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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무한 에너지의 꿈, 1억℃ 인공태양 뜬다

입력 2023-05-03 06:16 | 신문게재 2023-05-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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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석 산업IT부장
헬리콥터(잠자리)나 잠수함(물고기), 굴삭기(사마귀 앞발), 가시철망(장미), 물갈퀴(오리발)…. 죄다 인류가 자연을 흉내 내 만든 모방기술의 산물들이다.

인류는 수백억년이란 세월동안 우주와 자연계가 가혹한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온, 최적화된 현상들을 모방해 오고 있다. 탁월한 환경친화력과 적응력, 효율 등이 기본 전제다. 요즘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물론, 학계에서도 자연 모방 제품군 출시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받는 에너지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전 세계 에너지 업계는 태양열, 풍력, 수력, 원자력, 수소 등 효율적인 대체 에너지를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 무제한 청정에너지 개발은 인류의 숙원이지만, 아쉽게도 화석연료에 흥망성쇠를 걸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원고갈이나 환경오염, 치솟는 비용 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로지 에너지 확보에만 목을 멜 뿐이다.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모두 더 깊이 파고, 더 많은 자원 확보를 위해 안간힘들이다. 심해 오지는 물론, 심지어 지구 밖으로까지 나설 태세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의 기원은 태양이다. 수 십 억년 동안 지구가 저장해 둔 다양한 유형의 태양에너지를 뽑아 쓴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의 유한성이다.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환경위해요소 발생은 더 큰 문제다. 우리는 언제까지 일차원적 에너지 사용시대에 살아야 하는 걸까.

그나마 활발하다는 태양광사업 조차 기술과 효율, 비용에 발목 잡혀있다. 정부 지원을 빼면 경제성이 없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태양열이나 전지도 에너지 변환효율 35%를 넘어서지 못한다. 아직 경제성에서 화석연료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초기 설치비용도 문제다.

결국 무제한 친환경에너지는 인류 최대의 숙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류가 인공태양을 만드는 방식이 급부상하고 있다. 실타래가 풀리는 듯하다. 얼마 전,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실험로가 완성됐다. 마치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모방, 인류 스스로가 궁극의 대안을 찾아가는 걸까. 물론 태양보다 더 높은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장시간 유지해야 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유럽이 플라즈마 온도를 1억 도로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유지시간은 고작 7초 안팎에 불과했고, 중국도 10초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우리 과학자들이 이 시간을 30초까지 늘리는 성과를 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K스타’로 불리는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장치의 운전시간을 올해 50초, 내년 100초를 넘어 2026년 300초까지 늘린 뒤 2050년부터 핵융합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300초 운전이 가능하면 핵융합발전소를 365일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되면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에너지원이 인공태양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고 본다. 환경오염은 물론, 원료(바닷물 속 중소소량만 1500년 사용 분량) 걱정까지 덜 수 있는 꿈의 에너지를 인류가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급한 기대까. 우리가 인공태양을 만드는 그날, 인류의 오랜 숙원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영화 ‘아바타’의 인간들이 멀고 먼 판도라 행성까지 가서 나비족과 전쟁을 치른 것도 결국 에너지 문제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정도의 기술 수준이면 인류는 이미 무한 청정 에너지원를 쓰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봤다. 그날이 그다지 멀지 않은 것 같다.

송남석 산업IT부장 songn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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