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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노란 대본집으로 돌아온 ‘무브 투 헤븐’ “유품 정리가 삶을 떠올리는 일이 되길”

입력 2022-03-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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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의 한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유품을 정리하는 것이 죽음을 되새기는 일이 아니라 삶을 떠올리는 일이 되길 바랐습니다.”(윤지련 작가)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로 공개돼 호평받은 드라마 ‘무브 투 헤븐’의 대본집이 발간됐다. 배우 이제훈, 탕준상이 주인공으로 나선 ‘무브 투 헤븐’은 유품정리사라는 생소한 직업을 내세워 삶과 죽음을 다룬 10부작 드라마로 평단과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지만 해맑은 영혼을 지닌 청년 한그루(탕준상)와 거친 삶을 살아온 그루의 이부(二父)삼촌 조상구(이제훈)가 타인의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 일을 통해 겪는 다양한 죽음의 사연이 드라마의 주된 스토리다.

무브투헤븐 대본집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 윤지련 대본집 ’| 윤지련 지음| 위즈덤하우스| 1만 6000원

고독사, 데이트폭력, 산업재해, 입양아...죽음의 질감은 다르지만 두 주인공이 정리하는 고인의 물건들은 그 누구의 삶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유품정리사로 일하는 김새별 대표의 에세이를 접한 윤지련 작가가 2018년 처음 기획해 지난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작가는 작품 취재를 위해 직접 유품정리현장에 나서며 타인의 죽음을 기록했다. 

 

꼼꼼한 취재와 이야기,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한 작품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 3회 아시아콘텐츠어워즈에서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상, 올해의 배우상(이제훈), 작가상을 수상했다.  

 

대본집은 그루와 상구가 유족에게 전달하는 노란 상자처럼 봄을 닮은 노란 옷을 입고 발간됐다. 개나리를 연상케 하는 노란 빛깔은 많은 이의 가슴에 여전히 상처로 남은 봄의 죽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작가는 책 속에서 “유품 정리사라는 직업은 숭고하고 영적인 활동과 특수청소의 엄혹함 사이에 쉽사리 극복할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며 “그래서 처음 이야기를 쓰고자 했을 때 마음을 떠올렸다. 수학여행을 떠난 후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된 아이의 여행가방을 받고 유품이 된 그 가방을 유족 대신 열어 정리해주던 수녀님의 다사로운 손길,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유품정리에서 제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책 속에는 2018년 작가의 초기 기획안도 함께 수록됐다. 작가가 기획한 2가지 테마, 그리고 한그루, 조상구, 윤나무 등 세 주인공의 캐릭터도 실렸다. 가슴을 울린 대사들을 종이로 접하며 당시 남몰래 눈물을 훔쳤던 영상을 되새김질할 수 있다. 위즈덤 하우스, 1만 6000원.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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