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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안경신과 현미옥, 2024년 무대에 오르다! 연극 ‘언덕의 바리’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

[Culture Board] 여성독립운동가 다룬 연극2

입력 2024-01-10 18:00 | 신문게재 2024-01-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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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의 바리_쇼케이스공연사진
연극 ‘언덕 위의 바리’ 쇼케이스 현장(사진제공=사진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안경신과 현미옥, 두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연극 ‘언덕의 바리’(1월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1월 13~2월 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이하 아들에게)에 담긴다. 두 작품 모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신작 발굴 지원사업인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이다. 

‘언덕의 바리’는 ‘여자 폭탄범 안경신’의 이야기를 한국 대표 신화 중 하나인 바리데기와 엮어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 구조로 풀어낸다. ‘이 불안한 집’ ‘죽음들’ 등의 김정 연출작으로 ‘극장 앞 독립군’ ‘엘렉트라’ ‘칼집 속에 아버지’ ‘처의 감각’ ‘왕위 주장자들’ 등의 고연옥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다. 

김정 연출은 “여성 독립운동가라는 구분 자체보다는 그 시대, 지금보다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적었을 때 여성의 몸으로 독립운동을 해냈다는 데 특이점이 있는 것 같다”며 “예전 시대의 인물들을 다루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대단한 힘을 가진 인물 보다는 나약한 인간 혹은 존재를 중심으로 그들이 가장 나약하고 버려진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집중하는 고연옥 작가는 ‘언덕의 바리’를 통해 보통 사람이라면 도망갔을 힘겨운 상황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안경신을 그려낸다.

김정 연출은 “안경신이라는 인물의 드라마적인 서사보다는 가장 마지막에 남아 있었던 지문 세 줄”에 주목했다. 그는 “안경신이 그 이후에 어찌 됐고 어떤 업적을 이뤘다가 아니라 사형 선고를 받고 7년 만에 출소해 아들을 만났고 세상으로부터 사라졌다는 지점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사라졌다는 건 이 사람이 지금도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가 이루고자 했던 강렬한 열망이나 집착 같은 것들이 고스란히 어떤 정신이 녹아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그 사람이 사회 속으로 녹으면서 한명의 안경신이 굉장히 많은 수로 흩어져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좀 녹아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어 김정 연출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부각시키거나 이 인물의 성과, 업적 등을 보여주기 보다는 ‘도대체 왜 저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맹렬하는 돌진하는 인물을 통해 이름 없이 사라진 모든 존재들도 강렬하게 어떤 삶을 위해 돌진했다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 뿐 아니라 지금의 노인들 모습에 우리 역사가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역사, 그 역사 속에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죠. 안경신 시대에는 독립이었지만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가야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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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 쇼케이스 현장(사진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극 ‘아들에게’는 1903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중국, 일본에서 공부했고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현미옥, 앨리스 현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박 기자가 현미옥을 인터뷰하는 방식의 극으로 극단 미인의 김수희 작·연출작이다. 

2021년 낭독공연된 데 이어 정식 무대를 꾸린 ‘아들에게’는 독립적인 가정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공부했고 미국 시민권이라는 특혜를 누렸던 여성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독립운동에 나서고 공산주의 국가로 망명해 바로 숙청되는 과정을 그린다. 

“한 여성의 영웅적인 가치관, 이념 등을 얘기하지는 않는다”는 김수희 연출은 “굉장히 많은 나라를 옮겨 다니는 주인공을 표현하기 위해 드럼 라이브 연주를 준비했다. 거의 빈 무대를 드럼 연주에 맞춰 뛰어다니는 주인공을 통해 자유로움과 이동, 가치관과 사상의 확장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귀띔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남성들, 선생님들을 만나고 조금씩 성장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유리벽에 부딪힌 여성이나 성대결 구조로 보여지기 보다는 많은 조력자들과 연대하고 유대하면서 성장해간 한 인간의 이야기죠. 그렇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상황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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