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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코미디와 치정 멜로를 하는 '배우 진서연'을 기다리며......

드라마 '행복배틀'에서 빌런의 탈을 쓴 워킹맘 탁월하게 연기
"실제 드라마와 전혀 다른 삶...아이 교육보다 내 행복함 우선"
제주도에서 육아와 요가하며 차기작 준비중
"SNS으로 보여지는 행복 치중하는 대중심리, 시기적으로 적절한 작품이라 생각해 출연"

입력 2023-08-0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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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연3
탄탄한 원작, 감각적인 연출,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입소문을 타며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그려온 ‘행복배틀’의 진서연. (사진제공=앤드마크)

 

“주변에서 다들 저를 ‘여자 주성치’라고 부를 정도로 너무 웃기다는데 코미디는 왜 안 들어올까요?”

단순히 배꼽을 빼는 웃음 공략만이 아니다. 파격적인 치정멜로도 자신 있단다. 인기리에 종영한 ENA채널의 최신작 ‘행복배틀’의 진서연의 말이다. 동명의 소설을 안방으로 옮긴 이 작품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과 비밀을 감추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드라마다.  

 

행복배틀 공식포스터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등 명품 드라마를 연출한 김윤철 감독과 동명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주영하 작가가 손잡은 ‘행복배틀’은 진서연을 포함해 이엘,차예련,박효주,우정원이 출연했다. (사진제공=ENA)

 

시청률 0.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최고 2.8%를 기록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짜 행복에 집착하는지도 모른채 정작 자신의 내면을 돌보지 않는 공허한 영혼들을 위로했달까. 이에 진서연은 ‘행복배틀’에 대해 “21세기판 ‘위기의 주부들’로 불리길 원했다”고 미소지었다.

극중 그가 맡은 송정아는 당당하다. 뷰티 기능 식품 업체의 대표이자 다정한 성격을 지닌 연하의 남편 사이에서 아들을 둔 슈퍼맘으로 대한민국에서 부자들만 산다는 아파트 내에서도 엄마들의 리더로 군림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죽음 이후 두 남동생을 책임졌던 강단과 사업자로서의 기질은 ‘행복배틀’에서 무심한 듯 시크한 매력을 담당한다. 인형같은 자식자랑은 기본으로 잘 나가는 남편에게 기댄 다른 엄마들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이다.  

 

진서연
드라마 속에서 자신의 역할말고 탐나는 캐릭터로 바람난 남편을 둔 나영(차예련)을 꼽은 그는 “상황만 보면 치정 멜로인데 내가 언제 또 해보겠나 싶어서”라고 눙치는 모습이었다. (사진제공=앤드마크)

 

“전형적인 K장녀의 모습이랄까요. 부모가 없으면 원래 맏이가 집안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잖아요. 게다가 한국의 교육열은 명성이 자자하고요. SNS에 몰입해 있는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국적을 떠나 지구인이라면 다들 매력을 느낄 좋은 소재라고 봤습니다.”

영화 ‘독전’에서 마약판매상 진하림(김주혁)의 연인으로 등장해 광기어린 중독자 연기를 통해 대중의 눈도장을 찍기 전까지 진서연은 무용을 지망하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수줍음 많은 여학생이었다. 데뷔는 연극이었는데 자신을 바라보는 수 백개의 눈동자를 보며 에너지를 받는 짜릿함을 경험했다.

“강하고 센 이미지에 도시적인 역할만 들어오니 늘 변신에 목말랐어요. 사실 ‘행복배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극중 유일하게 빌런이 아닌 인간적인 캐릭터잖아요?(웃음) 시청자들이 7부가 넘어가기 직전까지 내가 맡은 역할이 범인이라고 느끼게 만들어야 해서 그걸 숨기느라 애 좀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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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틀’의 반응에 대해 “맘카페에서 이슈가 되었다는 말을 전해듣고 정말 기뻤다”는 진서연. (사진제공=앤드마크)

 

진서연은 극중 캐릭터에 대해 “친한 동생이었던 이웃엄마와 잠자리를 가진 남편에 개차반인 동생들까지 참 쉽지 않은 인생”이라면서도 “회사와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워킹맘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믿었던 남편의 배신을 알고 눈에 살기를 가득담고 때리는 따귀신은 방송 직후 ‘김치 싸다구’이후 화제의 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상대배우와 미리 합의를 하긴 했지만 그는 “정아의 서사로 보건데 흡사 부모의 마음으로 때렸을 것”이라며 “원래 때리는 연기가 어렵다. 그 촬영 직후 3일을 앓아누웠다”고 고백했다.

“드라마 대사에 ‘나는 내 사람 안 내쳐’라는 정아의 독백이 나오잖아요. 그 자존감이 저는 정말 이해가 되더라고요. 원래 인연을 쉽게 맺지도, 끊지도 않는 편이예요. 이 넓은 우주에서 만나지는 인연은 결코 쉬운게 아니예요. 결혼은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버티고 유지하는거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르는 작품이랄까요.”

실제 진서연의 일상은 ‘행복배틀’과는 정반대다. 남편과 상의해 얼마전 제주도로 이사를 한 것도 “아들이 흙을 밟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기 위해서”라고 미소지었다. 공부보다는 자연과 자유를 만끽하는 인생을 살기 바라는게 부부의 공통 목표라고. 그는 “퇴근을 제주도로 하는 느낌이 얼마나 낭만적이지 모른다. 요즘엔 요가와 육아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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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정아가 남편의 외도를 용서한 것에 대해 “나와 인연이 맺어진 사람이라면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싸고 안고 가는 편”이라면서 “그런면에선 유독 나에 대한 자존감이 높은것 같다”며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제공=앤드마크)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 밑에서 딸 셋이 서로 의지해가며 자란게 진서연이 기억하는 유년시절이다. 유치원도 혼자 준비해서 가고 모든 걸 스스로 하며 초중고를 다녔다. 독립적인 성격을 갖게 된건 좋았지만 나름의 아픔도 있었다. 어린 마음에도 엄마가 우리를 위해 하는 희생이 당연하기보다 어딘가 슬퍼보였다고. 진서연은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학벌이나 전공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잖나. 엄마로서 최대한 좋아하는 일을 기쁘게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게 나의 꿈”이라고 했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마냥 헌신하는 모습이 좋진 않았어요. 그래서 아이에게도 ‘엄마가 일을 해야 너에게 장난감을 사줄 수 있어’라며 설명해주곤 해요. 다행히 TV에 나오는걸 좋아하고 엄마가 배우인걸 아는 눈치예요. 가치관이 비슷한 남편을 만난것도 복인것 같아요. ”

진서연은 차기작으로 강하고 센 역할 대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소시민, 그리고 여성 캐릭터가 주도적인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밝힌 코믹한 캐릭터나 치정멜로 같은 장르는 눈씻고 봐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귀여운 푸념을 덧붙이면서.

“배우로서의 고뇌, 혹은 스트레스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요가와 명상을 즐겨하니까 사업제의도 곧잘 들어오는데 최선을 다해 최고에 집학하는 ENFJ라 마음을 비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기할때가 가장 행복하니까.(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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