK자산운용도 ‘IBK럭셔리 라이프스타일’과 ‘IBK퇴직연금럭셔리라이프스타일’을 선보였는데, 같은 기간 수익률만 각각 18.53%, 18.36% 올랐다. 특히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의 3년 수익률은 83.15%에 달한다.

이 펀드 역시 LVMH, 리치몬트그룹 등 해외 명품 브랜드에 전문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펀드로, 신탁재산의 90% 이상 럭셔리 관련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장사업의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구성 종목은 LVMH, 케링 그룹, 에르메스, 페라리, 메리어트 등의 종목으로 구성됐으며, 운용규모는 854억원 수준이다.

이 외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는 연초 대비 17.14%, 삼성자산운용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는 동 기간 14.98%의 수익률을 냈다. 특히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는 지난 3년간 수익률만 68.6%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3% 올랐다. 이들 역시 LVMH, 에르메스 등 명품주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함께 담고 있다.


◇신규 명품 ETF 속속… 경기불황에 강하고 장기 투자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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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명품기업 ETF의 높은 수익률에 기대를 걸고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ETF을 새롭게 선보였다.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ETF는 유럽 최상위 명품 기업 10개에 투자하는 ETF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해당 ETF 역시 리치몬트, 케링 그룹, LVMH 등 주요 유럽 명품 브랜드에 투자한다. 또 까르띠에·피아제 등으로 유명한 리슈몽, 페라리, 몽클레르 등도 투자 대상에 포함되며 총보수는 연 0.45%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ETF는 명품 애호가들에게 매우 익숙한 전 세계 최상위 명품 브랜드가 집중된 유럽 대표 명품 기업만을 엄선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ETF”라며 “명품 산업은 강력한 회복 탄력성을 지니고 있으며,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ETF를 활용한 장기 투자에 적합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역시 향후 명품주 펀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특히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 등으로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 내다본다. 특히 불황에 강하고 장기 투자에 적합한 점을 명품 ETF의 최대 강점으로 꼽으며,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 관점에서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글로벌 명품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명품 산업은 연평균 6% 이상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오히려 대내외 사회적 이슈가 닥쳤을 때에도 빠르게 실적을 회복한 사치재 시장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만 보더라도 LVMH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정상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매출이 지난 분기 역성장(-8%)에서 14% 상승으로 반등했다”며 “앞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인의 해외여행 반등에 따른 매출 기여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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