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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퇴사 후 배운 오카리나, 제2의 인생 살게 했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김명희 복합 문화공간 ‘마실’ 대표
취미로 시작한 오카리나, 실력 쌓아 강사로 활동
50플러스재단 프로젝트 통해 공간 창업까지 성공

입력 2021-07-05 07:00 | 신문게재 2021-07-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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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문화공간 ‘마실’을 운영 중인 김명희 대표가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안상준 기자)

  

“마실 다녀올게” 어릴 적, 어딘가로 외출하는 어른들이 흔히 하던 말 중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마실이라는 단어에는 왠지 모를 추억과 함께 친숙함이 묻어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복합 문화공간을 운영 중인 김명희 대표가 공간의 이름을 마실로 정한 이유도 마실이 동네의 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함께 지원하는 도시재생 창업지원 프로젝트 ‘점프업(JUMP-UP) 5060’의 우수 창업팀에 선정돼 복합 문화공간 마실을 창업한 김 대표는 “마실은 집과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강습을 받을 수 있거나 동아리 모임 공간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 은평구 응암3동에 복합문화공간
서울 은평구 응암3동에 위치한 복합 문화공간 ‘마실’. (출처=서울시 50플러스포털)

 

 

◇ 퇴사 후 시작한 ‘꿈을 되찾는 일’, 그리고 ‘오카리나’

식품영양학을 전공 한 뒤 결혼 후 약 10년을 전업주부로 지내던 김 대표는 국내 한 제약사의 건강기능식품 관련 부서에서 7년 간 근무했다. 그러던 중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과 ‘지금이 아니면 회사를 그만두지 못 할 것 같다’는 겹치며 퇴사를 결심,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둔 뒤 김 대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바로 꿈을 되찾는 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고교 시절에는 음악을 전공으로 해 보라는 권유까지 받았지만, 가정형편 상 꿈을 접어야 했던 기억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제는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내 꿈을 더 이상 유보하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악기를 배우기로 결심한 그가 선택한 악기는 바로 ‘오카리나’였다. 우연히 오카리나 연주를 듣게 된 뒤 오카리나가 내는 매력적인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오카리나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

오카리나는 김 대표의 은퇴 후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미로 시작한 오카리나 실력이 점차 쌓이게 됐고, 결국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오카리나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까지 생긴 것이다.

그는 “주변에서 오카리나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강사로 그룹 지도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결국 오카리나가 강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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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는 김명희 대표. (사진=안상준 기자)

 


◇ 오카리나 통해 국내·외서 봉사활동도

김 대표는 50플러스재단을 통해 50+인생학교, 문화기획 과정 등을 수강한 뒤 동기들과 ‘오플 밴드’라는 어쿠스틱 밴드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음악의 꿈을 접고 살았던 친구들과 음악적·일상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을 발견한 뒤 ‘더 나이 들기 전에 그냥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밴드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기타·우클렐레·오카리나·퍼커션 등으로 구성된 밴드로 2018년 결성했다”며 “기초가 부족해 보컬 트레이닝도 받고 기타도 배우며 실력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말에는 캄보디아 예술대 학생들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에도 나섰다. 캄보디아는 음악 교과가 없는 나라여서 기초부터 가르쳐야 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곳에서의 생활이 즐겁고 귀한 경험이었다고 김 대표는 돌아봤다.

그는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멈춘 상태지만, 지도하고 있는 오카리나 팀과 데이케어센터·병원·요양원 등 지역 사회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꾸준히 연주 봉사를 다닌 바 있다”면서 “악기 연주가 개인적인 만족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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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대표는 5060세대에게 ‘두려움을 떨치자’고 조언했다. 변화를 두려워했던 자신이 50플러스재단 등을 통해 강사로, 또 사업가로 삶을 확장한 것처럼 두려움을 떨치고 도전해보자는 의미다. (사진=안상준 기자)

 


◇ “‘점프업 5060’ 프로젝트, 창업 마중물 됐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카리나 강습 등이 모두 취소된 상황에서 지난해 발견한 50플러스재단의 ‘점프업 5060’ 2기 모집 공고는 그의 인생을 또 한 번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창업을 위한 교육이 이뤄지는 프로젝트가 공간 창업 계획의 마중물이 됐기 때문이다.

공간 창업과 관련한 사업 계획서 제출과 교육을 통해 우수 창업팀에 선정된 그는 창업을 통해 액티브 시니어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활동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5060세대 역시 사회적 가치와 이윤 창출이 동시에 가능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사회경제적 변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마실이라는 공간은 지역 주민들의 소소한 생활문화 향유를 돕고 일상에 ‘덤’이 되는 생활권형 복합 문화공간으로 태어났다.

김 대표는 “마실이 액티브 시니어들이 다시 꿈을 꾸게 하는 공간이자 어른들의 놀이터, 쉼표 같은 배움터가 되길 바란다”며 “도시 재생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마을 발전에 작은 성장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과 비슷한 5060세대에게 ‘두려움을 떨치자’고 조언했다. 변화를 두려워했던 자신이 50플러스재단 등을 통해 강사로, 또 사업가로 삶을 확장한 것처럼 두려움을 떨치고 도전해보자는 의미다.

김 대표는 “50플러스재단이 사람들을 만나는 하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밖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면, 분명 얻어가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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