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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최양구 대표 “코로나 블루, 적절한 치료·관리 않으면 증상 악화”

[신년 인터뷰] 국내 최대 규모 심리상담센터 ‘허그맘허그인’ 최양구 대표
“정신질환 경험자 늘지만 치료받는 비율은 현저히 낮아…심리상담 문턱 낮추는 게 목표”

입력 2022-01-03 14:15 | 신문게재 2022-01-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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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구 허그맘허그인 대표가 3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철준 기자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2년여 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우울증, 불안감, 무기력증 등 일명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를 호소하는 국민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직장인 3명 중 1명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청소년, 고령층 등도 예외가 아니다. 불안, 분노, 나아가 좌절, 암담함까지 느끼는 코로나 우울감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브릿지경제>는 국내 최대 규모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허그맘허그인 최양구 대표를 만나 코로나 블루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 블루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까지 경험했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경우,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외출 및 모임 자제,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 및 염려, 취업 및 직장 유지 어려움, 외부 및 신체활동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우울과 달리 특수한 상황 하에 발생하며, 달리 말하면 특수한 상황이 해제되면 해소되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 블루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이처럼 문제의 원인이 외부에 있을 때 자신이 이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우울감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코로나 우울감을 겪는 이들에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준다면.

코로나 블루의 원인 해결을 위해 지인들과의 통화, 줌(Zoom)을 통한 만남, 소규모 모임, 철저한 소독, 홈트(홈트레이닝) 등의 격려·활동과 더불어 코로나 상황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 없이 통제 당한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이 기회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볼 수 있는 자기 발전·취미 찾기 등과 같이 능동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심리 상담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나.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020년 2월 대비 지난해 8월 심리상담 건수는 920% 증가했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최근 병상 포화 등을 이유로 치료와 입원 기회조차 축소된 상황이다.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담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허그맘허그인에서는 지난 2019년도부터 전화상담과 화상상담을 론칭해 서비스하고 있고, 더 나아가 기업들의 오프라인 집단 프로그램을 화상으로 강연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B2C 고객뿐 아니라 기업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 서비스를 통해 임직원들의 정신건강도 함께 케어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경우, 근무시간에 업무 고충이나 긴급 응급 상담 등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유선 상담을 제공하며 비대면 상담 서비스 등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멘탈케어센터라는 말은 좀 생소한데, 허그맘허그인을 소개해달라.

지난 2012년 서울에 1호 센터를 오픈 후 업계 최초로 심리상담센터를 프랜차이즈화했다.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남녀노소 상담 검사 및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전국에 직영점 18개를 포함해 71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공인된 심리상담 자격증과 임상 경력 평균 8년 이상의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된 1000여명의 각 분야별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다. SBS ‘동상이몽’,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JTBC ‘아빠본색’ 등 육아 방송 속 연예인 자녀들이 가는 상담센터로 가장 많이 소개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멘탈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업계 분위기는 어떠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이 마비되자 우울감과 무기력을 느끼는 사람은 물론 자신도 언제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와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살아가면서 한 번 이상의 우울과 불안 등 정신 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문가에게 치료받는 비율은 고작 15%라고 한다. 이러한 시장 환경, 사회적 분위기를 개선하고 심리상담의 문턱을 낮추는 게 목표이고 미래 비전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의 사례를 통해서도 심리상담 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전 세계 멘탈헬스케어 관련 시장은 약 100조원대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 미국의 멘탈케어 스타트업 라이라헬스는 기업가치가 23억 달러(한화 약 2조7313억원)에 이르는 거대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났다. 허그맘허그인도 오픈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내원자 약 170만명, 누적 매출액은 1500억원을 육박하며 1인당 소비하는 평균 지출비용은 약 26만원으로 상담에 소비하는 비용 역시 계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60조 가치의 생필품 온라인 쇼핑몰 쿠팡의 상반기 활성 고객 1인당 평균 지출비용이 30만8000원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비교하면 상담치료에 소비하는 비중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상담의 문턱은 계속 낮아지고 심리상담 시장은 계속적으로 성장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더 기대가 되는 시장이다.



-상담센터를 오픈한 계기는. 당시 목표는 뭐였나.

처음 오픈 때 가장 큰 목표로 잡은 점은 심리상담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었다. 나는 실제 세 자녀를 키우는 아빠이기도 하다. 상담센터에 방문하는 부모나 아이들이 센터에 오는 것만으로 스스로 위축되고 숨기는 점을 없애고 싶었다. 오픈 첫해 월 50건 남짓했던 문의는 10년이 지난 현재 월평균 1만건 이상으로 발전했다. 10% 미만이었던 지인 소개도 30% 이상 늘어 더 이상 심리상담을 받는 게 흉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 10년 전 1호점을 오픈할 때 전국 100여개 남짓했던 심리상담센터가 현재 전국 4000여곳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우리의 10년 운영 누적데이터를 산출한 결과, 지금까지 전국 71개의 센터를 오픈했으며 누적 내원자수는 170만명으로 나타났고, 본사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식을 꾸준히 받아보는 고객층이 22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새해가 활기차게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우울하다. 올해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올해에도 코로나 블루는 계속 될 것이고 코로나 19가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스트레스, 우울감 등 심리치료가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대면 상담 뿐 아니라 올해에는 ‘치료’에서 ‘치유’로, 삶에 있어 고민이 있고 도움이 필요하다 느낄 때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제공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서비스의 영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대면 검사키트, 연령별 워크북, VOD 서비스 등을 제공해 심리상담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한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에는 창업 후 10년간 축적된 심리상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3년간 준비한 인공지능(AI) 채팅 상담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지하철, 버스 등을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코로나19로 이동하기 쉽지 않은 국내외 학생 등도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10분 내외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향후 심리상담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문 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심리상담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모델 및 서비스 개발을 국내 유수의 대학 및 연구기관과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전면 등교 중단 권고로 인해 육아 부담이 늘어났고, 성인들은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쉽게 불안과 우울에 사로잡힐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는 감염 확산이 잦아드는 시기에 자연스럽게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하거나 만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우리는 다양한 심리상담 관련 서비스들을 제공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한다.

조택영 기자 ct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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