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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 Play 인터뷰]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박기영 음악감독과 ‘원조팬’ 이세준, ‘연습실 귀신’ 조복래

故김광석을 캐릭터화한 '그 친구'와 창기·기영·준열·경찬 동물원 멤버들의 그 시절 이야기
그 친구 조복래·최승열·홍경민, 창기 이세준·임진웅·윤희석, 기영 방재호·김보선, 준열 유제윤·최성욱, 경찬 최신권·병헌
실제 동물원 멤버 박기영 음악감독, '유도소년' 박경찬 연출 등 의기투합

입력 2017-11-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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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그 친구 역의 조복래, 박기영 음악감독, 창기 역의 이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가수를 꿈꾸기 전부터 동물원 멤버가 되고 싶었어요.”

동물원의 음악과 사연들로 꾸린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2018년 1월 7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창기(이세준·임진웅·윤희석)를 연기하고 있는 유리상자 이세준에게 故김광석과 동물원은 꿈 그 자체였다. 기타를 막 배우기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 열일곱 소년이었던 이세준은 동물원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

“공연, 음반, TV, 라디오 활동 등을 보면서 동물원 멤버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어요. 가수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 동물원 멤버가 되고 싶었죠. 극 중이지만 실제로 동물원 멤버가 돼 꿈을 이뤘어요.”
 

[브릿지포토] 영화배우 조복래 인터뷰5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그 친구 역의 조복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 여름, 동물원’에서 故김광석을 캐릭터화한 ‘그 친구’(조복래·최승열·홍경민)를 연기하는 조복래 역시 남들보다는 조숙(?)했던 중학교 2학년부터 동물원 음악에 빠졌던 팬이었다.

 

그 좋아했던 노래를 스스로 부르고 연주까지 해야하는 과정은 그야 말로 ‘고난’이었지만 ‘행복’이기도 했다.

“완전 힘들었어요. 다른 뮤지컬처럼 극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니잖아요. 너무 유명한 곡들이다 보니 정말 부담이 컸어요. 음색도, 정서를 표현하는 것도, 연주도 다 부담이었죠. 입시생처럼 살았어요.”

“언제 가도 얘가 있었다”던 이세준의 전언에 따르면 조복래는 두달이 넘는 연습기간 내내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도 말리지 못한 채 연습실로 내달릴 정도로 ‘연습실 귀신’이었다. 조복래의 표현을 빌자면 “대본에 치이고 악보에 치여 정신이 없던” 때였다. 

 

“20대에 이렇게 열심히 살았으면 뭐라도 됐겠다 싶어 반성하고 있어요.”

조복래 뿐 아니다. 동물원 멤버였고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의 음악감독이기도 한 박기영이 ‘최고의 보컬리스트’라고 극찬한 이세준 역시 “데뷔부터 이렇게 연습을 해왔으면 그래미어워드에서 상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렇게 준비했어도 불안하다는 이세준과 조복래의 아우성은 박기영 감독의 말 한마디에 박장대소로 전환됐다.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게 우리가 1988, 89년 연주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나아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음악의 중심, 동물원 키보디스트이자 음악감독 박기영 “이런 분인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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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그 친구 역의 조복래, 박기영 음악감독, 창기 역의 이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희 이야기나 노래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게 기쁘고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민망하고 쑥스러워요. 사실 저희보다 뛰어난 뮤지션도 많고 좋은 노래도 많잖아요.”

동물원의 키보디스트였던 박기영 음악감독은 ‘잊혀진다는 것’ ‘혜화동’ ‘변해가네’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사랑했지만’ ‘거리에서’ ‘너에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서른 즈음에’ ‘별빛 가득한 밤에’ ‘혼자 남은 밤’ ‘나무’ ‘회귀’까지 주옥같은 동물원 노래들을 재해석해 넘버로 꾸렸다.

“실제 연주를 하는 액터 뮤지컬이다 보니 기존 뮤지컬 문법이랑은 좀 안맞더라고요. 특히 연주를 하는 부분들은 콘서트적인 느낌이 강해요. 동물원이라는 팀이 ‘거리에서’를 연주해도 1988년 음반녹음 때랑 2017년은 분명 다를 거예요. 같은 곡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저희들 안에 축적된 음악적인 것들, 환경 등에 따라 사운드도 변하는 것 같거든요. 그렇게 환경에 노래가 적응해 온 결과가 작품에 반영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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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사진제공=더그룹)

이렇게 말한 박기영 감독은 산울림의 맏형 김창완이 제작했던 동물원 1집 녹음 당시의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 형(김창완)은 음악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좀 달라요. 산울림 노래를 들으면 튜닝(악기 음을 표준음에 맞추어 고름)이 다 나가 있거든요. 더 신기한 건 산울림 노래는 제대로 튜닝하고 연주를 하면 그 맛이 안나요.” 

 

독특한 김창완의 음악적 접근 방식은 동물원 1집 녹음 현장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녹음 전에 저희끼리 모여서 손가락을 풀려고 연습하면서 대충 녹음을 해둬요. 그러면 형은 더 연주를 못하게 하세요. 저희는 듣기가 괴롭거든요. 잘 맞지도 않고…부끄러워서 이걸 어떻게 내놓나 싶을 정도로 중구난방이거든요. 그때부터 바로 얼마 전까지도 그런 창완 형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좀 알 것 같아요. 창완 형이 뭘 얘기했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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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박기영 음악감독(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때부터 한(?)처럼 남아 있던 완벽한 연주에 대한 염원은 ‘그 여름, 동물원’ 배우들의 몫으로 전이됐다.


“진짜 이런 분인 줄 몰랐어요. 되게 깐깐하세요. 핀트 하나만 나가도 못참고!”

동물원의 원조 팬이었고 ‘김광석 다시 부르기’ 프로젝트로 8년째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이세준의 볼멘소리에 박 감독은 “좀 더 정리된 음악, 합이 더 잘 맞는 음악을 요구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때의 연주는 연주가 아니었더라고요.”

영화 ‘쎄시봉’에서도 기타 연주를 했던 조복래는 라이브로 소화해야하는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여러 번 연주와 편집으로 탄생한 영화의 장면과 매번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하는 무대 위 라이브 연주가 같을 리 만무다.

“처음 런(공연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연습)을 도는데 (박기영) 감독님께서 뭘 빼곡하게 작기는 하시는데 얘기는 별로 안해주시더라고요. 스스로 채워갈 수 있게 응원을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박기영 감독의 음악에 대한 깐깐함과 응원하는 마음은 고스란히 극의 완성도로 이어진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동물원의 노래들은 2017년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 정도로 진화했다. 이를 이세준은 ‘음악감독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무대 위에서 악기를 실제로 연주하는 사람들이 전문 연주자도 아니고 배우들이라 한계가 명확하게 있어요. 그럼에도 동물원 음악의 정서가 전해질 정도로 리폼(Reform)을 잘해주셨죠.”


◇‘그 여름, 동물원’ 최강 동안 맏형, 이세준 “17세 소년시절부터 지금까지 매혹된 정서에 찌릿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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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창기 역의 이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때는 동물원 음악이 그저 좋았어요. 음악적인 것도 전혀 모를 때니 뭐가 좋은지, 왜 좋은지도 모르고 끌려서 들었죠. 그때는 몰랐던 그 이유를 ‘그 여름, 동물원’ 연습을 하면서 찾게 된 것 같아요. 저를 사로잡았던 점들을 하나하나 깨닫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요.”

박기영 감독을 뺀 스태프, 출연진 중 맏형인 이세준에 대해 조복래는 “너무 동안이어서 나이가 가늠이 안됐었다”고 첫 인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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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사진제공=더그룹)
“동물원 노래를 리메이크한 가수들은 많지만 앨범으로 10곡을 트리뷰트한 유일한 후배가 세준이에요. 음악하는 친구들 중 동물원을 제일 사랑하는 후배죠.”

박기영 감독 말처럼 이세준은 동물원을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가수기도 하다. 너무 잘 알아서 재밌기도 하고 오글거림에 웃음이 터져 힘들 때도 있다는 이세준은 “음악적으로는 제가 알던 것도 있고 모르던 얘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형들을 아예 모르는 배우들은 이 사람이 유준열이고 박기영이다 하겠지만 실제 인물을 아는 저로서는 재밌어요. 제일 큰 차이는 배우들과 실제 인물들의 외모죠. 기영 역의 두 친구(방재호·김보선) 중 한명은 너무 비슷하고 한명은 너무 잘생겼어요. 특히 (유)준열이 형은 말이 안돼요. 그 잘생긴 애(유제윤·최성욱)한테 준열이라고 하기가 힘들어요. 목에 걸려요 자꾸. 준열이 형한테 ‘미스캐스팅같다’고 했더니 ‘유준열 역할이 거의 싱크로율 100%’라고 해서 엄청 웃었어요. 형들이랑은 언제나 유쾌하고 즐거워요.”

동물원의 일원이 돼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고 사연을 연기하면서 17세 소년시절부터 마흔을 넘긴 지금까지 매혹된 동물원 노래가 가진 정서의 정체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주는 정서가 아주 일관돼요. 이런 음악이 진짜 명곡이구나 싶어요. 30년 전 그 정서가 저에게 다가왔고 그걸 제가 놓치지 않고 받아들였다는 게 신기해요. 제 선택이 옳았음을 순간순간 깨달을 때마다 찌릿찌릿해요.”


◇그 시절을 소환한 ‘연습실 몽달귀신’ 조복래 “타협과 대충은 없다, 정공법으로 파고 또 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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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그 친구 역의 조복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중2 때 들었던 그 분들의 음악을 저는 절대 못따라가죠. 여러 곡을 한번에 완벽하게 연주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몇 곡에서 몇 군데를 틀리면 스스로를 또 괴롭힐테고…연습뿐이었죠.”

그렇게 연습실 귀신이 된 조복래에 대해 이세준은 “쉽게 타협하고 대충 넘어갈 법한 것들도 정공법으로 계속 파는 걸 보고 믿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듣다 보면 언뜻 언뜻 웃고 있어요. 자기 전에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져요. 연습하면서도 그랬죠. 겨우 흉내만 내지만 공연으로나마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故김광석과 친구들이 왁자지껄 즐겁다가 옥신각신 싸우기도 하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도 하는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순간순간 박기영 감독에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곤 한다. 특히 조복래가 그 친구와 동물원 멤버들이 음악적 갈등으로 대립하는 장면을 연기하는 걸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아픔은 꽤 컸다.

“대사 하나로 분위기를 장악해 버리는데 배우는 배우구나 싶었어요. 평소에도 그 시절이 생각나서 배우들이 연습하는 걸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데 그때는 대사도 못듣겠더라고요. 현실보다도 리얼하게 그 상황을 표현하는데 정말 좋은 배우구나 싶었죠. 채찍으로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정말 아팠어요. 하지만 공연이 진행되면서 치유나 화해의 장면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요.”

“저희들의 과거를 똑바로 바라보게 해준 복래가 고맙다”는 박기영 감독의 전언에 이세준 역시 “에너지가 특별하다”고 말을 보탰다.

“가수가 주업인 저희는 뭘 해도 약간 겉도는 느낌이 들곤 해요. 그런데 복래는 그냥 툭툭 대사를 하는 것 같은데 가슴에 와서 탁탁 꽂혀요. 어떤 때는 그 친구랑 경찬(최신권·병헌)이 굉장히 격하게 붙어요. 물리적으로 충돌할 때도 있는데 복래의 에너지는 특별해요.”



◇‘눈빛 스토커’ 막내 조복래와 팀 맏형 이세준 “초면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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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박기영 음악감독(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몰랐는데 창기만 보고 있더라고요.”

스스로를 ‘눈빛 스토커’라고 표현한 조복래는 “노래나 연주는 말할 것도 없이 성격도 굉장히 안정적이라 든든해진다”고 그 이유를 털어놓았다.

“2, 3시간짜리 공연을 시작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그 에너지가 대단해요. 내레이션을 너무 편안하게 하시는 데다 독백으로 넘어가는 순간도 기가 막히게 잘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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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사진제공=더그룹)

조복래의 말에 이세준은 “경찬, 준열, 기영이랑 눈을 맞추다가 복래를 보면 항상 나를 보고 있다”며 “그렇게 눈빛 한번에 착착 맞아 들어가는 걸 느끼면서 어느새 동료가 돼 있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전부터 친하게 지낸 동생이었으면 친구로 나오는 게 어색했을 거예요. 초면이다 보니 친구 연기가 오히려 편한 것 같아요. (홍)경민이랑은 나이차가 거의 안나는데도 초반엔 친구 연기가 어색했거든요. 그런데 복래는 처음부터 편했어요. 나이 차이가 많다보니 먼저 다가가야 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복래는 선배라고 필요 이상으로 어려워하거나 격식을 갖추지 않아줘서 너무 고마웠죠.”   

 

이세준의 말에 “처음엔 진짜 어려웠다”며 “프로필 사진 찍을 때만 해도 어려웠는데 뭘 해도 다 받아주는 느낌이었다”고 대꾸했다.

“뭐든 편안하게 받아주시니 모든 신들을 할 때 부담이 없어요. 형만의 엄청난 강점이죠. 첫 공연의 창기가 선배인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조복래의 말에 이세준 역시 동감을 표한다.


◇이구동성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아쉬운 조복래의 ‘너에게’와 이세준의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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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사진제공=더그룹)

  

“(김연미) 작가님이 대본을 집필하시면서 이미 곡들을 배치해 주셨어요. 그런 중에도 진짜 제대로 찾아낸 곡이 ‘회귀’예요. 사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상당히 무게감이 실린 곡이죠. 진혹곡, 레퀴엠의 역할을 하거든요.” 


박기영 감독의 말에 이세준은 “진짜 마치 이런 일을 예견하고 만든 곡 같다”며 “어떻게 극에 필요한 노래들이 다 있나 모르겠다”고 말을 보탰다.

“사실 실제 연주하는 노래들은 편곡을 그렇게 많이 할 필요가 없었어요. 몇몇 곡들이 조금씩 바뀌기는 했는데 시즌 1에 비해 2 음악이 좀 더 뮤지컬 문법을 따르고 있죠. ‘혜화동’은 그 친구랑 창기가 통기타를 연주하면서 불렀는데 시즌 2에서 등장인물 모두가 부르는 오프닝 넘버처럼 바뀌었어요. 이번 시즌에는 ‘회귀’에 오케스트레이션을 넣고 스케일을 키웠죠. 두세 시즌 정도 하고 나면 좀 안정화될 줄 알았는데 자꾸 만지게 돼요.”

[브릿지포토] 가수 이세준 인터뷰7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창기 역의 이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시즌 별로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그 여름, 동물원’ 이번 시즌에서 눈여겨 봐야할 넘버에 대해 박기영 음악감독·이세준·조복래 세 사람은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시즌2까지는 동물원이 연주하는 사운드로 불렀는데 이번 시즌에 완전히 바뀌었어요. 템포도, 리듬도 계속 달라지죠.”

박기영 감독이 가장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는 조복래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생긴 게 이래서 스릴러 같은 걸 많이 하긴 했는데 저는 예쁘고 순수한 음악을 진짜 좋아해요.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라는 노래도 워낙 좋은데 편곡도, 동선도, 조명도 너무 예뻐서 보고 있으면 행복해요. 음악, 춤, 장면 등이 마치 한 사람 머릿속에서 나온 것처럼 예쁘죠. 진짜 예술가들이구나 감탄을 했어요. 그런데다 세준 형 음색이 진짜 맑고 곱잖아요. 그 신을 볼 때마다 영화를 보는 것처럼 너무 좋아요.”

연신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가 좋다고 외쳐대던 조복래는 ‘너에게’에 대한 아쉬움과 ‘나무’에 대한 깊은 애정를 드러내기도 했다.  

 

[브릿지포토] 영화배우 조복래 인터뷰1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그 친구 역의 조복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개인적으로 ‘너에게’는 아기자기 하고 예쁜 노래여서 웃으면서 들었어요. 신을 못보고 노래만 듣고 대본을 보면서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저리가라 할 정도로 예쁜 장면일 줄 알았는데…좀 아쉬워요. 그리고 이번에 ‘나무’라는 곡을 알게 됐는데 가사도 그렇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하죠. 누구나 외로울 때가 있잖아요. 우울할 때나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기분에 휩싸일 때 들으면 진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곡이죠. 이번 기회에 많이 알리고 싶어요.”

이세준은 ‘잊혀지는 것’에 대해 “초반에 그 친구랑 같이 부르는데 노래로 얻는 감동이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동물원 2집 앨범에 실린 박기영 감독님 노래 중에 ‘잘가’라는 노래가 빠진 게 아쉬워요. ‘지난날의 설레임 이제 내겐 다시 없으리…’ 이렇게 시작하는 곡인데 이별하는 상황에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박기영 음악감독·이세준·조복래의 이구동성, 4연에 대한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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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그 친구 역의 조복래, 박기영 음악감독, 창기 역의 이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정말 행복하시겠다 싶고 부럽고 닮고 싶고 그래요. 부침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30년 동안 사랑받는 음악을 해오는 것도 그렇고 그 이야기들이 극으로 만들어져 공연되는 것도 그렇고…게다고 아직도 진행형이잖아요.”

이세준의 말에 조복래는 악기 연주에 대한 열의와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악기를 배우면 좋을 것 같아요. 저한테도 힐링이 되거든요. 그리고 ‘그 여름, 동물원’ 4연도!”

조복래의 말에 이세준 역시 “수십년 기타를 쳤는데 일렉트로닉 기타는 이번에 처음 연주해봤다. 초보자처럼 연주를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그 매력에 빠져버렸다”며 “‘그 여름, 동물원’ 공연이 끝나면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정기적으로 합주를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저도 복래랑 내년에도 4연을 함께 하면 좋겠어요. 한번 하고 끝내기에는 연습한 게 너무 아까워요. 유리상자는 (박)승화 형이랑 사이좋게, 20년 동안 해온 대로 각자 하고 싶은 일은 존중하면서 계속 같이 할 거예요. 태어난 아이한테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사소하지만 아주 중요하고 원대한 꿈이죠.”

이세준·조복래의 4연 염원에 박기영 감독은 “세준 창기와 복래 그 친구를 꼭 4연에도 붙들어 둘 수 있게 더 좋은 음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각오를 털어놓았다.

“동물원이라는 팀 안에서 같이 활동했던 몇몇 친구들의 특별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비슷한 시절을 살아온 많은 분들, 지금 청춘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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