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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 Paly 인터뷰] ‘베어 더 뮤지컬’ 윤소호·노윤 "성세실리아의 피터와 제이슨입니다"

입력 2018-02-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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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윤소호.노윤 인터뷰5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왼쪽)과 피터 윤소호(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피터로 사는 게 아주 행복합니다. 시즌 1때도 지금도.”

2015년 초연에 이어 현재 공연 중인 세 번째 시즌까지 피터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베어 더 뮤지컬’(25일까지 백암아트홀)의 윤소호는 “아프지만 행복하다”고 했다. 

 

‘베어 더 뮤지컬’은 보수적인 카톨릭계의 고등학교 성세실리아에 재학 중인 피터(윤소호·강찬·정원영·정휘,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와 킹카 제이슨(노윤·고상호·서경수·성두섭·임준혁)을 비롯해 아이비(양서윤·허혜진), 맷(도정연·이동환) 등의 가슴 아픈 성장담이다. 보수적인 학교에서 감당할 수 없어 비밀에 부친 동성애와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의 성장까지 아우른다.
 

뮤지컬배우 윤소호 인터뷰11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피터 윤소호(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지막만 보면 비극적이고 가슴 아플 수 있지만 결국 학생들의 멋지고 따뜻한 이야기잖아요. 피터는 감정의 폭을 처음과 끝까지 표현해야하니 힘든 순간들도 분명 있어요. 노래도 어렵고 기술적인 부분도 당연히 신경 써야 하니 육체적, 정신적으로는 힘들지만 이 작품 전체 메시지와 에너지를 생각하면 굉장히 행복한 노력이죠.” 

 

명확하게 자신의 성향과 갈 길을 인정하고 제이슨과의 관계를 알리고 싶어 하는 피터, 그런 피터를 달래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집안, 학교에서의 위상을 지키고 싶어 하는 제이슨 뿐 아니다.

 

제이슨에 빠진 아이비와 그런 그를 질투하는 맷, 집안·학교에서의 차별로 콤플렉스 덩어리인 제이슨의 쌍둥이 여동생 나디아(김지혜)까지 성장통으로 휘청거린다.

시즌 1과 3에서 피터로 활약 중인 윤소호와 달리 이번 ‘베어 더 뮤지컬’로 데뷔하는 노윤은 “무대 위에서 다른 인물로 살아본 적은 처음”이라면서도 자신이 연기하는 제이슨에 대해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그래서 표현이 힘든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이 동성애만을 그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청소년기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죠. 피터는 오롯이 제이슨만을 바라본다면 제이슨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피터에 대한 사랑이 훨씬 크지만 아이비를 비롯한 여자들이 빠질만한 모습도 분명 있거든요.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연구 중이에요.”


◇무겁고 어색할 수 있는! 하지만 “이야기의 힘을 믿어요!”
 

배우 윤소호 노윤 인터뷰 05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왼쪽)과 피터 윤소호(사진=추영욱 인턴기자 yywk@viva100.com)

 

“무거운 소재고 처음 보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어색할 수 있는 장르기도 하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베어 더 뮤지컬’은 그 자체가 매력적이에요. 이 작품이 정말 잘 짜여졌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극 초반 피터와 제이슨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뒤가 더 슬프다는 거예요.”
 

배우 노윤 인터뷰 01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사진=추영욱 인턴기자 yywk@viva100.com)

이렇게 말한 윤소호는 “초반에는 사소하게 다투는 장면까지도 사랑싸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초반에 진정으로 행복하면 자연스레 마지막으로 흘러가니 열심히 행복하자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재는 ‘동성애’지만 성별을 굳이 구분하지 않으면 똑같이 사랑을 하고 사람 사는 이야기,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성장담이죠.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빗댄 대본이나 음악 자체가 하나하나 곱씹을수록 좋아요.”

윤소호의 말에 오디션으로 제이슨에 전격 발탁된 노윤은 학교 방학공연을 이틀 앞두고 드레스 리허설 중 합격통보를 받은 에피소드를 전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처음엔 마냥 좋았죠. 하지만 딱 2분 뒤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제가 알고 있는 ‘베어 더 뮤지컬’은 자칫 잘못하면 이해 받기 어려운 정서들, 장장 3시간에 걸쳐 죽음으로 이르는 비극인데 신인으로서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1, 2막의 제이슨 감정이 너무 달라서 지금도 ‘크로스’는 어려워요. 온전히 밑바닥 감정까지를 보여야 하니 지금도 어렵고 계속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작품 자체가 탄탄하잖아요.”


◇두 번째 피터, 첫 제이슨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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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왼쪽)과 피터 윤소호(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처음 대본을 보고는 제이슨이 착한 아이 콤플렉스(Good Boy Syndrome)가 있나 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츤데레’(겉으로 퉁명스럽지만 마음은 따듯한 성격) 같은 느낌이면 마지막에 무너지는 게 훨씬 극대화되고 피터에게 매달리는 진심이 더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죠.”

사랑하는 피터와의 관계를 숨기려 애쓰면서 아이비와 깊은 관계를 맺기도 하는 제이슨은 자칫 ‘나쁜 놈’처럼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다. 이에 노윤은 “팩트만 보면 제이슨은 피터한테도, 아이비한테도 나쁜 놈이 맞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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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피터 윤소호(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제 인상 자체가 무서운 편이에요. 저희 어머니도 저를 보면 무섭다고 하실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1막에서 피터에게 알게 모르게 애정 표현을 더 많이, 크게 하려고 노력해요. 1막에서는 더 많이 사랑하고 마지막엔 더 처절하게 무너지죠. 제이슨은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피터, 아이비, 맷, 나디아 등 모든 캐릭터들과 접점이 있어서 감정 표현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두 번째 피터로 무대에 서는 윤소호는 “생각이 훨씬 많아졌다”고 털어놓았다. “본질적인 건 변함이 없고 피터와 그의 감정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연구를 하기는 했지만 초연 때는 기술적인 것부터 배우들과의 호흡, 전체적인 그림을 더 많이 생각하느라 피터 캐릭터를 파고들 여유가 별로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에는 온전히 제 캐릭터를 생각할 시간이 좀 생겼어요. 감정적으로 어떤 부분에서는 더 표현해도 되겠다거나 여기선 좀 줄여야겠다 식이죠. 본질적인 건 같지만 극대화, 최소화 등 감정의 폭을 고민하게 되면서 피터 안에서 연기적인 스펙트럼이 생성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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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왼쪽)과 피터 윤소호(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리곤 모두 앞에서 맷에 의해 아웃팅(성소수자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을 당하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초연 때는 ‘이럴 순 없어’라는 감정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지금도 어떤 때는 그런데 어떨 때는 우리 모두가 행복했었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싶은 생각을 가지면 감정이 어떻게 달라질까 싶기도 해요. 초연 때는 여긴 이 감정이지 했다면 지금은 여기서 이런 감정을 가지면 어떻게 되지? 이렇게 생각하면 뒤가 달라질까? 등을 고민하게 되고 좀 더 연습하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나로 서고 싶은 피터와 나를 지키고 싶은 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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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왼쪽)과 피터 윤소호(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졸업을 앞두고 피터 입장에서는 같은 대학에 진학하는 게 제일 좋아요. 지금은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됐지만 당시의 피터는 동성애가 합법화된 주로 가려고 하죠. 졸업은 가까워 오고 뭔가 결정은 짓고 싶은데 때마침 독실한 크리스천인 피터의 꿈에 마리아님이 나타나 게시처럼 커밍아웃을 제안해요. 그래서 엄마한테 일단 얘기하자 결심하게 되죠.”


윤소호의 말처럼 ‘베어 더 뮤지컬’의 갈등이 시작되는 지점은 커밍아웃을 하려는 피터와 이를 꺼리는 제이슨이다.

“누군가 단순하게 피터는 밝히고 싶은 아이, 제이슨은 숨기고 싶은 아이라고 얘기하면 되게 속상해요.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말 여러 가지 일과 많은 이야기들이 있거든요.”

윤소호의 토로에 제이슨 노윤은 “극 시작에 노트르담 합격 소식을 듣는다. 동성혼이 허용되지 않는 미국 최고의 가톨릭 학교다. 그런데 피터가 취소하고 동성애가 합법화된 지역의 버클리 대학으로 진학을 결심한다”고 말을 보탠다.

“제이슨은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을 거예요. 피터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가 내(제이슨) 곁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 사랑의 크기를 인식하지도 못하죠. 피터는 날 떠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컸을 것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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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피터 윤소호(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노윤의 말처럼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하고 모든 것을 잃은 후 자신의 위치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제이슨은 결국 피터는 물론 아이비에게도 큰 상처를 안기고 스스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피터는 단단한 사람인 반면 제이슨은 굉장히 유약한 친구죠. 모든 것을 잃은 후를 견뎌낼 자신이 없어 피터에게 숨기자고 하고 헤어지기까지 하지만 결국 후회하고 다시 돌아가잖아요.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제이슨이 바보죠. 그 감사한 사랑을 못알아 보고 한눈 팔고 나중에야 모든 것을 초월할 피터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복층 무대, 복잡한 동선, 전력질주와 제자리 뛰기로 미리 혹독한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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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초재연이 무대 자체로 성당 같았다면 이번엔 학교와 학생들 공간을 더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죠. 각 무대의 장점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무대 자체가 성당이었고 피터·제이슨의 침대가 자동으로 등·퇴장했던 초재연과 달리 세 번째 시즌에는 복층구조에 계단을 오르내리며 노래하고 춤추는 등 동선이 복잡해졌다. 이에 흔들림 없이 노래하고 대사를 할 수 있도록 저마다의 체력관리가 관건이었다.

“물리적으로 힘에 부치는 공연에서는 그 무대에 적응하는 저 자신을 빨리 발견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데뷔 때부터 늘 하던 연습을 하죠. 말도 안되게 전력질주를 하면서 노래하는 연습을 지금도 하고 있어요. 물론 전력질주를 하면서 완벽하게 노래를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미리 혹독한 연습을 하면 무대 위에서 훨씬 편하고 안정적인 저를 발견하게 되죠.”

윤소호의 말에 노윤은 “원래 체력에는 자신 있다고 자부하면서 살았는데 ‘베어 더 뮤지컬’을 하면서 아니구나를 느꼈다”고 말을 보탰다.

“연습실에서는 몰랐는데 무대 리허설을 하다 보니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노래하는 신이 엄청 흔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제자리 뛰기를 하면서 노래를 불렀죠. 시간 날 때마다 무대를 밟아보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노래하고 있어요.”


◇신부님이 눈에 밟히는 윤소호, 맷이라면 그럴 수도 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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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추영욱 인턴기자 yywk@viva100.com)

“초연에는 피터의 1인칭 시점, 혼자만 부르는 서술자적 입장이 주였다면 이번 시즌은 다자구도로 보게 되는 장면들이 추가됐어요. 그래서 다른 인물들이 눈에 밟히기도 하고 생각할 여지도 생겼죠.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장면이나 대사도 더 와 닿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심정을 전한 윤소호는 “단순히 피터와 제이슨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게 보였다. 모든 인물이 공감되고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유난히 눈에 밟히는 캐릭터로 신부(제병진)를 꼽았다.

“종교적 신념이 생명인 성직자잖아요. 제이슨이 찾아왔을 때 그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지 못하고 기도하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존재죠. 도움을 청하는 미성숙한 청소년에게 원하는 대답을 못해주는 자신도 괴로웠을 거예요.”

때론 평생 지켜온 신념이지만 잠깐 버리고 제이슨을 구해줄 수는 없었나 싶은 원망이 들기도 했다는 윤소호는 “초연 때는 제이슨이 신부님이 아니라 피터처럼 수녀님을 찾아갔으면 이런 결말은 아니었을텐데 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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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더 뮤지컬’의 제이슨 임준혁(왼쪽)과 피터 정휘(사진제공=쇼플레이)

 

“하지만 제이슨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 것 자체가 신부님에게는 죄를 짓는 거잖아요. 그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니 또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윤소호의 말에 노윤은 아우팅하는 장면에서 맷의 입장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청소년기잖아요. 그 나이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에게 주어진 데 최선을 다하는데도 안되는 것들이 있고 좌절도 있고…그 마음이 이해됐어요.”


◇순수한 제이슨 노윤, 예민한 고상호, 장난꾸러기 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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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더 뮤지컬’의 피터 윤소호(왼쪽)와 제이슨 고상호(사진제공=쇼플레이)
“(노)윤이는 순수한 제이슨이에요. 킹카라고 무조건 날카롭고 그런 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남들한테는 어떻든 저한테는 순수한 눈빛을 보내주는 제이슨이죠. 스스로 무섭게 생겼다고 하는데 저는 한번도 그렇게 느낀 적이 없어요. 저한테 다가오는 감정들이 진중하고 순수하죠.”

노윤의 제이슨에 대해 순수하다고 평한 윤소호는 고상호의 제이슨에 대해 “실제로 어른이고 어른스럽다”며 “예민한 제이슨”이라고 표현했다.

“저를 진짜 유심히 다 보고 있어요. 굳이 안봐도 되는 것까지 피터와 함께 하는 신에서는 옷깃 하나하나까지 보고 있죠. 더 신기한 건 그렇게 연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본능처럼, 고상호 형이 표현하는 제이슨 자체가 세심하다는 거예요. 좋을 때는 물론 싸우다가도 섬세하죠.”

임준혁에 대해서는 “사랑을 표현하는 데 유머러스한 면이 있는 제이슨”이라며 “단체신에서 맞닥뜨리는 장면에서도 정말 짓궂은 표정을 짓고 스킨십도 재밌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배우 임준혁이 윤소호한테 다가오는 게 아니라 제이슨으로서 피터를 재밌게 해주고 싶어 해요. 장난을 치고 제가 놀라는 걸 보면서 좋아하고 제가 웃으면 되게 즐거워 하죠.”


◇오랜 연인같은 피터 윤소호, 강아지 같은 강찬, 외유내강 장난꾸러기 정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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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더 뮤지컬’의 피터 강찬(왼쪽)과 제이슨 노윤(사진제공=쇼플레이)
“(윤)소호 형은 쭈그리는 연기가 진짜 최고예요.”

노윤의 극찬에 윤소호는 “피터는 시간이 갈수록 위축되고 상처받는 캐릭터다. 제일 꼿꼿할 때가 첫 등장”이라며 “극 중 제이슨이나 엄마로부터 받는 상처나 감정선에 몸이 따라가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소호 형의 피터한테는 오래 만난 연인의 느낌으로 다가가게 돼요. 그런데다 장난꾸러기여서 마냥 해맑다가도 감정신에서 형의 눈을 보면 너무 슬퍼져요. 저를 잘 품고 가주는 피터죠.”

이렇게 말한 노윤은 강찬의 피터에 대해 “강아지 같은 느낌”이라며 “제 바운더리 안에 넣을 수 있는 피터였어서 마지막에 더 처절하게 무너지게 만들어준다”고 차별점을 밝혔다.

“정휘 형의 피터는 소호 형이 (임)준혁 형 제이슨에 느끼는 거랑 비슷해요. 장난기가 좀 있어서 둘이 장난 치는 신에서는 한번씩 ‘나를 놀리나?’ 싶을 정도로 짓궂은 느낌이 있죠. 그러면서도 진지할 땐 또 엄청 진지해서 눈이 우수에 차 있죠.”


◇어른스럽고 잘생긴 형, 애교 많은 막내 “우리 정말 친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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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제이슨 역의 노윤(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소호 형이 엄청 잘 챙겨주셨어요. 시작부터. 저는 소호 형이 친해지기 제일 어려울 줄 알았거든요. 일단 너무 잘생겼잖아요. 뭘 해도 잘생겼어요. 저 형은. 그래선지 차가울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형이 처음부터 저를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첫 대면부터 장면 장면 헤매고 있는 노윤을 세심히 지켜보고 있다 다독이고 이끌어준 이가 윤소호였다. 이에 노윤은 “오랜 본 형처럼 편했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상하게 형은 훨씬 형 같아요. 나이에 상관없이 굉장히 성숙한 사람인 것 같아요. 처음 만난 날부터 그랬어요. 무대에서는 해맑고 가장 좋은 친구처럼 대해주시는데 밖에서는 세상 따뜻하죠.”

그래선지 애교라곤 없던 노윤이 ‘베어 더 뮤지컬’ 애교쟁이가 됐단다. 그런 노윤에 대해 윤소호는 “잔머리 쓰지 않고 올바르고 정직하게 연습하는 친구”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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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피터 윤소호(왼쪽)와 제이슨 노윤(사진=사진=추영욱 인턴기자 yywk@viva100.com)

 

“배우로서는 최대 장점이죠. 어색할 수는 있지만 어설프게 하지는 않아요. 우직한 장점이 있죠.”

두 사람 모두 ‘동성애’라는 소재나 연기에 대해 “그건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라고 한목소리를 내며 “이 캐릭터를 어떻게 잘 표현할까를 고민하기도 벅차 편견이나 선입견이 끼어들 틈도 없이 초반부터 깨져버렸다”고 밝혔다.

“사람이 하는 일은 어떤 것도 모르는 것 같아요. ‘피터 너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라는 수녀님의 말처럼 누군가에겐 피터와 제이슨 이야기가 사건이나 이슈거리가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가슴 아픈 사랑일 수도 있잖아요. 사랑이 성별은 물론 가치관, 종교, 피부색 등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받고 정리한 느낌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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