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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현장에서 숙성된 ‘이 사람’의 ‘쥬비스 미라클’

[책갈피] 다이어트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쥬비스 조성경 대표의 첫 책
비정규직 강사였던 20대, 워킹맘이자 초보 사장인 30대 넘어 굴지의 기업만든 '한 인간의 내밀한 속내'돋보여

입력 2022-03-22 18:00 | 신문게재 2022-03-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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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비스미라클
쥬비스 미라클 |조성경 지음 | 1만 6000원 (사진제공=쌤앤파커스)

아이 한명의 몸무게가 빠진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성공 뒤에는 항상 ‘이곳’이 있었다. 대기업들도 다 손을 털고나간 다이어트 업계에서 쥬비스는 그만큼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신간 ‘쥬비스 미라클’은 평범한 워킹맘이자 초보 사장이었던 조성경 대표의 성장스토리다. 모든 성공한 사업가들이 겪었던 짠내나는 에피소드와 세련된 자화자찬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첫 페이지부터 확신에 찬 창업과정이 눈을 사로잡는다. 모든 게 핑크로 통일된 월세 70만원의 가게를 연 저자의 이야기는 학연, 지연, 인맥이 전무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와 닿을 한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다. 출판사는 “홍보, 마케팅, 인재등용, 고객관리, 방어전략, 매각까지 혼자서 시작한 조성경 대표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면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더 잘하고 싶은 사람과 지금 어느 단계에 있든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인사이트가 가득하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빈말이 아니다. 

목동 일대에서 ‘살 잘 빠지는 숍’으로 시작한 쥬비스는 무려 5000배가 넘는 성장을 이루며 지금은 2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거듭났다. 모두가 외출을 꺼렸던 코로나19 이후 연 매출이 37%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것. 힘든 시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매출 100억대, 300억대, 500억대가 넘어가는 단계마다 힘든 일이 공식처럼 반복됐다. 여러 이익단체의 고소도 있었고 체인사업에 뛰어들며 사람 공부도 톡톡히 했다. 저자는 “여자 혼자 하는 개인사업자가 매출 100억을 하니 카드깡으로 오해받아 세무조사가 들이닥치더라”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겪은 덕분에 절대 무너지지 않을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젊은 시절 강사 활동으로 다져진 유려한 말 솜씨는 단단한 문장으로 빛을 발한다.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던 순간을 적은 글귀에는 조성경 대표가 가진 특유의 긍정마인드가 드러난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매출을 하는 다른 회사들은 대체 뭘 어떻게 준비하고 경영하는지 궁금했다. 나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중략) 그러면서 결심한 것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장사와 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시스템이다. 우리 회사가 동네 장사가 아닌 번듯한 기업이 되려면 스스로 잘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 어떤 공격을 받아도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

2002년 쥬비스 다이어트를 창업한 뒤 국내 최고의 다이어트 기업으로 성장시킨 저자는 지금도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뒤를 생각하고 도전한 치열한 과정들을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직원이 자신의 첫 고객임을 기억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아무리 돈이 차고 넘쳐도 ‘사업은 결국 사람이 답’인 걸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었던 그는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이후 직원이 온 마음을 다해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더 나아가 푸드, 다이어트 앱, 찾아가는 앳홈 서비스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준비한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쥬비스가 업계 최초로 시도한 AI를 접목한 인재관리·조직운영 시스템은 국제 학계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최대 HR 콘퍼런스인 ‘2019 ATD’(워싱턴)와 ‘2019 ATD APC’(대만)에서 성공사례로 선정됐다. 한 기업의 대표로 아시아태평양마케팅 포럼, 인간개발연구원 등에서 강연해 온 저자는 현재 청소년 비만문제 해결을 위한 ‘이음 프로젝트’, 비만 장애인을 돕는 ‘디딤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차세대 여성리더로 불리고 있다. 

어쩌면 조성경 대표의 ‘첫 책’은 너무 늦게 나온 감이 없지 않다. 그 말은 성공에 취해 뻔한  말을 기록하는 대신 현장에서 발로 뛰었다는 이야기다. ‘쥬비스 미라클’은 그곳에서 숙성된 삶의 지혜를 가득담은 한잔의 와인같은 책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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