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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빠가 장군이어도 군대는 안갈 거라는…당신에게! 티빙 '신병'

[#OTT] 티빙 드라마 '신병'
지난 해'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메가 히트 친 화제작
'누구나 한때는 신병이었다'라는 카피로 군필자의 심금 울려

입력 2023-07-12 18:30 | 신문게재 2023-07-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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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통해 대세로 자리잡은 김민호는 실제로 원작인 웹툰 ‘신병’을 군 복무를 하며 몰아보기 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캐스팅을 위해 체중을 5kg나 찌울 정도로 남다른 준비를 했다는 후문.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누가 봐도 만만한 신병이 후임으로 들어왔다. 뿔테 안경에 둔한 몸. 이름도 평범하기 그지 없는 박민석(김민호)이라니. 티빙 ‘신병’은 잔뜩 얼어있는 신병을 신나게 갈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대답만 해도 혼나고 숨만 쉬어도 선임에게 맞는다. 

 

이 작품의 매력은 군대를 가지 않아도 느껴지는 ‘사이코 불변의 법칙’이 각 에피소드마다 충만하다는 것이다. 극 초반 자막에 ‘요즘 군대 분위기와 전혀 다름’이라는 친절한 안내가 무색할 지경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성격이나 행동이 ‘지랄’ 맞은 상사 한명은 꼭 있다”고 말하는데 “우리는 없다”고 말한다면 바로 그 사람이 ‘그 한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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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당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지니TV에서 이용횟수 약 580만 뷰를 기록하며 ‘가장 많이 본 드라마’ 2위를 차지했던 ‘신병’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신병’ 속 사이코는 온 몸이 문신이다. 누가 봐도 조폭 출신인 3생활관 상병 강찬석(이정현)은 만만한 후임을 대놓고 갈구고 눈에 안 보이는 곳만 가열차게 때리는 폭력도 주저하지 않는다. 

 

다들 알고는 있지만 눈 감고 있는 건 윗사람에게는 잘하는 특유의 사회성 때문이다. 사회에서 폰팔이였던 그는 휴가 나가는 선임들의 폰을 좋은 조건으로 바꿔주고 자신과 같은 부류의 후임들을 오른팔로 삼아 태평한 군대생활을 영위한다.


다들 ‘군수저’인 민석을 어려워하지만 사이코는 다르다. 사단장 아들인 그에게 깡술을 먹이는가 하면 자신만 이길 수 있는 마피아게임의 희생자로 만들어 괴롭힌다. 다른 후임들도 매번 돈을 갈취 당하고 수시로 욕을 먹으며 구타에 시달린다.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군대에서 벌어지는 왕따와 폭력의 수위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면 ‘신병’은 다르다. 군대의 일상을 현실감 있게 고증했다는 평가는 원작 ‘신병’의 누적 조회 수가 3억에 가깝다는 현실이 증명한다.  

 

전입 오자마자 선임들의 신병 놀리기에 휘말리는 민석은 원작에서 군단장의 아들이자 여단장의 조카, 유격 교관 부사관의 동생으로 ‘공공의 적’ 취급을 받지만 드라마는 다르다. 그는 아버지가 “좋은 자리 나기가 쉽지 않으니 잠시 있다 가라”고 말한 친정(?)에서 오롯이 인간으로 재탄생된다.


같은 생활관에서 만난 사람들은 우천시 훈련을 피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읍소하라고 시키고 군대라는 폐쇄적 조직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이다. 하지만  가장 빛나는 시기에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모인 ‘젊은 피’로서의 전우애를 충만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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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등병이지만 입대일의 차이로 인해 계급이 나뉘는 군대. 수로를 작업하는 노동에서 가장 피곤한건 몸이 아닌 서열이다.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잠시 스쳐지나가길 바랐던 사단장의 아들 민석은 잔머리는 세계 최강이지만 인간적인 선임들을 보며 점차 군인으로서의 '태'를 갖춘다.화룡정점은 민석의 후임으로 들어온 문제적 이등병 성윤모(김현규)의 등장이다.

매사에 완벽한 후임과 비교되던 민석을 보며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생각한 순간 '신병'은 전혀 다른 승부수를 던진다. 원래는 1생활관의 문제아였으나 3생활관으로 옮겨진 성윤모는 최대한 빨리 관심사병으로 구분돼 그린캠프에 가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인 인물. 뭘 해도 조직 생활의 누가 되는 후임은 겉으로는 어눌하고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회에서 제대로 된 사고를 치고 군대로 도피했음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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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병장 심진우 역할의 차영남의 연기가 돋보였던 ‘신병’의 한 장면.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도대체 왜 나왔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빠르게 퇴장한 말년 병장의 활약이 시작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그는 군대라는 사회에서 최고 포식자였으나 사회라는 정글에서 약자로 버티고 있는 20대 평범한 남자다. 선임 앞에서 앞과 뒤가 달랐던 성윤모는 결국 꿈에그리던 '그린캠프'에서 형사에게 체포된다. 

 

그가 지은 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1생활관의 병사들이 보여주는 계획과 액션은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통해 보여줬던 블록버스터급 이상의 감동을 안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카타르시스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신병’의 조연이지만 부대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책임지는 신 대위 역할을 맡은 배우 신담수가 쏟아내는 독백은 미필자의 가슴을 후회로 가득차게 만들 정도로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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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시즌2는 극중 박민석 임다혜 최일구 등 주요 캐릭터들이 한 계급씩 진급하며 지난 시즌들과는 또 다른 병영생활 에피소드들을 쏟아낼 예정이다.(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한때 고무신이었던 여성들의 눈물샘은 바로 이 곳에서 터지니 남자친구 혹은 남편, 남동생, 아버지가 “요즘 군대가 군대냐?”라며 라떼 발언을 해도 고개를 주억거려주기 바란다.  

 

일각에서는 제대한 사람들이 ‘그땐 그랬지’로 웃으며 보지만 현역 군 생활하는 사람들이라면 절대 보지 않을 거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신병’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가 사실적이기에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메가폰을 잡은 민진기 감독은 군대 소재 드라마 ‘푸른거탑’을 연출한 이력이 있다. 그는 400명이 넘는 배우들을 직접 만나며 원작과 어울리는 실력파 배우들을 고르고 또 골랐다는 후문이다.

별별 놈들이 다 모인 군대에 ‘군수저’ 신병이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등병 민석을 연기하는, 영화계에서 ‘최강동안’으로 명성이 자자한 김민호를 비롯해 1생활관 분대장 최일구 상병의 남태우와 이등병 임다혜 역할의 전승훈과 이유없이 강찬석의 타깃이 되는 김동우 일병의 장성범까지 웹툰에서 튀어나온 듯한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신병’의 인기는 시즌2로 이어진다. 이등병에서 일병이 된 민석이의 군생활은 오는 8월 만나 볼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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