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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키워드! 미술한류, 사회소통, 소외장르 주목 그리고 백남준의 ‘다다익선’과 이건희컬렉션

입력 2022-01-1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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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라인업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7일 기자들과 만나 2022년 라인업을 발표했다(사진=허미선 기자)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도드라지게 할 미술한류 강화, 그간 소외된 장르에 대한 주목과 균형, 탄소중립·배달문화·비대면 등 사회이슈에 발맞추기,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다다익선’ 재가동과 그를 계기로 한 축제 그리고 이건희컬렉션 탐구 및 등재작업 속도전. 윤범모 관장이 7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라인업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지난해 미술계는 이건희컬렉션으로 단군 이래 최고의 주목 받았습니다. 다량 기증으로 내외적으로 맞은 큰 변화를 안착시켜야할 숙제를 안고 있죠. 평소 우리 미술관은 매년 200점 정도를 신소장품을 등재해왔는데 지난해만도 이건희컬렉션 1500여점과 600점 이상의 수집품을 확보했습니다. 600점만으로도 3년어치로 이건희컬렉션까지를 합하면 10년이 넘는 업무량이죠.”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_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이어 “즐거운 비명 중”이라고 덧붙인 윤 관장은 “물리적으로 10년어치 업무량인 이건희컬렉션은 등재와 연구 작업 중으로 박차를 가해 2, 3년 정도에 마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곤 “그 결과에 따라 전시나 여러 방식으로 국민들께 선보일 예정”이며 “3월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전시 등 역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미술한류 원년과 코로나시대 미술관의 역할

“2022년을 미술한류의 원년으로 삼아 각오를 새롭게 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도드라질 한국의 현대미술을 여러 나라에, 다양한 방식으로 하나씩하나씩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렇게 전한 윤 관장은 “그 일환으로 세 번째를 맞은 ‘MMCA 아시아 프로젝트’를 유럽으로 확장한다”며 “우리 미술관이 독일 카셀 도쿠멘타(Kassel Documenta)에 초청받아 참여하게 됐다”고 알렸다. 카셀 도쿠멘타는 독일 카셀에서 1955년부터 5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현대미술 전람회로 올해로 15회(6월 18~9월 25일 독일 카셀)를 맞는다. 현대미술의 최신 트렌드를 담아내는 동시에 향후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전시로도 알려져 있다.

윤 관장은 “카셀과 공동주최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선보이는 전시는 사건과 같다”며 “아시아 프로젝트 연구, 전시, 학습행사 등을 카셀에서 진행한다. 서울과 카셀을 연결한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한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장기 연구 프로그램인 ‘아시아 집중’ 기획으로 추진했던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2018),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2020) 시리즈로 ‘공동체 의식’ ‘공생경제’ 등을 주제로 준비 중입니다. 전시 뿐 아니라 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예정이죠. 전세계 현대미술의 향연으로 평가되는 카셀에서 특별코너 진행이 가능해진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큽니다.”

워치앤칠
‘워치앤칠’ 중 ‘B.A.R.E’(전진홍, 최윤희), 에어캡 파빌리온, 2016(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더불어 미국에서는 최초로 1900~1965년 한국근대미술을 다루는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뮤지엄(LACMA) 전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미술관과 교류하는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의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문경원·전준호’이 진행되며 2023년에는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아방가르드: 1960-1970 한국의 실험미술’을 추진할 예정이다.

LACMA 전시에 대해 윤범모 과장은 “140여점의 20세기 전중반기 작품들이 대량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근대미술에 이어 현대미술전도 추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난국에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한 전시로 지난해 아시아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참여해 주목받은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확대해 스웨덴 아키데스, 아랍 에미리트 샤르자미술재단 등으로 확대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예정”이라며 “내년엔 더 발전·심화시키겠다” 덧붙였다.


◇사회와 발맞추기 그리고 균형
 

전시배달부
청주관에서 진행될 ‘전시 배달부’ 중 안규철 작가의 2011년작 ‘하늘 자전거’(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숙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사회와 소통하고 열린 미술관으로서 코로나 이후 사회적 이슈들을 미술관이 어떻게 수용하는지, 사회적 주제를 미술관 어떻게 접목할지 연구 중이죠.”

‘나/너의 기억’은 국제무대서 부각되는 기억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미술적 반응을 재조명하는 전시로 윤범모 관장의 설명처럼 “집단·사회적·역사적 기억을 미술에서는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마련한다.” 

 

미술로 세계로
청주 야외 프로젝트 ‘미술로, 세계로’ 중 장 메사지에의 ‘쟝 바티스타 티에폴로와 빈센트 반 고흐의 만남’(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배달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딜리버리’를 키워드로 비대면 배달경제가 사회문화현상으로 정착되는 시대에 미술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묻는다.

더불어 ‘MMCA 다원예술 2022: 탄소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보다 주목받고 있는 환경문제와 탄소중립의 시대에서 미술의 역할을 탐구하는 다원 프로그램이다.

윤 관장은 “인류세, 탄소중립 등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연구부터 전시까지 다각도에서 탄소 문제를 연구해 전시로 풀어가는 프로젝트”라며 “흥미롭고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밝혔다.

더불어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양한 장르, 시대 등에 대한 배려를 통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그간 소외된 장르, 시대 등에 대해 주목한다. 윤 관장은 “그 예가 덕수궁관에서 개관 50여년만에 처음 열린 서예전이다.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으로만 12만명이 넘게 다녀갔다”며 “덕수궁관은 근대미술 특화 미술관으로 그간은 주로 중장년 관객이었는데 2021년에는 20대 관객들이 많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덕수궁관의 새로운 정체성을 발견했죠. 서예전은 타이완에 수출도 예정돼 있어 미술 한류로 이어지기도 하죠. 코로나19 위기가 기회가 된다는 교훈을 저희에게 다시 한번 안겨줬습니다.”

생의 찬미
과천관에서 열릴 ‘생의 찬미’ 중 전혁림의 ‘백락병’(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그 일환으로 그간 전시기획에서 소외됐지만 일상에 스며들었던 전통 채색화 100년을 되돌아 보는 ‘생의 찬미’, 디자인 역사를 갈무리하는 ‘꿈의 공간, 환상의 사물’, 앤디 워홀·로버트 라우센버그·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립현대미술관이 해외 미술품을 수집하던 1978년부터 현대미술 다원화가 본격화된 2000년까지의 ‘미술의 세계화’ 과정을 주목하는 ‘미술로, 세계로’, 소장품과 최근 기증작을 통해 근현대미술사 연구 지평을 확장하는 ‘소장품 기획전_세기의 만남’ 등을 마련했다.

이 중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새로 추진하는 한국화 부활 프로젝트의 첫 전시로 고구려 벽화부터 조선시대 민화, 기록화 등 채색화 발전상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윤 관장은 “전통 채색화부터 민화를 수용해 새롭게 작업한 젊은 작가까지를 아우르는 전시”라며 “한국인에게 색은 무엇인지, 미술에서 색채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 다양한 각도로 꾸미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시 불 켜질 백남준의 ‘다다익선’부터 ‘20세기 중국미술’까지, 국내외 유명작가전들
 

[과천][백남준효과]휘트니 비엔날레 서울전 포스터
관천관에서 열릴 ‘백남준 효과’(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3년간 보존처리 작업 중이던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이 재가동될 예정입니다. 상반기 동안 실험하면서 불켜진 상태로 다가갈 예정이죠. 3년간의 보존처리 과정을 집대성한 백서를 출간해 국제무대에 선례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전세계에 비디오아트를 가진 다수의 미술관에 선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백서 출간과 더불어 ‘다다익선’ 재가동을 계기로 ‘백남준 아카이브’ ‘백남준 효과‘ 등의 전시 및 오마주 등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고 그가 후대에 영향을 미친 비디오아트 실체를 탐구하는 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삼성 기증받아 제작한 ‘다다익선’의 모니터는 단종이어서 어렵지만 계속 실험하며 불을 켜기 위해 교체 작업 중이에요. 그 작업이 막바지로 가며 1003개 모니터에 불을 켤 수 있게 준비 중이죠.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모니터) 중고품을 수배해 교체한 거라 그 수명 또한 단정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수리 진행 중’이라는 말을 것 같습니다. 상반기 내내 얼마나 불을 켜 놓아야 하는지 등 테스트를 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가동할지를 결정해 하반기 재점등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백남준과 더불어 표구사로 시작해 화랑을 개관한 ‘동산방’으로부터 기증받은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한국화 195점을 만날 수 있는 ‘MMCA 동산방컬렉션 특별전’ 그리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전도 마련된다.

사회적 균형 확장에 애쓴 리얼리즘 작가 임옥상의 예술세계를 조망한 ‘임옥상’,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전’, 신작을 만날 수 있는 ‘히토 슈타이얼’, 미디어 아트계의 대부인 ‘피터 바이벨’ 개인전 그리고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미술관(NAMoC) 소장품 전시 ‘20세기 중국미술’ 등이 관람객들을 만난다.

중국미술전
중국미술관과 공동주최하는 덕수궁관 ‘20세기 중국미술’ 중 린쏭니엔의 ‘남도의 여지홍’(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윤 관장은 ‘임옥상’展에 대해 “흙, 돌, 불, 쇠 등 다양한 재료로 작업한 임옥상의 예술세계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조망함으로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전하며 “히토 슈타이얼은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미디어 작가로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개인전으로 가장 뜨거울 전시”라고 설명했다.



◇계속될 중견·신진 작가전 그리고 청주관·과천관의 야외 미술관

연례행사로 진행 중인 중진·신진작가 발굴 전시도 이어진다. 이불, 양혜규 등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한국 중견작가들의 신작 지원 프로그램인 ‘MMCA 현대차 시리즈’, 차세대 창작자를 발굴하고 실험적인 예술 플랫폼을 모색하는 공모사업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꾸준히 진행된다.

그리고 10주년을 맞은 ‘올해의 작가상’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후원한 40여명(팀)의 작품과 아카이브로 꾸리는 ‘올해의 작가상 10년: 열 번의 오늘’로 중간점검에 나선다.

 

‘올해의 작가상 10년: 열 번의 오늘’에 대해 윤 관장은 “10년 간 지속해온 ‘올해의 작가상’을 종합분석한다”며 “10년의 성과를 재평가하고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이끌까 중간점검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청주관 야외 공간을 활용해 신진·중진 작가가 마음껏 실험하고 신작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는 ‘MMCA 청주프로젝트’와 더불어 생태미술관으로의 정체성 강화에 나선 과천 미술관 옥상을 탈바꿈시킨 ‘MMCA 과천프로젝트 2022_옥상정원’도 새로 시작한다.

“생태미술관의 지향하는 과천관의 정체성을 따른 옥상정원 전시장을 조성했습니다. 관람객은 원형정원과 원경의 청계산, 저수지 등 자연풍광을 아우르는 미술관을 만나게 될 겁니다. 다양한 국민적 관심사와 눈높이에 그늘지는 부분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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