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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위 고객' AMD, 삼성전자 손잡는다

9조 AMD 4나노, TSMC서 삼성 위탁 생산설 모락모락

입력 2023-05-04 06:12 | 신문게재 2023-05-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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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미국 AMD.(사진=연합뉴스)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AMD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4나노(nm·10억분의 1m) 칩 생산 위탁설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AMD는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의 총 매출 중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고객사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 팁스터(정보 유출자) 코너는 자신의 SNS에 미국 AMD가 기존 대만 TSMC에 맡기던 4나노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겼다고 적시했다. AMD는 애플에 이어 TSMC 전체 매출 2위(9%)의 대형 고객사로, 지난해 TSMC 총 매출 92조2800억원 중 8조~9조원 상당의 칩 생산을 AMD가 책임지고 있다.

AMD가 삼성전자로 발주처를 튼 배경으로는 자사의 노트북에 들어가는 칩 생산 지연이 첫 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지난 3월 AMD는 자사의 노트북 라이젠 7040 시리즈(코드네임 피닉스)의 출시를 4월로 연기했다. 당시 AMD는 “플랫폼 준비 상태에 맞춰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 연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TSMC가 노트북에 들어가는 자동 전원 공급장치(APU) 물량을 맞추지 못한 점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TSMC의 행보는 지난해에도 예견된 바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세공정이 고도화될수록 TSMC의 서비스가 고비용·저효율 양상을 띄기 시작한다는 의견이 집중됐다. 5나노 이하 선단 공정을 도입한 기업이 TSMC와 삼성뿐이란 점을 고려할 때, TSMC의 악재가 삼성전자에게 결정적 호재가 됐을 것이란 게 시장의 추론이다.

팹리스들 가운데 AMD가 먼저 삼성 파운드리의 문을 두드릴 수 있던 것은 양사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부분도 발주처 변경의 원인으로 꼽힌다. AMD는 최근 삼성의 모바일 AP 엑시노스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를 담당했다. 일각에서는 AMD가 삼성 파운드리에 전체 칩 생산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TSMC와 나누어 생산하는 ‘듀얼 벤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로 AMD는 지난해부터 TSMC에 3, 4나노 공정을 맡김과 동시에 삼성에 14나노 칩 생산을 위탁한 바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4나노 수율이 TSMC와 엇비슷해 졌다는 부분도 AMD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지난달 IT 팁스터 레베그너스는 애플의 경영진 미팅 회의록을 인용해 “4나노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수율은 거의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빠른 수율 회복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TSMC의 최첨단 공정을 가장 먼저 활용하는 최대 고객이다. 공정 수요 확보를 위해 본사에서 수백명의 엔지니어를 TSMC 팹(fab)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팁스터의 발언에 신뢰가 가는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지만, 굳이 4나노 칩 생산 위탁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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