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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이건희 컬렉션’ 오라! 전국이 아우성

[트렌드 Talk] 미술계·지자체,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 돌입

입력 2021-05-06 18:30 | 신문게재 2021-05-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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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2조~3조원, 시가 10조여원에 달하는 대규모 기증으로 떠들썩했던 ‘이건희 컬렉션’이 한주만에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이라는 뜨거운 감자로 재등장했다.


지난달 28일 삼성일가가 12조원을 훌쩍 넘기는 상속세 규모 발표와 더불어 故이건희 회장이 소장하고 있던 세계 최고 수준의 예술품 2만 3000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제주 이중섭 미술관, 강원도 박수근 미술관 등에 기증할 것을 알려 파란이 일었다.

‘이건희 미술관’ 건립논의와 유치경쟁이 치열해진 건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기증 정신을 살려 국민들이 잘 감상할 수 있는 별도의 전시실이나 특별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부터다.

이에 미술계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4월 29일 미술계는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원회(籌備委員會, 이하 주비위)를 결성하고 30일 “삼성가에서 국가에 기증한 근대미술품(1000여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근대미술품(2000여점) 등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근대미술품을 한곳에 모아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종규 국민문화유산 신탁 이사장, 신현웅 전 문화관광부 차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윤철규 전 서울옥션 대표, 최열 전 문화재전문위원,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등을 주비위원으로 모임을 결성하고 5월 초 준비위 혹은 발기인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해 그 안에 ‘이병철실’ ‘이건희실’과 상설 및 기획전시실을 둘 것을 제안한 성명에는 “서울시 소유로 전환된 송현동 문화공원부지를 서울시가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비로 건축해서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하자” 등의 구체적인 방안들도 포함됐다. 

 

주비위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선재미술관, 풍문여고 부지에 개관 예정인 서울공예박물관과 인사동을 연결시킨 문화예술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송현동 문화공원 부지는 미대사관 숙소였다가 삼성생명이 미술관 건립을 매립했던 곳으로 주비위는 또 다른 국립근대미술관 부지로 정부서울청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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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뿐 아니다. ‘이건희 컬렉션’을 둘러싼 발빠른 움직임에 이건희 회장의 고향인 부산, 삼성전자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인 의령군,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건립을 추진 중인 창원시 등 지역자치단체도 동참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자신의 SNS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부산이 이건희 회장의 고향임을 강조한 박 시장은 “문화의 서울 집중도가 극심한 현실에서 또 서울”이라 꼬집으며 “부산은 국제관광 도시로 지정돼 있고 북항 등 새로운 문화 메카 지역에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이자 이건희 회장이 할머니 손에 성장한 의령의 오태완 군수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증의 의미를 잘 살려 많은 국민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건희 미술관’을 이 회장의 선대 고향인 의령에 유치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3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과 김경수 도지사 등 경남도내 7개 시장·군수가 참석한 경남지역 현안 간담회에서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대해 “마산해양신도시에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과 연계하는 것이 미술관 콘셉트에도 맞고 추진 속도도 빠를 것”이라는 뜻을 비쳤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미술전문가 및 현업종사자들도 삼성가의 유례없는 대규모 기증에 수장고 부족과 향후 문화재 기증 확산 가능성 등에는 동의를 표하고 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의 발표처럼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이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 되면서 ‘이건희 컬렉션’과 ‘이건희 미술관’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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